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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통신3사

배당 확대 릴레이, 자사주 활용은 아직

⑧[주주환원]3사 모두 배당총액·배당수익률 증가세, 자사주 계획은 KT만

문누리 기자  2023-03-31 08:19:18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그동안 국내 통신서비스 시장 위주로 성장해온 이동통신사들은 서로가 경쟁자인 동시에 벤치마킹 대상이다. 주주환원 정책도 마찬가지다. 비슷한 시기에 배당을 확대하고 자사주 매입과 소각 결정 등을 실시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시장에 유동성이 대거 풀리면서 주가 상승세에 동력을 더하려는 시도가 이어졌다. 최근에도 통신사들은 배당을 확대하며 주주환원책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

다만 자사주 활용책 관련해선 회사마다 다른 입장을 보인다. CEO리스크로 불확실성을 안고있는 KT는 자사주 매입과 소각 계획을 올초부터 새로 공개했다. 반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아직까지 이렇다할 특별한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SK텔레콤, SK스퀘어 분할 기점 주주친화 드라이브

SK텔레콤은 2020년 7151억원, 2021년 7170억원, 2022년 7238억원 등 배당총액을 꾸준히 늘려왔다. 이에 연간 배당기대수익률도 같은 기간 4.1%, 5.7%, 7.0% 등으로 높아졌다.

특히 2021년 SK스퀘어 인적분할이라는 중대한 이슈가 있던 만큼 SK텔레콤은 이 시기에 주주환원정책 드라이브를 세게 걸기 시작했다. 먼저 2021년 2분기부터 분기배당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2021년 8월 배당총액의 경우 별도 실적 기준 'EBITDA-CAPEX'의 30~40% 내에서 결정한다는 정책을 발표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적용하고 있다. 주주환원 원칙은 사업실적과 투자계획, 재무현황 및 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는 내용을 유지 중이다.


통신사 최대 규모의 자기주식(자사주) 소각 계획을 발표한 시기도 2021년이다. SK텔레콤은 2021년 5월 자사주 869만주(2조6000억원어치)를 소각했다. 기존 보유 자사주의 90.6% 규모였다.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표명한 제스처였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소각하면 주가엔 호재로 통한다.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수가 줄어들어 기존 주주들 지분가치는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 덕에 SK텔레콤 주가는 2021년 소각 발표 이후 한 달간 40%가까이 뛰었다.

이때 이후론 추가적인 자사주 활용책을 특별히 내놓지 않고 있다. 올해 2월 상여 지급을 위해 자기주식 보통주 32만4580주(약 150억원)와 10만9508주(약 49억원)를 연달아 처분 결정한 게 전부다.

일각에선 최근 SK스퀘어가 주주환원 정책 가운데 하나로 자사주 2000억원 이상을 매입한 뒤 일시에 소각하겠다고 발표한 만큼 SK텔레콤도 비슷한 길을 밟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KT, 주주친화 노력에도 태생적 한계 발목

2000년대 초반 민영화된 KT는 20년이 넘은 현재까지 CEO리스크 등으로 상대적인 저평가에 시달려왔다. CEO 임기가 만료되는 3년마다 관련 리스크가 주가에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매끄럽지 못한 CEO 선임 과정의 영향으로 경영의 지속성과 투자 예측성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

이를 상쇄하기 위해 KT는 일찍부터 배당과 자사주 정책을 꾸준히 활용해왔다. 주주환원 정책을 명료화는 장기화되는 불확실성 이슈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됐다. 2020년부터 주주친화 경영을 위해 별도기준 조정 당기순이익 50%를 배당에 활용하고 있다.

이에 KT는 2020년 3265억원, 2021년 4504억원, 2022년 5018억원 등 배당총액 앞자리를 매년 바꿔왔다. 같은 기간 연간 배당기대수익률도 5.3%, 5.9%, 5.8% 등으로 이어왔다.

여기에 31일 열리는 주총에선 정관변경을 통해 자기주식에 대한 보고의무도 신설한다. 자기주식을 활용한 상호주 취득 시 주주총회 승인 의무를 새로 만들어 주주소통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KT는 올해 초부터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혔다. 그 중 1000억원 상당은 소각할 계획이다.

KT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의 경우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0년대 후반 KT와 KTF 합병 시 소각한 건이 있었고 2021년에도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이에 올해 KT의 주당 배당금(DPS)은 2000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여기서 다시 태생적 한계가 나타난다. 업계 일각에선 배당성향 50%와 DPS 2000원이 20여년 전 민영화 직후 약속했던 주주환원 목표이자 정책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민영화 이후 2012년까진 해당 정책을 꾸준히 이행했으나 4G LTE 등장으로 초기 실적이 악화되면서 배당이 감소했다는 판단이다.

현재 다시 이뤄내는 배당성향 50%와 DPS 2000원이 추가적인 노력이 아닌 당연히 해야 하는 결과값이란 뜻이다. 그럼에도 KT는 이번 자사주 소각과 매입이 당분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KT 주가는 2022년 3분기까지 우상향을 그리며 4만원에 가까워졌으나 이후 오르내리면서 3만원 초반대까지 내려왔다.

◇LG유플러스 배당성향 30%→40%, 자사주 매입은 2021년이 처음이자 끝

LG유플러스도 코로나19 시기를 기점으로 주주친화 경영을 적극 강화하고 있다. 먼저 배당의 경우 LG유플러스는 2020년 1965억원, 2021년 2376억원, 2022년 2794억원 등 배당총액을 꾸준히 늘려왔다. 같은 기간 연간 배당기대수익률은 3.7%, 3.9%, 5.5% 등으로 높아졌다. 특히 LG유플러스는 1996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2021년 자사주 1000억원어치를 매입했다.

2021년은 LG유플러스에게도 주주환원 정책 드라이브를 거는 해였다. 이때부터 LG유플러스는 중간배당도 도입했다. 주주들 대상으로 반기 실현이익에 대해 실시하는 중간배당은 기존 기말배당과 별개로 이뤄져 연 2회 배당을 하게 됐다.

2019~2021년 유지해온 배당성향 30%를 2022년부턴 40%로 상향시켰다. 2022년 사업연도부터 별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4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하기로 한 것이다. 주주환원 원칙은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투자, 재무구조, 경영환경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는 내용을 유지 중이다.

다만 자사주를 주주환원에 활용한 정책은 2021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아직 이렇다할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일각에선 현재처럼 통신사 회사채 발행금리가 낮아질 경우 LG유플러스가 자사주 매입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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