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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프렌드십 포커스

효성티앤씨, 오너가 매입에도 막지 못한 중국발 주가하락

작년 스판덱스 호조에 주가 우상향…주가 부진 올해 오너가 지분매입 행렬

김동현 기자  2022-12-22 17:27:18

편집자주

바야흐로 '주주 전성시대'가 열렸다. 지금까지 투자 규모가 작은 소액주주를 소위 '개미'로 불렀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이들은 기업 경영에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기업공개(IR), 배당 강화, 자사주 활용 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책에 힘주고 있다. 더벨이 기업의 주주 친화력(friendship)을 분석해봤다.
2018년 6월 효성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며 분리된 각 사업회사들은 그해 7월13일 증시에서 첫 거래가 시작됐다. 중공업·건설(효성중공업), 산업자재(효성첨단소재), 화학(효성화학), 섬유·무역(효성티앤씨) 등으로 나뉜 회사들의 주가는 엇갈렸다.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등은 하락세를 보인 반면 효성화학, 효성티앤씨 등은 강세를 나타냈다.

글로벌 스판덱스 1위 사업자인 효성티앤씨는 스판덱스를 비롯한 섬유 사업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초가 대비 1만9500원(8.55%) 오른 24만7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후 코로나19를 계기로 레깅스 소재로 활용되는 스판덱스 수요가 증가하며 효성티앤씨의 주가는 지난해 7월 최고가(96만3000원)를 찍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중국의 강화된 코로나19 정책으로 실적 악화와 증시 침체까지 겹치며 주가는 우하향했다.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을 필두로 오너일가가 주가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주식을 사모았지만 역부족이었다.

◇코로나19 뚫은 스판덱스, 실적·주가 상승 뒷받침

효성티앤씨가 ㈜효성에서 분리되며 가져온 사업은 섬유와 무역 부문이다. 분할 당시(2018년 상반기)만 해도 매출면에서는 무역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55%로 더 높았지만 영업이익 측면에서는 섬유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67%로 훨씬 컸다.

효성티앤씨 섬유 사업의 핵심은 스판덱스다. 연간 매출의 41%가 스판덱스 브랜드 '크레오라'에서 나오는 효성티앤씨는 글로벌 스판덱스 시장에서 점유율 32%로 1위 사업자를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레깅스 수요가 늘면서 레깅스의 주요 소재로 활용되는 스판덱스 수요 역시 증가했다.

(출처=네이버 금융)

상장 이후 20만원선을 오가던 효성티앤씨 주가는 코로나19가 국내 증시를 덮친 2020년 3월 7만5000원선까지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스판덱스 수요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에 2020년 말부터 점차 오르더니 2021년 7월 최고가를 기록했다.

실제 효성티앤씨의 지난해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한 8조5960억원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다. 섬유사업 매출이 이 기간 91% 증가한 4조6634억원을 기록하며 실적을 뒷받침했다. 이 시기 섬유사업 매출은 처음으로 무역·기타 부문(3조9326억원)을 앞지르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중국 내 강화된 코로나19 방역 정책으로 스판덱스 생산물량이 시장에 원활히 풀리지 못하며 실적이 악화했다. 중국은 효성티앤씨 스판덱스 생산능력의 53%를 차지하는 핵심 생산지역으로,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에 따른 도시봉쇄로 생산과 소비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

그 결과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1668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84.4%나 감소했다. 주가 역시 올해 들어 지속해서 하락하며 지난 9월27일 연중 최저점인 25만8500원을 기록했다. 연초 최고점인 61만원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떨어진 수치다.


◇오너가 매입효과 '미미'

올해 들어 주식시장 침체와 맞물려 중국 시장 악화로 주가가 부진하자 효성그룹 오너일가는 주식 매입을 통해 주가하락 방어전을 펼쳤다. 책임경영 차원에서 오너일가가 주식을 매입하며 투자심리를 개선하겠다는 복안이었다.

조석래 명예회장을 비롯해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의 부인 이미경(Tina Mikyung Lee)씨, 조 명예회장의 손주인 조인영·인서씨 등이 지분 매입에 참여했다. 올해 11월 기준 이들이 매입한 주식수는 약 3만주 규모로 이중 84%를 조 명예회장이 매입했다.

오너가의 책임경영 의지는 드러났지만 실제 지분매입 효과는 미미했다. 조 명예회장의 올해 첫 지분매입이 공시된 2월10일(종가 45만1500원) 이후 주가는 우하향하는 그래프를 그렸고 지난 9월 연중 최저점을 찍었다. 조 명예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의 지분 매입은 올해 11월까지 이어졌다.

최근 주가가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는 원인은 효성티앤씨의 핵심 사업장이 위치한 중국에서 코로나19 방역 완화하고 '위드코로나'로 정책 전환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이동 통제 정책을 풀고 소비를 장려하는 등의 정책을 발표한 지난달 초부터 주가가 차츰차츰 올라가며 현재 30만원선을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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