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신라면세점이 신종자본증권을 다시한번 선택했다. 코로나19 이후 좀처럼 실적이 회복하지 못하며 결손금이 쌓인 영향이다. 신종자본증권과 유상증자로 자본을 확충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영업적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실질적인 체질 개선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HDC신라면세점은 최근 사모 형태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150억원을 조달했다. 만기는 발행일로부터 30년 뒤인 2055년 10월 24일이다. 다만 콜옵션 조항도 포함됐으며 실질적인 만기 일시로 여겨지는 스텝업 일시는 발행일로부터 1년 뒤로 설정됐다. 표면금리는 7%로 확정됐다.
신종자본증권 발행 목적으로는 기발행 신종자본증권 차환에 무게가 실린다. 2024년 말 연결 기준 HDC신라면세점은 신종자본증권을 통해서만 650억원을 조달한 상태다. 2023년 말 대비 13% 증가한 수치다. 이중 250억원은 이미 금리 가산 일시를 넘어섰고 다가오는 11월 8일 2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의 금리가 인상되는 시점이다. 11월 15일에도 2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의 금리가 가산된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30년으로 영구채 성격을 띠고 있으며 이에 따라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분류된다. 다만 대부분의 경우 발행일로부터 일정 시기가 지날 경우 금리가 가산되는 스텝업 조항이 붙어있다. 스텝업 시 이자 부담이 커지는 탓에 대부분 기업들은 스텝업 일시에 맞춰 조기상환권을 행사한다.
HDC신라면세점의 경우 기발행 신종자본증권이 모두 5%의 금리 가산 조항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HDC신라면세점도 이를 차환하기 위해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관측된다.
HDC신라면세점은 그동안 신종자본증권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오던 기업으로 꼽힌다. 2021년 300억원을 시작으로 2023년 565억원, 2024년 650억원 등 점점 발행 규모도 확대되는 양상이었다. 다만 스텝업 일시가 발행일로부터 1년 뒤로 짧게 형성되면서 매년 차환에 더해 추가적인 자본 확충을 도모하고 있다. 2024년에는 주주배정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통해 400억원을 추가로 조달하기도 했다.
올해에만 벌써 네 차례에 걸쳐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1월과 6월에 각각 90억원, 20억원을 조달했으며 7월에도 4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상반기 스텝업 일시가 도래하는 신종자본증권 차환 목적으로 해석된다. 최근 발행한 신종자본증권까지 포함할 경우 올해에만 300억원을 조달한 셈이다.
2025년 11월 15일 2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의 금리가 5% 가산되기에 추가적인 자금 조달의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지난해 조달한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최초 이율이 6.5% 수준에서 형성됐지만 올해는 6월과 10월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이율은 7%수준으로 상승했다. 이자 부담 역시 가중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HDC신라면세점은 2015년 HDC와 호텔신라가 절반씩 출자해 합작 설립한 시내면세점이다. 코로나19로 면세업계 전반이 타격을 받았고, 리오프닝 이후에도 회복하지 못하는 상황 속 HDC신라면세점 역시 그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2019년 7694억원이던 매출액은 2024년 2586억원으로 감소했다. 물론 따이궁 매출 축소 등 체질 개선이 병행된 영향도 있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08억원에서 마이너스(-) 204억워으로 적자 전환했다. 매출액은 2019년 7694억원에서 2023년 2157억원까지 떨어졌다. 2020년부터는 매년 300억원 수준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결손금이 쌓여가고 있는 상황이다. 2024년 말 기준 결손금은 1677억원이다.
다행히 매출 구조 개선 및 희망퇴직 등을 통한 비용 절감을 거듭하면서 영업손실 폭을 줄여가고는 있다. 매출액도 2023년 대비 19.9% 개선되기도 했다. 올해 말 시내면세점 특허 만료를 앞두고 연장을 위한 제반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업계 전반이 아직까지 수익성 개선에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시내면세점 HDC신라면세점도 체질 개선을 지속 중"이라며 "신종자본증권은 이자 부담도 크고 결국 부채의 성격이기에 흑자 구조 구축과 영업현금흐름 증대 등이 근본적으로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