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카드가 중금리대출 공급을 늘리면서도 고신용자와 저신용자 간 카드론 금리가 역전되는 프라이싱 왜곡을 차단했다. 고신용자 금리는 낮추고 저신용자 구간 금리는 위험 수준에 맞춰 인상하는 금리 체계를 고수했다.
다만 중금리대출 공급을 늘리는 과정에서 카드론 잔액도 함께 늘며 가계대출 총량 규제 압박은 하반기 거세질 전망이다. 하나카드는 8월 시행된 중금리대출 100% 총량 제외 인센티브를 활용해 차주 상환능력에 맞춘 세분화된 대출 공급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중금리대출·카드론 취급 동시 증가…추가 한도 배정 가능성은 적어 28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하나카드의 2026년 상반기 민간 중금리대출 취급액은 25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8% 늘었다.
분기별 추이를 보면 1분기 취급액은 13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8% 늘었다. 2분기에도 1204억원을 기록하며 1년 전 대비 93.1% 증가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올 상반기 전업 카드사 전체 중금리대출 취급액 4조9458억원 중 하나카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5.1% 수준이다. 전체 중금리대출 시장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41.6%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하나카드 중금리대출 취급액 증가율(77.8%)은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돈다.
문제는 포용금융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카드론 잔액이 금융당국의 총량 관리 목표치를 초과했다는 점이다. 올 6월 말 기준 하나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2조9863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2.7% 증가했다. 지난 4월 금융당국이 권고한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 가이드라인인 1.5%를 1.2%포인트 상회하는 수치다.
가이드라인 상한선인 1.5% 증가율을 적용한 하나카드의 연말 카드론 총량 상한은 2조9517억원이다. 이미 6월 말 잔액이 당초 총량 한도를 345억원 초과한 상태다.
이에 따라 하나카드가 8·13 대책 후속 조치인 가계대출 0.5%포인트 추가 한도 배정 혜택을 받을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성실히 이행한 모범 카드사에 한해서만 기존 한도 1.5%에 0.5%포인트를 추가 부여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하나카드가 추가 인센티브를 받아 연간 총량 상한이 2%로 확대되더라도 6월 말 잔액 기준으로 이미 200억원이 초과돼 하반기 신규 카드론 공급이 제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8월 중금리 100% 총량 제외가 활로…"공격적 확장은 지양" 하반기 카드론 총량 관리에 비상이 걸린 하나카드에 활로는 8월부터 적용된 중금리대출 순증분 100% 총량 제외 인센티브다. 금융당국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의 누적 잔액을 기준으로 8월 이후 추가 공급된 중금리대출 전체를 가계대출 총량 산정에서 차감해주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일반 카드론 취급은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중금리대출 상품은 총량 제한 없이 유연하게 운용할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하게 된 셈이다.
다만 하나카드는 인센티브 적용을 계기로 중금리대출을 크게 늘리기보다는 건전성 관리를 최우선으로 하는 속도 조절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중금리대출 총량 관리 제외 등 제도적 인센티브 확대 취지는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인센티브를 이유로 무리하게 대출을 확대하기보다는 하반기 시장금리와 조달비용, 차주의 상환능력과 건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리스크 관리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로서는 공격적인 공급보다는 적정 수준의 공급과 안정적인 취급, 건전성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신용 금리 내리고 저신용 금리 올려…리스크 기반 프라이싱 강화 한편 최근 1년간 하나카드의 카드론 신용점수별 금리 추이를 살펴보면 전체 평균 금리는 하락했지만 중·저신용 차주의 금리는 상승하는 등 정교한 리스크 재조정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 8월 하나카드의 전체 카드론 평균 금리는 연 13.98%로 전년 동기(연 14.43%) 대비 0.45%포인트 하락했다.
구간별로는 900점 초과 고신용 차주 대상 평균 금리가 연 12.25%에서 연 12.14%로 0.11%포인트 하락하며 유일하게 금리가 내렸다.
반면 중·저신용 구간 금리는 전반적으로 상향 조정됐다. 801~900점 구간은 연 13.19%에서 연 13.41%로 0.22%포인트 올랐다. 701~800점 구간은 연 14.53%에서 연 14.85%로 0.32%포인트 상승했다. 601~700점 구간 역시 연 16.21%에서 연 16.4%로 0.19%포인트 올랐고 501~600점 저신용 구간은 연 17.72%에서 연 18.04%로 0.32%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700점 이하 차주 전체의 평균 금리도 연 16.23%에서 연 16.46%로 0.23%포인트 오름세를 기록했다.
이 같은 금리 산정은 중·저신용 차주 비율이 늘어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연체율 및 부도시손실률(LGD) 증가에 대비해 부실 리스크에 상응하는 프라이싱을 적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시장 일각에서 제기되는 신용점수별 금리 역전 현상에 대해 하나카드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진행 중이며 신용도와 리스크 수준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금리 산정 체계를 유지한다는 원칙 아래 시장금리와 조달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간별 프라이싱을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금리대출 확대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건전성 리스크 대응책에 대해서는 "중금리대출 대상자 선정 시 고객별 상환능력과 위험수준을 정교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체계를 세분화해 관리할 계획"이라며 "취급 이후에도 신용상태 변화와 연체 등을 선제적으로 모니터링하여 수익성과 건전성을 동시에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