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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 리스트럭처링 전략

'환경사업 자금소요' IS동서가 새긴 재무적 마지노선

②매출채권 회수 등 현금흐름 개선 노력…비주력 계열사 매각으로 현금 확보

이민호 기자  2024-02-29 16:13:55

편집자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재무안정성을 제고하고, 적정 유동성을 관리하기 위해 다양한 재무 리스트럭처링(Financial Restructuring) 전략을 짠다. 비주력 사업과 유휴 자산 매각부터 계열사 간 통합, 운전자본 최적화 등 구체적인 실행 방법은 다양하다. 미래 현금 창출력 확대를 뒷받침할 재무 구조를 만드는 움직임이다. THE CFO는 주요 기업들의 재무 리스트럭처링 전략을 살펴본다.
아이에스동서(IS동서)는 환경사업 투자를 지속하면서도 재무건전성 악화를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 매출채권 회수와 배당 중단으로 현금흐름을 개선하는 동시에 비주력 계열사를 매각해 현금을 확보했다. 자금 유출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커지지 않도록 자금 유입으로 대응하는 재무적 마지노선을 지킨 결과다.

◇환경사업 지분투자에도 부채비율 단계적 하락…현금흐름 개선 노력

아이에스동서는 2019년부터 환경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점찍고 관련 계열사 인수합병(M&A)과 사모펀드(PEF) 출자를 이어왔다. 본격적인 투자 직전인 2018년말 1835억원이었던 별도 기준 종속·관계기업 투자지분(장부금액 기준)은 약 5년 뒤인 지난해 3분기말 9169억원으로 7300억원 넘게 늘었다. 자산총계(3조6717억원)에서의 비중도 25.0%로 뛰어올랐다.

환경사업 계열사 인수와 PEF 출자가 본격화되면서 아이에스동서 재무제표는 변화를 맞았다. 2019년 인선이엔티 지분 인수(1000억원)에 이어 2020년 코엔텍·새한환경 지분 인수에 따른 이앤에프사파이어PEF 출자(500억원)와 특수목적법인(SPC) 이앤아이홀딩스 지분 투자(1000억원), 인선이엔티 유상증자(700억원) 등 투자로 현금 소요가 발생한 탓이다.


2018년말 6364억원이었던 총차입금은 2020년말 1조3417억원으로 2년 만에 2배를 넘었다. 이 기간 86.4%였던 부채비율도 171.9%까지 뛰어올랐다. 다만 당시 차입이 늘어난 데는 건설부문 자체공사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조달을 공격적으로 늘린 이유도 있다. 아이에스동서는 자체공사 비중이 도급공사보다 높은 대표적인 건설사다. 자체공사의 경우 PF를 건설사가 직접 진다. 2020년에만 경북 경산시 중산동 주상복합아파트 개발사업 관련 토지 중도금(400억원)과 잔금(2300억원), 경북 경주시 용강동 공동주택 신축사업 관련 PF(600억원) 등을 차입으로 조달했다.

지난해까지도 총차입금은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2022년말 1조2000억원 아래로 감소했지만 지난해 3분기말 다시 1조3000억원을 넘겼다. PF 관련 차입금은 2022년부터 다시 상승하는 추세다. 그럼에도 부채비율은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말 부채비율은 126.9%였다.


부채비율을 오히려 낮춘 데는 현금흐름 개선 노력이 한몫했다. 2021년부터 현금흐름의 근간이 되는 영업이익을 매년 2000억원 넘게 발생시키고 있는 데다 매출채권 성격의 공사미수금과 미청구공사 회수에 힘써 현금흐름 억제 요인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 때문에 2021년부터 매년 영업활동현금흐름(NCF) 흑자를 달성했고 매년 약 300억원 규모로 실시하던 배당도 지난해 중단하면서 추가 차입 부담을 덜어냈다.

아이에스동서가 선 PEF 출자-후 경영권 인수의 단계적인 형태를 빈번하게 이용하는 것도 현금창출력에 대한 신뢰가 바탕에 깔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2020년 5월 환경에너지솔루션 지분 99.54%를 인수하는 SPC(카이트홀딩스) 지분 40%(160억원)를 먼저 취득한 후 2022년 2월 잔여지분 60%(473억원)를 추가 취득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아이에스티엠씨(옛 타운마이닝캄파니) 지분 100%를 인수하는 아스테란마일스톤PEF에 1393억원을 먼저 출자한 후 지난해 2월 이 PEF로부터 아이에스티엠씨 지분을 2275억원에 사들여 PEF 분배금과 상계한 사례도 있다.

◇현금유출 제한 재무적 마지노선…비주력 계열사 매각

이에 더해 비주력 계열사를 매각하면서 현금을 확보한 전략도 주효했다. 자금 유출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커지지 않도록 자금 유입으로 메우는 일종의 재무적 마지노선을 정해 건전성을 관리한 것이다. 아이에스동서는 2019년 6월 1000억원을 들여 인선이엔티 지분 28.46%를 최초 확보한 직후인 11월 한국렌탈 지분 54.69% 전량을 피에스얼라이언스와 드림시큐리티에 매각해 757억원을 손에 쥐었다.


아이에스동서는 2020년 9월 이앤에프PE(E&F PE)가 코엔텍과 새한환경 경영권 지분 인수를 위해 조성한 이앤에프사파이어PEF와 SPC인 이앤아이홀딩스에 각각 500억원과 1000억원을 출자했다. 직후인 같은달 요업제품을 제조하는 완전자회사 이누스 지분 전량을 이앤에프PE에 2170억원에 팔았다. 다만 아이에스동서는 이앤에프PE가 이누스 지분 인수를 위해 설정한 이앤에프아이콘제일호PEF에 447억원을 출자했으므로 이 거래에 따라 실질적으로 유입된 현금은 1723억원이 된다.

지난해 4월에는 이앤에프다이아몬드PEF 지분 전량을 인선이엔티에 매각하고 452억원을 손에 쥐었다. 앞서 2022년 6월 이앤에프PE가 코어엔텍 지분 100% 전량을 매입하기 위해 조성한 PEF로 아이에스동서가 500억원을 출자했다.

당시 아이에스동서는 "환경사업부문 계열사(인선이엔티)로의 출자지분 양도를 통한 투자자산 관리 효율화 달성"을 목적으로 제시했지만 인선이엔티의 보유현금을 끌어다쓰는 효과도 있었다. 아이에스동서는 앞서 2월 아이에스티엠씨 지분 100%를 매입하는 데 882억원(PEF 상계분 반영시)을 들인 데다 12월 슬로바키아 BTS테크놀로지(BTS Technology) 지분 79.2%를 매입할 375억원도 필요한 상황이었다.

인선이엔티는 2019년 6월 아이에스동서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에도 현금창출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이앤에프다이아몬드PEF 지분을 아이에스동서로부터 사오기 직전인 지난해 1분기말 현금성자산이 678억원이었다. 하지만 PEF 지분을 사온 이후인 3분기말에는 358억원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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