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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회계 조직 점검

컬리, 내부통제그룹 확대...전현직 CFO 전진배치

책임자 '재무·감사·금융당국' 출신 중용, 실무진 증원 위해 전문가 물색

박규석 기자  2023-10-20 10:10:44

편집자주

내부회계관리제도는 기업이 내부통제를 위해 활용하는 리스크 관리 방법 중 하나다. 재무제표가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회계처리기준에 따라 작성·공시되었는지에 대한 합리적 확신을 제공하기 위해 설계·운영된다. THE CFO가 국내 주요 기업의 내부회계관리 규정과 이를 관리 운영하는 조직의 활동,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 등을 조명한다.
컬리의 내부통제 기능이 점진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내부회계관리제도를 실행하기 위한 전담 조직의 신설과 격상, 증원 등을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다. 재무와 IT, 감사 등의 전문가를 중심으로 한 회계 투명성 확보가 골자다.

이러한 컬리의 특징은 전현직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비롯해 내부감사, 금융기관 출신 재무·회계전문가 등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대목이다. 김종훈 CFO가 내부회계관리를 총괄하는 가운데 내부통제그룹과 재무회계본부, 감사위원회 등이 고유의 업무를 분담하고 있다.

특히 재무회계본부를 이끄는 박진경 본부장이 컬리와 인연을 맺기 전에 CFO로 활동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에 가용되는 실질적인 재무전문가는 2명인 상황이다.

◇제도 운영 책임지는 '내부통제그룹'

컬리는 외부감사에 대한 법률(외감법)에 따라 직전 사업 연도 자산이 1000억원 이상이 된 2020년에 내부회계관리제도를 도입했다. 초기에는 회계세무그룹 내에 내부회계 운영 전담 인력을 배치해 운영했으며 외부 회계법인과 함께 내부통제를 설계하고 고도화하는 작업이 주요 업무였다.

이듬해 컬리는 전담팀을 구성하며 조직 체계를 구축했고 작년 말에는 관련 조직을 '그룹' 단위로 격상했다.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독립 조직이 바로 내부통제그룹이다. 또한 회계정보의 투명성을 높이고 내부통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감사위원회도 함께 설치했다.


내부통제그룹은 2022년 말 기준으로 7명의 인원이 배치되어 있으며 내부회계를 전담하는 직원은 3명이다. 수장은 박재희 내부통제그룹장이 책임지고 있다. 이러한 내부통제그룹의 주요 업무는 관련 제도의 설계와 운영, 평가다.

세부적으로는 승인절차와 업무분장, 정보처리, 자산의 물리적 보호, 통제 활동 등에 대한 내부감사다. 또한 업무 운영의 효율성 제고와 컴플라이언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시스템 개선 업무도 내부통제그룹의 역할이다. 이를 통해 컬리는 효율적인 경영활동과 자산의 보호, 재무제표의 신뢰성 확보 등을 꾀하고 있다.

이처럼 2020년부터 조직 단위의 점진적으로 확장해 온 내부통제그룹은 현재 증원을 위해 실무자를 물색하고 있다. 회계와 IT영역의 전문가를 채용해 회사의 성장과 빠른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업무 절차를 정립하기 위해서다. 통제 전략 수립 등 효과적인 조직 운영도 담당자를 찾는 이유 중 하나다.

◇재무·감사·감독 전문가 한 곳에

컬리의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 체계에서 전담 조직과 함께 특징이 될 수 있는 요소는 책임자들의 전문성이다. 회사의 재무를 총괄하는 CFO와 더불어 내부감사, 금융기관 출신 재무·회계 전문가가 각 분야별 수장으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재무 영역의 경우 공식적인 CFO는 1명이지만 과거 이력 등 실질적인 업무 수행 능력 측면에서 바라보면 2명의 CFO가 활동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우선 컬리의 안살림을 책임지는 공식 CFO는 김종훈 부사장이다. 그는 내부회계관리자로 제도 운영을 총괄한다. 컬리의 CFO는 아니지만 김 CFO를 도와 회사의 재무를 관리하는 박진경 재무회계본부장은 내부회계관리제도 내 재무회계 업무를 총괄하는 역할이다.


박 본부장의 경우 2021년 5월에 컬리와 인연을 맺은 재무통으로 약 25년 동안 글로벌 기업에서 근무한 인사다. 이화여대를 졸업한 후 글로벌 복합기업인 허니웰(Honeywell) 미국 본사와 BEA시스템 미국본사, 오라클 한국본부 등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2015년부터 6년 동안은 이베이코리아(현 지마켓)에서 재무총괄을 지냈다. 이베이코리아 재직 당시 재무 관련 내부 통제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내부통제그룹장을 맡고 있는 박재희 그룹장은 내부회계뿐 아니라 전산감사와 내부감사 부문의 전문성을 보유한 인사다. 국내 빅4 회계법인 중 두 곳(Deloitte 리스크 자문본부, KPMG 내부감사)에서 수년간 유통과 제조, IT, 증권사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내부회계관리제도 구축·운영 컨설팅을 수행했다. 또한 전문 IT지식을 활용한 전산감사와 기업 전반의 프로세스에 대한 정기 운영감사를 수행한 경험도 보유하고 있다.

컬리 감사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영호 사외이사도 내부회계관리제도 내 재무·회계 전문성을 강화시켜주는 인물이다. 그는 주로 금융당국에서 오랫동안 몸담은 인사로 감사위 내에서는 재무·회계 전문가 포지션을 맡고 있다. 유형 구분으로는 4호(금융기관과 정부, 증권유관기관 등에서 5년 이상 근무)에 해당한다.

실제 그는 1977년부터 1998년까지 증권감독원(현 금융감독원) 자본시장감독국과 재무관리국 등에서 근무했다. 이후 금감원 자본시장감독국장, 부원장보(자본시장, 보험, 경영기획, 조사 담당),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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