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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오토모티브, 관세폭탄에 차입의존도 역대 최고

늘어난 운전자본에 NCF 역대 최저…투자 축소에도 순차입금 8000억 돌파

박완준 기자  2025-12-08 09:47:56
국내 자동차 부품사 서진오토모티브는 3년 연속 매출 2조원을 기록하며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보인 곳이다.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도 신사업으로 낙점한 친환경차 중심의 부품을 개발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면서 질적 성장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던진 관세 폭탄에 성장이 멈췄다. 최대 고객사인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진출 속도에 맞춰 늘리던 설비 투자를 줄이고 보수적인 재무 전략으로 선회했다. 현금창출력이 떨어지면서 외부 차입이 늘어나 투자 재원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서진오토모티브의 수익성 악화는 올 2분기부터 시작됐다. 매출 8101억원을 거두며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한 데 반해 영업이익은 16% 줄어든 175억원에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올 4월부터 자동차와 부품 관세로 25%를 추가로 부과하면서 수출 비용이 늘어난 동시에 신규 수주도 줄어 수익 구조가 흔들렸다는 평가다.

품목 관세율이 3개월 동안 온전히 적용된 3분기 실적은 관세 충격을 정면으로 맞았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후퇴했다. 실제 서진오토모티브는 올 3분기 매출 7067억원과 영업이익 43억원을 거뒀다. 특히 올 상반기까지 2~3%대를 유지한 영업이익률이 0%대로 떨어지면서 수익성이 흔들렸다.


부진한 실적은 현금흐름 악화로 연결됐다. 서진오토모티브의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전년 동기(267억원)보다 큰 폭으로 줄어든 19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저에 머물렀다. NCF는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흐름을 나타내는 것으로 영업 부문의 현금창출력을 판단하는 지표다. 영업활동으로 유입된 현금이 줄었다는 의미다.

미국의 관세 정책에 노출되면서 운전자본이 큰 폭으로 늘어난 점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운전자본이란 기업을 운영하기 위해 소요되는 자본이다. 매출채권과 매입채무, 재고자산이 운전자본에 포함된다.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은 늘어날수록, 매입채무는 줄어들수록 유동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제 서진오토모티브는 올 3분기 운전자본이 지난해 말보다 325억원 늘어난 1757억원을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같은 기간 재고자산이 184억원 늘어난 2279억원을 기록한 동시에 매출채권도 503억원 늘어난 3020억원을 기록했다. 매입채무도 101억원 줄어든 3543억원으로 집계됐다.


서진오토모티브는 자본적지출(CAPEX)을 줄이며 보수적인 재무 전략을 택했다. 미국 공장 증설에 나선 현대차·기아에 맞춰 2023년부터 보인 공격적인 투자 행보와 다른 모습이다. 실제 서진오토모티브 CAPEX는 2022년 772억원에서 2023년 1934억원, 지난해 3022억원으로 늘렸다.

하지만 올 3분기 누적 CAPEX는 1555억원에 그쳤다. 실적이 떨어지면서 투자 재원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서진오토모티브는 투자를 확대한 2023년부터 잉여현금흐름(FCF)이 적자로 돌아서며 재무 부담도 커진 실정이다. 실제 서진오토모티브의 FCF는 2022년 마이너스(-) 1282억원, 2023년 -2146억원을 기록했다. 올 3분기 누적 FCF도 -1552억원으로 집계됐다.

서진오토모티브는 지속된 현금 유출에 외부 차입을 늘리고 있다. 올 3분기 총차입금은 854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7265억원) 대비 1281억원 늘어난 액수다. 특히 현금성자산이 같은 기간 385억원 줄어든 467억원을 기록하면서 순차입금은 6413억원에서 8079억원으로 뛰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가 미국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재고 물량 소진에 힘을 쏟으며 부품 수요가 줄었다"며 "서진오토모티브도 불확실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를 줄이고 외부 차입을 늘려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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