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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기본자본 규제 파장

해약환급금준비금 100% 적용, 기본자본 저하 빨라진다

②킥스비율 우수 관리 보험사, 준비금 급증…이익잉여금 초과시 보완자본 커진다

김영은 기자  2026-01-14 15:31:07

편집자주

기본자본 규제 도입이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보험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건전성 규제가 자본의 질에 초점을 맞춰지며 회사의 관리 부담은 커지고 있다. 기본자본 확충이 쉽지 않은 데다 자본 질 저하를 부추기는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가 가장 큰 걸림돌로 남아있다. 기본자본 규제를 둘러싼 쟁점과 업계에 미칠 파장을 짚어봤다.
금융당국이 기본자본 지급여력(K-ICS, 킥스)비율 산출시 해약환급금준비금을 100% 적용하기로 했다. 킥스비율(170% 이상)이 높은 보험사는 80% 적용을 받았으나 이 경우 기본자본 킥스비율이 감소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이 조치가 오히려 기본자본 여력 저하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적립률을 100%로 적용하면 이익잉여금이 더 빠르게 잠식된다. 이익잉여금 한도를 넘어가면 그 초과분은 보완자본으로 적립돼 기본자본 킥스비율을 낮추는 요인이 된다. 작년 3분기말 기준 농협생명, DB생명, 악사손보는 해약환급금준비금 100% 적용시 법정준비금이 이익잉여금 규모를 초과한다.

◇킥스비율 높은 27개 보험사, 이익잉여금 잠식 속도 빨라진다

금융당국은 기본자본 규제안을 수립하면서 기본자본 킥스비율 산출시 보험사에게 일괄적으로 해약환급금준비금을 100% 반영하기로 했다. 지난해말 기준 킥스비율 170% 이상인 보험사에게 적용했던 해약환급금준비금 20% 하향 조치를 기본자본 킥스비율 산출시에는 적용하지 않는다.

이와 같은 조치는 기본자본 규제 시행 이후 킥스비율이 높은 보험사들이 받을 타격을 막기 위해 만들어졌다. 기본자본인 해약환급금준비금이 감소하면 그만큼 보완자본인 해약환급금준비금 상당액 초과분이 늘어나 기본자본 킥스비율은 하락하는 부작용을 사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해약환급금준비금을 100% 적용하는 것 역시 킥스비율 우수 보험사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존 80%에서 100%로 적립 비율을 높이면 그만큼 적립하는 해약환급금준비금이 커져 이익잉여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진다. 해약환급금 준비금은 이익잉여금 한도에 다다르면 그 이상으로 적립하지 않는다. 대신 보완자본인 해약환급금준비금 상당액 초과분이 늘어난다.

2025년 9월말 기준 생보와 손보를 통틀어 총 27개의 보험사가 해당 조치 대상이다. 이들은 현재 킥스비율 170%를 넘어 해약환급금준비금 80%를 적용받고 있지만 기본자본 킥스비율 산출 시에는 적립율이 달라져 이익잉여금 한도가 빠르게 차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DB생명·농협생명·악사손보, 100% 적용시 보완자본 커진다

해약환급금준비금 100% 적용 조치로 일부 보험사들은 즉시 기본자본 킥스비율이 감소할 위험에 처했다. 일례로 DB생명은 작년 3분기말 기준 해약환급금준비금 1조9679억원을 쌓았는데 100% 적용시에는 2조4599억원이 쌓여 이익잉여금(1조9952억원)을 한도를 넘어선다. DB생명의 기본자본 킥스비율은 지난해 3분기말 기준 67.1%지만 준비금 적립 비율을 바꾸면 기본자본 킥스비율은 더 하락한다.


농협생명도 100%를 적용하면 해약환급금준비금이 2조3178억원에서 2조8972억원으로 오르며 이익잉여금(2조6790억원) 규모를 넘어서게 된다. 작년 3분기말 기준 농협생명의 기본자본 킥스비율은 177.9%로 상위권 보험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해약환급금 준비금 상당액 초과분이 계속해서 늘어나면 기본자본 킥스비율 감소 요인으로 작용한다.

손보사 중에는 악사손보가 위와 같은 상황에 놓일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한화손보와 농협손보도 준비금 적립율 상향시 해약환급금준비금이 이익잉여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96%, 89.4%까지 오른다.

장기 보험을 팔면 팔수록 해약환급금준비금이 증가하는 지금과 같은 구조에서는 기본자본 킥스비율 저하는 막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미 상당수 보험사의 해약환급금준비금이 이익잉여금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기본자본 규제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2035년부터 기본자본 저하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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