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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미수금 모니터

코오롱글로벌, '주택·풍력' 공사비 회수 순항하나

공사수익 대비 비중 28.2%, 연내 자연감소 전망

이재빈 기자  2024-05-03 07:21:57

편집자주

건설업계에 미수금 이슈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미분양이나 발주처 미지급 등의 여파로 공사를 진행했지만 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침체된 부동산 시장과 공사원가 상승에 따른 갈등 탓에 미수금 증가세가 더욱 가파르다. 기초체력이 남아있는 대형건설사들에게도 이미 수조원대 미수금이 쌓였다. 돈이 돌지 않으면 건설사의 리스크도 커진다. 더벨이 건설사 미수금의 현황과 과제를 살펴본다.
코오롱글로벌의 공사수익에서 공사미수금과 미청구공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육박한다. 업계 평균을 소폭 상회하는 수준이다. 다만 전년 대비로는 10%포인트(p) 가까이 급등하면서 관리 필요성이 커졌다.

공사미수금은 주택공사 준공이 몰리면서 늘어났고 미청구공사는 설치 완료 후 공사비를 청구하게 되는 풍력사업 계약조건에서 기인했다. 코오롱글로벌은 준공사업지 입주와 풍력사업지 공정이 진행됨에 따라 공사미수금과 미청구공사가 자연스럽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수금 3007억, 미청구 3106억…2022년 기점으로 증가세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의 지난해 말 연결기준 공사미수금은 3007억원으로 나타났다. 2021년 2976억원에서 2022년 1518억원으로 개선됐던 수치가 지난해 다시 악화된 셈이다.

건설계약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87%를 기록했다. 전년(7.29%) 대비 6.58%포인트(p) 증가한 수치다.

미청구공사 규모는 3106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에는 2469억원, 2022년에는 2519억원을 기록하는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항목이다. 건설계약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24%에서 12.09%, 14.33%로 확대되고 있다.

두 항목이 건설계약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육박한다. 2023년 기준 수치는 6113억원으로 연간 건설계약 매출 2조1680억원의 28.2% 수준이다. 연간 매출의 30% 가량이 현금유입 없는 외상에서 발생했다는 의미다. 2021년 24.8%였던 수치는 2022년 19.38%로 개선된 뒤 지난해 다시 악화됐다.

공사미수금과 미청구공사 관련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는 미미하다. 공사미수금이 포함된 유동매출채권에 대한 대손충당금은 274억원으로 확인됐다. 모두 공사미수금 관련 대손충당금이라고 가정해도 비중이 9.11%에 그친다. 미청구공사 대손충당금은 51억원으로 1.64%에 불과하다.

재무상태표 상에서 매출채권 및 기타유동채권과 미청구공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육박한다. 코오롱글로벌의 지난해 말 유동자산은 1조4561억원인 반면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는 2553억원에 그쳤다. 매출채권 및 기타유동채권은 6493억원, 단기 미청구공사는 3056억원으로 두 항목의 합이 차지하는 비중은 65.58%를 기록하고 있다. 이들 자산의 현금화 여부가 코오롱글로벌의 현금흐름에 직결되는 구조다.

외상값 회수가 장기화 될 경우 현금이 아닌 대물로 공사비를 수령해야 한다. 코오롱글로벌은 2022년 건설 중인 자산 12억원과 공사미수금 115억원을 공사비 대신 수령한 바 있다.

◇국내주택이 외상값 45.77% 차지, 국내토목도 20% 상회

부문별로 살펴보면 공사미수금 및 미청구공사 증가는 국내주택 사업장에서 주로 발생했다. 국내주택 관련 공사미수금은 1708억원으로 전체의 56.8%로 나타났다. 미청구공사 규모도 1090억원으로 35.09%를 차지했다. 총액은 2798억원으로 공사미수금과 미청구공사의 합에서 45.77%를 차지하고 있다.

미회수 자금이 100억원을 상회하는 사업장도 대부분 주택 사업장으로 확인됐다. 매출 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주요 사업장 중 가장 많은 공사미수금이 설정된 곳은 부산 사직 지역주택조합 사업지다. 286억원의 공사미수금이 설정돼 있다. 이밖에도 대전 선화동 주상복합(188억원)과 김해 율하 지역주택조합(183억원) 등에 100억원 이상 공사미수금이 설정됐다.

국내토목에서도 1000억원 이상의 공사비가 회수되지 않았다. 미청구공사 1099억원, 공사미수금 275억원 등 총 1374억원으로 구성됐다. 사회간접자본(SOC)과 풍력발전, 수처리시설 등을 건설하는 부문이다. 공사미수금과 미청구공사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48%로 집계됐다.

풍력 관련 현장에서 미청구공사가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풍력사업은 공사 진행률에 따라 중도금 등을 통해 기성을 받는 주택 사업과 달리 기자재 설치가 완료된 후 공사비가 청구된다. 지난해 코오롱글로벌의 풍력 관련 매출은 영덕해맞이풍력발전 669억원, 양양풍력발전 80억원 등이다. 이들 사업지에서 발생한 매출 대부분이 미청구공사로 분류된 것으로 풀이된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준공을 앞둔 주택 프로젝트가 증가하면서 공사미수금 증가로 이어졌고 미청구공사는 풍력사업 계약조건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증가한 것"이라며 "지난 3월 수도권 사업장에서 사업비 대출을 상환받은 후 공사비 350억원을 지급받는 등 회수가 진행되고 있다. 공사미수금과 미청구공사가 자연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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