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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미수금 모니터

공공사업 강점 동부건설, 공사비 회수 '안정적'

총액 2200억, 매출 대비 규모 작아…건축주택 관리 '관건'

정지원 기자  2024-04-26 16:08:22

편집자주

건설업계에 미수금 이슈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미분양이나 발주처 미지급 등의 여파로 공사를 진행했지만 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침체된 부동산 시장과 공사원가 상승에 따른 갈등 탓에 미수금 증가세가 더욱 가파르다. 기초체력이 남아있는 대형건설사들에게도 이미 수조원대 미수금이 쌓였다. 돈이 돌지 않으면 건설사의 리스크도 커진다. 더벨이 건설사 미수금의 현황과 과제를 살펴본다.
동부건설의 공사미수금 및 미수금은 2200억원대로 연간 매출액의 10% 수준이다. 1년 전에 비해 증가폭을 키웠지만 매출액 대비 리스크는 크지 않은 편이다. 동부건설은 토목사업에 강점을 두고 있는 회사다. 공공 발주 공사는 공사비 인상 및 회수가 용이해 비교적 안정적인 매출채권 관리가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물론 일부 건축주택 사업장에서 100억원대 미수금을 쌓아 놓은 상황이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준공 및 준공 예정인 사업장들이 대부분이다. 입주 등이 진행되면 본격적인 미수금 회수에 나설 전망이다.

◇매출액 대비 미수금총액 11.8%, 미청구공사 2200억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연결 기준 동부건설의 공사미수금은 1191억원으로 나타났다. 미수금은 1053억원을 기록했다. 대손충당금을 반영한 수치다. 합산액은 2244억원으로 동부건설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1조9000억원의 11.8% 정도다. 매출액 대비 미수금의 규모가 과대하지 않은 수준이다.

물론 다른 건설사들과 마찬가지로 미수금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전년에는 공사미수금 621억원, 미수금 560억원 수준이었다. 1년새 각각 91.9%, 87.9% 늘었다. 약 2배 정도로 미수금 규모를 키운 셈이다.

동부건설의 미수금은 2020년부터 4년 연속 늘었다. 2020년 말에는 공사미수금과 미수금의 합이 770억원 정도였다. 2021년 말에는 807억원으로 증가했지만 1000억원을 넘지 않았다. 2022년 말 1181억원, 지난해 말 2244억원을 기록하는 등 최근 들어 상승폭을 키웠다.

사세가 확장되면 미수금 규모도 자연스럽게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부건설의 매출액도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연결 기준 매출은 2020년 1조2146억원에서 지난해 말 1조9000억원으로 56.4% 증가했다.

다만 미수금 증가폭이 매출액에 비해 큰 편이다. 같은 기간 미수금 총액은 770억원에서 2244억원으로 191.4% 늘었다. 수년간 외형 성장을 감안하더라도 미수금 관리 필요성은 높아진 셈이다.


미청구공사가 줄어든 점은 긍정적이다. 동부건설의 지난해 말 미청구공사는 2264억원으로 전년 말 3174억원에 비해 28.7%가량 감소했다. 공정 진행에 따라 채권 청구가 제 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청구공사를 사업부문별로 보면 도급공사 중에서도 건축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 먼저 미청구공사 2264억원은 도급사업 2050억원, 엔지니어링 214억원으로 나뉜다. 도급사업은 다시 토목, 건축, 주택, 플랜트로 구분되는데 이 중 건축부문의 미청구공사만 1047억원에 달했다.

동부건설은 매출채권, 미수금, 미청구공사 등에 대손충당금을 쌓고 있다. 공사미수금은 매출채권에 미수금은 기타수취채권에 포함된다. 지난해 말 1363억원의 매출채권에 대해 172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미수금 1382억원에는 대손충당금 329억원, 미청구공사 2264억원에는 대손충당금 21억원을 반영했다.

◇지주택·건축공사 각각 100억대 미수금 발생

사업별로 살펴보면 건축 및 주택사업에서 미수금 회수가 늦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공공공사 발주가 대부분인 토목사업에 비해 건축주택 사업은 공사비 추가 인상 난이도가 높다고 알려졌다. 100억원 이상 미수금이쌓여 있는 곳으로는 △여주 교동 지역주택조합사업(174억) △대구 파동 공동주택사업(162억) △SK하이닉스 청주지원관 건설(111억) 등이 있다.

여주 교동 지역주택조합사업은 미수금 규모가 174억원으로 가장 많다. 해당 사업은 지난해 말 기준 공정률 95.5% 사업장이다. 올해 초 준공을 마쳐 입주가 진행되고 있다. 미수금 회수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대구 파동 공동주택사업은 아직 공정률이 36.4% 수준이다. 올해 7월 말 준공이 목표다. 공사 기한이 몇 달 남지 않았는데도 속도가 더뎌짐에 따라 미수금이 쌓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구는 미분양 문제가 가장 큰 지역으로 분양 후 실입주 관리도 필요할 전망이다.

이 외 지난해 말부터 올 초 준공한 주요 건축사업에 대한 미수금 회수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SK하이닉스 청주지원관 건설사업 외 △인천논현소래지구 오피스텔 공사(96억) △김포한강 물류 개발사업(63억) △하나머티리얼즈 아산2단지(58억)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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