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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ESG 트래커

2023년 ESG 실행 원년…'1인 4역' 김동중 CFO 주목

[삼성바이오로직스]CRO 및 기후대응 실행조직 총괄까지 겸직, 위원회 등 본격 가동

최은진 기자  2023-07-03 07:51:19

편집자주

수년 전부터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재계 트렌드로 부상했지만 국내 대형 제약바이오 기업들에겐 남일이나 다름 없었다. 진입장벽이 높다는 특수성이 폐쇄적이고도 보수적인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었다. 하지만 생존을 위해선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해야 한다는 불안감이 변화를 이끌고 있다. 크게는 빅파마로 가기 위해서, 작게는 그들과 소통하기 위한 하나의 전략으로 ESG를 들여다보고 있다. 이제 막 첫걸음을 뗀 대형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ESG 현황과 전략을 살펴 본다.
"2022년이 ESG 추진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해였다면 2023년은 본격적인 ESG 실행의 한 해가 될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ESG 경영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올해로 세번째 발간한 이번 보고서는 이전과는 다르게 ESG 관련 임원이 밝히는 주요 전략 및 전략의 구체화 계획 등이 소개했다. 본격적으로 ESG 위원회가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눈에 띄는 게 있다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이 강화됐다는 데 있다. 단순 재무회계 관리 책임자가 아닌 ESG 전략을 추진하고 실행해야 할 실무적 업무를 총괄하는역할까지 1인 4역을 맡고 있다.

◇작년 기준 실적 및 ESG 전략으로 3조 가치 창출, 전년대비 1조 확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30일 2022년 ESG 경영 주요 성과와 중장기 추진 전략을 담은 ESG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지분 전량을 인수한 삼성바이오에피스와의 첫 연계 공시로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 SASB(Sustainability Accounting Standards Board), TCFD(Task Force of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 등 글로벌 가이드라인을 준수해 작성됐다.

특히 이사회 소속의 ESG위원회를 통해 관련 정보 공개 범위를 확대하는 한편 과제 이행 수준 평가를 강화하는 등 ESG 경영 고도화에 나섰다. 올해 ESG 보고서에는 기업이 사회·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지속가능경영이 기업에 미치는 재무적 영향을 양방향으로 평가하는 이중 중대성 평가를 새롭게 도입했다. 'Driven For Life(지속가능 삶)'라는 기치 아래 ESG 전략을 구체화하는 과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추진하는 ESG 전략을 '통합적 영향 측정 및 관리(TIMM)'법으로 산출한 결과 작년 2조9877억원 규모의 가치를 창출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기준 1조6633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1조원 이상 늘었다. 이익은 전년대비 두배 늘었지만 온실가스 배출이 감소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급여 및 사회적문제 해결 기여, 기부 등도 늘었다.

TIMM은 비즈니스 활동 과정에서 창출한 경제·사회·환경 관점에서의 재무적 성과와 비재무적 성과의 영향(Impact)을 측정하는 방법론의 일종으로, 영국 회계컨설팅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만들었다.

◇조직 및 업무 세분화…CFO 역할, 삼성에피스와는 또 다른 형태

조직적으로는 ESG를 추진하는 구심점 및 업무, 그리고 권한이 보다 구체화 되고 세분화 됐다는 점에 눈길이 간다. 전략을 추진하는 조직은 ESG 위원회 등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이사회가 메인이다. 이사회→ESG위원회 및 대표이사→CFO→ESG그룹→실무그룹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ESG위원회를 이끄는 인물은 김경희 사외이사다. 세계한인법률가회 부회장,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하나금융지주 준법감시인 등을 지낸 인물이다.

그는 보고서를 통해 "위원회 구성원들이 각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관련 업무를 검토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해서 친환경 활동, 사회적 책임, 윤리경영을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주목되는 게 있다면 바로 CFO(최고재무책임자)인 김동중 부사장(사진)의 역할이다. 그는 1인 4역을 하며 ESG 전반을 이끈다. ESG 전략을 구체화 하는 조직도에 전년과 다르게 'CFO'가 주요 역할로 들어가 있다는 점이 새롭다.

그는 재무 및 회계를 총괄하는 CFO이면서도 사내이사로 이사회 활동을 한다. 여기에 CRO(최고위원책임자)와 기후변화 대응 관련한 '실행조직'을 총괄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김 부사장은 우선 CRO로서 ESG 관련 리스크 대응 관련 투자 및 재무계획을 담당한다. ESG 주요사안에 대한 검토와 승인 역시 그의 몫이다. 리스크 협의체라는 회의도 주관한다. 리스크 요인에 대한 관리 및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업무를 맡는다.

정기적으로 환경·재무·사업·운영 등 각 분야 최고 책임자들과 함께 리스크를 모니터링한다. 실질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추진하는 사업의 리스크를 점검하는 일종의 감시자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감사위원회와 함께 감시체계를 더욱 강화한 셈이다.

기후변화 대응의 '실행조직'을 총괄하는 역할은 ESG 사무국 내 기후변화 사무국과 유관 실무부서를 아우르는 방식이다. 기후변화 관련 대응 전략 수립 및 이슈 대응, 투자 집행, 자본조달 등 제반 사항에 대한 총괄 책임과 권한을 보유한다.

이는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와 다른 구조라는 점에 주목된다. 같은 날 발간한 ESG보고서에 따르면 CEO 직속으로 ESG사무국이 모든 전략을 총괄하는 형태다. 대표이사와 각 실무부서가 ESG 전략의 메인 역할인 셈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에서는 CFO가 사내이사로도 활약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양사의 각각의 역할과 의미가 다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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