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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 용산구 한강로 땅 매입…'시세 차익' 노린다

취득가 260억, 추가 부지 확보해야 직접 개발 가능

전기룡 기자  2024-04-05 07:27:13
삼양식품이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부지를 '장기투자' 목적으로 사들였다. 업무복합시설을 짓기 위해 인허가 단계까지 마친 부지다. 현재는 직접 개발보다는 단순 보유에 무게가 실린다. 건축허가상 개발에 착수하기 위해서는 인근에 위치한 부지를 추가로 매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서울 용산구 한강로2 41 일원에 위치한 453㎡ 규모의 부지를 260억원에 매입했다. 지난달 공매로 나온 이후 4회차까지 유찰된 부지다. 5회차까지 공매가 이어진 덕에 감정평가액(390억원)의 65.6% 수준에 부지를 확보하는 게 가능했다.

삼양식품이 사들인 부지는 인근에 위치한 8필지(1209㎡)와 함께 용산구청으로부터 신축허가를 받아놓은 상태다. 대지면적 1689㎡에 건축면적 1005㎡, 연면적 2만2158㎡로 지하 7층~지상 17층 규모의 업무복합시설을 지을 수 있다. 건폐율과 용적률은 각각 59%, 799%다.

건축허가상 일부 부지만 매입했기에 당장 개발에 착수하기는 힘들다. 개발을 위해서는 함께 공매로 나온 인근 8필지를 모두 매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8개의 필지는 현재 6회차까지 유찰돼 수의계약 형태로 전환돼 있다. 마지막 회차의 최저입찰가(747억원)를 써낼 시 곧바로 계약이 가능하다.

삼양식품도 정관상 '부동산 투자, 건설, 임대, 관리, 중개, 개발, 분양 및 판매사업'이라는 목적사업이 마련돼 있지만 직접 개발에 나서기보다 장기투자 목적의 매입이라고 선을 그었다. 개발 가능성과 무관하게 공매를 통해 저렴한 가격에 부지를 매입한 만큼 시세차익을 노리겠다는 설명이다.

최근 투자부동산에서의 성과도 발현되고 있어 긍정적인 전망이 제기된다. 삼양식품은 별도기준으로 2022년 말 212억원 규모였던 투자부동산 장부가를 지난해 말 335억원으로 58.1% 늘리는데 성공했다. 세부적으로 토지 계정의 장부가가 같은 기간 107억원에서 230억원으로 두 배 이상 뛴 게 주효하게 작용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사내 부동산팀이 장기투자 목적으로 한강로2가 41 일원 부지를 매입했다"며 "내부적으로도 이번에 확보한 부지로는 개발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나와 공매를 통해 부지를 매입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양식품이 매입한 한강로2가 일원 부지 전경.>

부지의 원소유자는 디벨로퍼 HD홀딩스의 특수관계인인 코너스톤에이치디PFV다. HD홀딩스는 일찍이 '벨솔레' 브랜드를 앞세워 서울 송파구 방이동 소재의 '잠실 벨솔레'와 경기 하남시 감일지구에 위치한 '감일 벨솔레 파크'를 공급해 이름을 알렸다.이후에는 차기 먹거리로 용산구에 오피스텔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당초 오피스텔을 지으려고 했지만 인허가 과정에서 지금의 업무복합시설로 변경됐다. 한국투자증권 주관 하에 2022년 4월 910억원 규모의 브릿지론을 조달한데 이어 이듬해에는 50억원을 증액하는데 성공했다. 다만 악화된 업황으로 기한이익상실(EOD) 요건이 발동해 부지를 공매로 내놓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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