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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니아, 자회사 IPO보다 컸던 위니아전자 재무부담

투기적요소 심화, 은행 차입 의존도 확대…차입구조 단기화, 유동성 불안 가중

손현지 기자  2022-07-06 08:24:52
위니아의 신용등급이 1년 6개월 만에 하락했다. 최근 자회사인 위니아에이드가 기업공개(IPO)에 성공하면서 자금조달 여건이 개선됐지만, 또 다른 자회사 위니아전자의 재무적 부담 우려가 이를 뛰어 넘었다.

위니아는 향후 이자부담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차입구조가 단기화돼 유동성 우려가 높아졌다. 신용등급 하락으로 공모채 시장에서의 신뢰가 악화되면서 자금조달 상황이 악화된 탓에 은행 차입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용등급 하락, 위니아에이드 852억 공모조달 무색

5일 한국신용평가는 위니아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BB+(부정적)에서 BB(안정적)로 1노치(notch) 내려잡았다. 신용등급 강등 조치는 1년 6개월 만이다. 위니아는 지난 2020년 12월 신용등급이 투자적격등급의 최하단인 'BBB-(부정적)'에서 투기 등급인 'BB+(부정적)'으로 하락한 바 있다.

신용등급 강등조치는 위니아 자회사인 위니아에이드가 코스닥 상장에 성공한 지 얼마 안된 시점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위니아에이드는 지난달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 111.2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위니아에이드의 신주 발행자금은 852억원(512만6033주)에 달한다. 위니아에이드는 위니아가 78.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라 조달여건 개선으로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위니아에이드의 IPO가 위니아의 재무건전성 회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이번 공모자금은 온전히 위니아에이드의 시설투자와 IT고도화 작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해외 물류와 온오프라인 유통, 신규사업에 대한 투자도 계획 중이다. 위니아에이드는 물류·케어 서비스를 중심으로 유통점을 현재 227곳에서 오는 2025년까지 300곳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한신평은 위니아 신용평가 강등조치 사유로 자회사 위니아전자의 재무지원 부담이 가중됐다는 점을 꼽았다. 위니아전자는 대유위니아그룹이 인수하기 전부터 적자였던 회사다. 2018년 2월 위니아가 자회사로 흡수한 뒤 적자를 개선해 영업손실 규모도 2018년 757억원에서 2020년 26억원까지 줄이기도 했다.

위니아전자는 작년부터 다시 적자전환했다. 작년 영업손실 175억원에 이어 올해 3월 말 98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2304.8%에 달한다. 위니아전자 미수채권규모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미수 채권규모는 지난 2020년 말 586억원에서 올해 3월 말 기준 1048억원까지 78.8% 증가했다.

◇차입구조 단기화, 유동성 불안정성 커졌다

위니아는 신용등급 저하와 함께 자금조달 루트를 은행 차입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2022년 3월 말 기준 총 차입금 규모는 2843억원이다. 2020년 말 1192억원에 비해 두배 이상 늘었다.

이 중 은행에서 조달한 차입금 규모는 2280억원, 회사채는 563억원이다. 최근 산업은행과 신한은행 등에서 한도를 늘렸으며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씨티은행, SC제일은행 등에서 신규 거래를 텄다. 위니아의 불안한 회사채 신용등급 여파로 은행들은 고금리, 한도제한 등 불리한 차입요건을 내걸고 있다.

위니아딤채의 단기차입금의 비중은 70%를 넘는다. 2018년말 483억원이었던 단기성차입금 규모는 올해 3월말 2026억원으로 늘었다. 회사채에서도 1년 미만 단기채권 비중이 90%에 달할 정도다. 은행 차입금 중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성 차입금 규모는 1277억원이다.

위니아딤채가 단기차입에 의존해왔던 이유는 주력제품 특징 때문이다. 김치냉장고의 특성상 수요가 주로 하반기에 쏠린 탓에 운전자본 회수도 하반기에 이뤄지는 편이다. 비수기인 1~3월에 집중적으로 단기 사모채를 발행해온 이유다. 대표 가전인 김치냉장고 브랜드 위니아딤채의 매출이 없을 때는 영업현금흐름이 악화되는 구조였다.

단기에 치중된 차입구조는 기업 재무상태 측면에서 좋은 현상은 아니다. 단기금융시장 변화에 따른 유동성 부담이 상존한다. 은행대출 의존도가 높아 회사채보다 비용부담이 더 크다. 3~5년물 회사채를 한번 발행하는 게 연마다 5번 나눠 은행대출을 받는 것보다 저렴하다는 얘기다. 금리인상기에는 비용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위니아는 자체 현금창출력을 확대하기 위해 해외시장으로 유통망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 멕시코와 미국 등을 공략하고 있으며 향후 유럽을 비롯한 UAE, 칠레, 페루, 파나마, 중국 등으로 사세를 확장해 다양한 온오프라인 활동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최근 사명을 위니아딤채에서에서 위니아로 변경했다. 위니아란 이름이 해외활동에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딤채로 대변되는 김치냉장고에서 탈피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겠다는 의지도 담겨있다. 위니아전자도 해외 매출이 75%에 달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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