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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이어 R&D센터 매각나선 위니아, 원매자 찾기 '안개속'

미래에셋 등 관심, 매도가 하락 가능성에 인수 대기…강남 대유타워에 더 쏠리는 시선

이상원 기자  2023-11-13 15:44:21
대유위니아그룹이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자산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체불 임금 지급 등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매각 대상 가운데 대유몽베르컨트리클럽(몽베르CC)은 이미 매각을 완료해 대규모 자금을 확보한 상태다.

빠르게 매각 절차가 이뤄진 몽베르CC와 달리 성남 연구개발(R&D)센터는 원매자 찾기가 안개속에 빠져있다. 시장에서는 미래에셋 등이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에도 몽베르CC가 시장가보다 할인된 가격에 매각되면서 원매자들이 시간이 지나면 성남 R&D센터의 매도가도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선뜻 나서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성남R&D센터, 희망매도가 1200억 수준…시장 반응은 기대 못미쳐

13일 자산운용 업계에 따르면 대유위니아그룹이 성남 R&D센터를 시장에 매물로 내놓은 가운데 희망매도가격은 12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앞서 지난달말 박영우 대유위니아그룹 회장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체불된 임금 지급을 위해 성남 R&D 사업 등을 매각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매각이 공식화됐다.

성남 R&D센터는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에 위치해 있다. 2019년 6월 착공에 들어가 2022년 2월에 준공했다. 기존 대유 R&D센터 부지 일부를 활용해 연면적 2만8006 ㎡에 지하 2층, 지상 21층로 만들어졌다. 대유위니아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입주해있다.

대유위니아그룹의 성남 R&D센터는 2025년까지 재계 50위권 도약을 위한 노력의 상징이었다. 이 과정에서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최근들어 주요 계열사들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체불된 임금 지급과 채권 조기 상환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매물로 내놓게 됐다.

다만 성남 R&D센터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기대에 못미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에서는 미래에셋 등 그동안 부동산 투자에 강점을 보여온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들 모두 선뜻 인수에 나서지 않으면서 원매차 찾기에 난항이 이어지고 있다.

자산운용 업계 관계자는 "매도희망가가 1200억원 수준인데 분당, 판교 등에서 다소 거리가 있어 입지가 좋은 편은 아니다. 당장 인수를 원하는 원매자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히 몽베르CC를 시장 가격보다 할인해 매도했다. 따라서 시간이 지날수록 성남 R&D센터의 매도희망가도 더 낮아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몽베르CC 매각으로 3000억 조달, 사재 털어 임금체불 상환 속도

대유위니아그룹은 앞서 지난 3일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에 위치한 몽베르CC 매각 완료를 알렸다. 36홀로 2004년 6월에 오픈했다. 이번 딜로 골프장 운영에 대한 영업권 일체를 동화그룹 계열의 엠파크 주식회사에 양도한다. 매각 금액은 3000억원으로 양도 영업은 내용은 골프장 사업 관련 토지, 건물, 부대시설 등이 포함됐다.

이번 매각후 대유위니아그룹은 체불된 임금 변제와 채무 상환을 우선적으로 실시한다. 이어서 몽베르CC 회원권 보증권 지급 등의 과정을 거친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대유위니아그룹이 실질적으로 손에 쥐는 금액은 약 1000억원대로 예상하고 있다. 딜클로징을 서두르면서 제 값을 받지 못했다는 평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몽베르CC는 박 회장 일가가 무척 아끼던 자산이다. 내부적으로 많은 고민 끝에 매각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며 "회원제로 홀당 아직 100억원이 넘는데다 KLPGA투어 대회가 열리는 곳이다. 매각 당시 다수의 원매자들이 인수를 희망했지만 3000억원이면 예상보다는 저렴한 가격"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몽베르CC 매각으로 성남 R&D센터보다는 대유타워 매각 가능성을 더욱 주목하고 있다. 강남구 테헤란로 인근에 위치해 예상 거래가는 600억원대다. 좋은 입지를 감안해 매물로 나오면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이 지분 49%, 그의 부인 한유진 여사가 24%를 갖고 있다. 나머지 8% 가량은 장녀 박은희 씨가 보유하고 있다.

자산 매각외에도 박 회장은 위니아전자 임금체불 상환을 위해 사재를 털어 지원하고 있다. 지난 2일 박 회장은 위니아 주식 155만6731주를 장내 매도했다. 지분율은 12.67%에서 8.34%로 감소했다. 이를 통해 취득한 약 23억원을 전량 위니아전자 임금체불 상환에 사용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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