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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수익구조 점검

CJ, 제2의 '비상장 자회사 현물출자' 가능할까

⑤푸드빌·올리브영 등 쉽지 않을듯...실적 부진 및 지주 배당 창구 역할

박동우 기자  2023-07-06 16:21:18

편집자주

지주사는 계열사로부터 받는 배당금수익과 상표권 수익, 경영자문 수수료, 임대 수익 등이 주요 수익원이다. 지주사의 역할인 경영자원의 효율적 배분 등을 위해서 이러한 수익구조는 안정적으로 구축·관리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룹 지주사 별로 차지하는 수익원의 비중 등은 각기 다른 형태다. THE CFO가 주요 지주사의 수익구조와 그 기반이 되는 계열사들의 현황,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 등을 점검한다.
그룹 지주사 CJ㈜는 CJ CGV의 자본을 확충하는 취지에서 CJ올리브네트웍스 주식 전체를 현물출자하기로 결정했다. 앞으로 계열사 재무 위기가 발생할 때 CJ㈜는 제2의 '비상장계열사 주식 현물출자' 카드를 구사할 수 있을까.

현물출자를 추가 실행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CJ㈜가 지분 96%를 보유한 CJ푸드빌은 장기간 실적 부진에 시달렸다. 자칫 현물출자를 받은 계열사의 연결 수익성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

CJ㈜의 소유 지분율이 51%인 CJ올리브영은 올해 배당을 대폭 늘리면서 지주사 수익에 대한 기여도를 높였다. 기업공개(IPO) 이후 지분 활용 가능성까지 감안하면 단순히 계열사 자본 보강 목적으로 CJ올리브영 주식을 현물출자하기 어렵다.

◇푸드빌 관건은 '수익성 개선세 장기화'

그룹 지주사 CJ㈜의 소유 지분율이 50%를 초과하면서 비상장사인 기업은 2022년 말 기준으로 5곳이다. △CJ올리브네트웍스 △CJ인베스트먼트 △CJ재팬 △CJ푸드빌 △CJ올리브영 등이 거론된다. 지주사가 주식을 100% 보유한 기업으로는 CJ올리브네트웍스를 포함해 CJ인베스트먼트, CJ재팬 등이 존재한다.


CJ㈜는 2023년 6월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일체를 CJ CGV로 현물출자하는 결정을 내렸다. 회계법인에서 잠정 평가한 주식 가치는 약 4500억원이지만 정확한 현물출자 가액은 올해 9월 법원 인가를 거쳐 결정된다.

최종적으로 소유 주식이 넘어가면 CJ CGV는 자본을 확충하는 동시에 수익성을 일부 개선하는 효과를 얻는다. 모회사의 소유 지분율이 100%인 CJ올리브네트웍스가 CJ CGV의 종속기업으로 편입하는 대목과 맞닿아 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온전히 CJ CGV 연결 재무제표에 합산 반영되기 때문이다.

정보기술(IT)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특화된 CJ올리브네트웍스는 작년 별도기준 매출액이 6652억원, 영업이익이 351억원으로 이익률 5.3%를 실현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538억원으로 연간 매출 대비 8.1% 규모다. 2022년 CJ CGV의 연결기준 영업이익률과 EBITDA 마진율 모두 마이너스(-)였던 만큼 실적 개선에 일정 부분 기여할 전망이다.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을 넘긴 뒤 CJ㈜가 추가로 다른 비상장 계열사 주식을 현물출자할 가능성은 미미하다. 마땅한 카드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CJ푸드빌의 경우 실적 변동성으로 계열사의 연결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촉발할 수 있는 대목이 거론된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CJ푸드빌은 3년 연속으로 영업손실을 겪었다. 이후 경영진은 매장을 통폐합하고 간편식 시장으로 진출하는 등 사업을 개편했다. 자구노력에 힘입어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1%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5%를 웃도는 CJ올리브네트웍스와 견줘보면 열위에 놓여 있다. 본업 수익성 개선세가 장기화될 때까지 CJ㈜는 CJ푸드빌 지분 현물출자에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

◇CJ㈜ '올리브영 주식' 보유 필요성 강화

CJ올리브영의 경우 영업이익률과 EBITDA 마진율, 현금흐름 등 주요 지표를 살피면 CJ올리브네트웍스, CJ푸드빌에 견줘 상대적 우위를 형성했다. 현물출자를 단행하면 자본 확충과 계열사 수익성 보강 효과를 모두 거둘 수 있지만 CJ㈜는 CJ올리브영 지분을 넘기는 결정을 쉽게 내리기 어렵다.

지주사 실적을 좌우하는데 CJ올리브영의 영향력이 증대됐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CJ㈜ 별도기준 매출 1091억원 가운데 CJ올리브영이 기여한 비중은 46.8%다. 최근 현물출자 대상으로 낙점한 CJ올리브네트웍스가 2023년 1~3월 CJ㈜ 매출에 기여한 비중은 9.1%에 불과했다.


2023년 CJ㈜는 CJ올리브영에서 511억원의 배당을 받았다.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난 2745억원을 시현하는 등 CJ올리브영 실적이 우상향한 덕분이다. 지주사 수익 기반을 다지는데 일조하는 상황에서 현물출자를 단행해 올리브영 주식을 다른 계열사로 넘기기란 여의치 않다.

중장기적으로 CJ올리브영이 증시 입성을 염두에 둔 대목도 CJ㈜의 소유 주식 현물출자 가능성을 낮게 판단하는 요인이다. 상장 뒤 주가가 상승하면 지분을 팔아 유동성을 확보하는 식으로 재무정책 옵션을 폭넓게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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