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0

CFO & Credit

식구 늘어난 SK네트웍스, 유봉운 CFO 과제는

주식 공개매수로 SK렌터카 자회사 편입 준비, 신용등급 하향검토 지표 관리 숙제

문누리 기자  2023-09-04 15:57:18

편집자주

신용평가사들이 부여하는 기업의 크레딧은 자금 조달의 총괄자인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주목할 수밖에 없는 핵심 변수다. 크레딧이 곧 조달 비용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THE CFO는 기업 신용등급의 방향성을 좌우할 CFO의 역할과 과제를 짚어본다.
SK네트웍스가 SK렌터카를 100% 자회사로 맞아들인다. 이를 통해 대규모 자금유출이 예상되지만 SK네트웍스는 다행히 신용등급을 방어했다. 공개매수와 주식교환 등을 통해 현금이 빠져나가더라도 재무적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다만 향후 주식 공개매수와 교환 등 절차 진행에 따라 자금부담 추이 등을 신용평가사들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인 만큼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유봉운 기획재무본부장의 어깨가 더 무거워지게 됐다.

여기에 지배구조 개편 이후 렌탈자산 투자, 신사업 분야 확대 등이 이뤄지면 투자 규모 변화에 따른 자금부담, 신규 사업 투자 적정성 등에 따라 향후 신용등급 추가 변동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유 본부장의 역할에 무게가 실린다.


4일 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이달 11일까지 SK렌터카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다. 매수 가격은 주당 1만3500원으로 총 공개매수 대상 주식수는 1091만4795주(27.05%)이다.

현재 SK네트웍스는 SK렌터카 지분 72.9%를 보유하고 있다. 앞으로 27.1%의 지분을 더 확보해야 100% 자회사로 편입할 수 있다. 향후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은 주식에 대해선 SK네트웍스 자사주와 교환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SK렌터카 주식 1주에 대해 SK네트웍스 주식 1.9188319주 지급하는 방식이다.

앞서 SK렌터카와 SK네트웍스는 이사회를 열고 주식 공개매수 및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 등으로 SK네트웍스가 SK렌터카의 지분 100%를 확보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안건에 대해 의결했다. 올해 12월 14일에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주총 승인을 거쳐 내년 초 SK렌터카 상장폐지와 100% 자회사 전환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 SK렌터카 주주들이 100% 공개매수에 응할 경우 최대 1473억원 규모의 자금이 필요하다.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신평사들은 이번 주식 인수로 자금 유출이 발생하고 SK렌터카 상장폐지에 따라 재무적 융통성이 일부 저하되는 점에 대해 부정적인 이슈로 평가했다.

다만 SK네트웍스 신용등급은 기존처럼 AA-(안정적)로 유지하기로 했다. SK네트웍스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자산 규모가 올 6월말 별도 기준 5993억원이고 현금창출력 등도 감안하면 이번 주식 인수가 SK네트웍스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 같은 평가에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지난해 622억원이었던 잉여현금흐름이 올해 마이너스(-) 616억원으로 역전되는 등 현금곳간 관리가 필요한 지표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CFO인 유 본부장은 앞으로 신용등급 하향 방어를 위해 특정 지표들을 지속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향후 사업구조 변경 등으로 사업 다각화도가 저하되거나 계열과의 거래관계가 큰 폭으로 축소될 경우 신용등급 하향조정을 검토받을 수 있다.

여기에 EBITDA/매출액이 5% 지속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거나 순차입금/EBITDA가 6배를 지속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는 경우에도 하향조정을 받게 된다. 2018년 3.1%였던 SK네트웍스의 연결 기준 EBITDA/매출액은 증가세를 거듭해 올 6월 11.4%를 기록했다. 하향조정 가능 지표에서 상당부분 멀어진 상태다.

다만 순차입금/EBITDA는 2018년 5.5배를 기록한 뒤 2019년 4.8배, 2020년 3.9배, 2021년 3.7배 등으로 내려갔다가 지난해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2022년 4.1배에 이어 올 6월에도 같은 숫자를 기록하면서 관리가 필요한 지표로 거론된다.


6월 말 기준 289.7%을 기록하고 있는 부채비율도 관리가 필요한 지표 중 하나다. 렌탈자산 추가 확보 등 투자 확대에 집중하면서 재무건전성이 일부 악화됐다.

유 본부장은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CFO 역할을 맡기 시작했다. 사실상 올해가 첫 데뷰 연도인 만큼 연내 재무지표 관리 실적과 신용등급 방어 성과가 유 본부장의 핵심성과지표(KPI)로 꼽힐 것으로 보인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