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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건설, 현금창출력 급감했지만 부채비율 방어

'선급금'과 '분양미수금' 등 증가했지만 자체 현금으로 사업 영위…회사 측 "회수에 자신"

양도웅 기자  2024-05-09 15:30:49

편집자주

태영건설 사태를 계기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스(PF) 부실우려가 커지면서 여타 건설사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사비 급등이 맞물려 건설사들의 유동성 확보가 중요해진 가운데 일부 업체는 조달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건설사별로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이 중요해진 만큼 이들 앞에 놓인 당면과제를 살펴봤다.
계룡건설산업(계룡건설)의 현금창출력이 약화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약 90% 떨어졌다. 선급금 증가와 분양미수금 증가 등 운전자본 관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 부문에서만 매년 1000억원 넘는 현금 유출이 지속해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현재 회사는 분양미수금 회수를 자신하면서 현금창출력 회복을 예상하고 있다.

계룡건설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이 220억원으로 3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2020년만 해도 1938억원으로 2000억원에 육박하던 규모가 2021년 1224억원, 2022년, 287억원, 2023년 220억원으로 지속해서 떨어졌다. 3년간 영업활동현금흐름이 9분의 1로 줄었다.

3년간 현금창출력이 떨어진 원인은 일단 당기순이익 감소에서 찾을 수 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당기순이익+비현금 항목 조정+운전자본 변동'의 합계액이다. 당기순이익은 영업과 비영업 활동으로 벌어들인 최종 이익이다. 비현금 항목과 운전자본은 모두 실제 현금 유·출입이 없는 수익·비용과 자산·부채를 가리킨다.

당기순이익은 2020년 954억원이던 규모가 2021년 1564억원으로 증가했으나 2022년 603억원, 2023년 519억원으로 2년 연속 감소했다. 현금창출력이 떨어진 기간과 상당 부분 겹친다. 이와 함께 2021년부터 2023년간 매년 운전자본 변동으로만 1000억원 이상의 현금이 유출되면서 계속해서 현금창출력을 끌어내렸다.


특히 운전자본에서 분양미수금과 선급금 증가는 현금창출력 저하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다. 분양미수금은 아파트와 상가, 산업단지 등을 분양하는 데 성공했지만 계약자들이 아직 납입하지 않은 분양대금을 말한다. 고금리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 건설부동산 경기 후퇴에 따른 미래 수익성 저하 등으로 계약을 취소하는 사례도 최근 업계에서 흔하다.

지난해 말 계룡건설의 분양미수금은 1451억원으로 3년 전인 2020년 말 41억원과 비교해 약 35배 늘었다. 분양미수금이 증가한 기간은 현금창출력이 9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기간과 정확히 겹친다. 지난해 말 분양미수금 규모가 큰 공사장은 '조치원서북부'와 '동탄 A51, 52, 55'로 모두 아파트 사업장이다. 다행인 점은 분양률은 높았다는 점이다.

현금창출력을 약화한 또다른 원인인 선급금은 주로 건설사가 시행사에 토지 매입대금 등을 지원하기 위해 빌려준 돈이다. 사업 승인이 지연되거나 분양 사업 부진 등으로 시행사에 운영자금이 부족할 때 금융기관 대출금 이자를 대신 내주고 이를 선급금으로 처리한다. 건설부동산 경기에 따라 선급금이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을 수 있다.

지난해 말 계룡건설의 선급금은 3393억원으로 3년 전인 2020년 말 921억원과 비교해 약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종합하면 현금창출력이 떨어지는 지난 3년간 분양미수금과 선급금은 급증했다. 현금창출력 저하의 주요 원인이 두 자산의 증가로 지목되는 이유다.


계룡건설이 올해 4년 연속 현금창출력 저하를 막기 위해서는 분양미수금 회수와 선급금 감소에 집중해야 한다. 단 금리 인하로 수분양자들의 비용 부담이 줄고, 그에 따라 분양대금 납입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이러한 분위기로 건설부동산 경기 전망이 밝아지면서 관련 투자가 늘어나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외부 환경이 긍정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최근 업황은 '불패'였던 동탄에서도 미계약이 나왔을 만큼 비우호적이다. 동탄은 계룡건설 분양미수금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공사장인 '동탄 A51, 52, 55'가 있는 곳이다. 회사 관계자는 "동탄과 조치원 공사장은 이미 분양계약이 100% 완료된 곳"이라며 "발생한 분양미수금은 사업진행에 맞춰 중도금과 잔금 등이 들어오면 회수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계룡건설은 현금창출력이 약 9분의 1로 떨어진 지난 3년간 전체 차입금은 9%(621억원) 증가했다. 외부 차입을 크게 늘리기보다는 되도록 기존 보유 현금을 사용해 사업을 진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2020년 말 27%였던 차입금의존도는 2023년 말까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함께 도급순위 20위 안에 드는 지방 건설사인 제일건설보다는 낮은 편이다.

회사 관계자는 "분양 시장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해 일찌감치 사전에 대비한 측면도 있다"며 "PF나 자체 사업보다는 도급 사업 등 안정성이 높은 사업을 준비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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