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0

CFO 자사주 분석

'독보적 위상' 자랑하는 하은용 한진그룹 부사장, 보유량은

지주사·주력사 CFO 겸직, 대한항공 주식만 539주 보유...다른 CFO 중 보유자 없어

양도웅 기자  2023-11-06 15:04:01

편집자주

솔선수범과 언행일치만큼 투자자를 설득하는 좋은 방법은 없다. 기업가치가 저평가됐거나 기업가치 향상에 자신 있다고 판단하는 기업과 경영진이 직접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투자자 소통(IR) 업무를 책임진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자사주 매입은 시장 안팎에서 주목할 수밖에 없다. THE CFO가 CFO들의 보유 자사주 규모와 매매 동향 등을 살펴본다.
하은용 한진칼·대한항공 부사장은 한진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 가운데 단연 주목받는 인물이다.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에서 CFO를 맡고 있을 뿐 아니라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에서도 CFO를 맡고 있다.

하 부사장은 한진칼에서는 사내이사로 이사회에도 참여하고 있다. 현 사내이사 가운데 조원태 회장과 가장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인물이다. 위상과 역할 면에서 그와 비교할 수 있는 CFO는 그룹 내 없다는 평가다. 재계에서 지주사와 핵심 계열사 CFO를 겸하는 이는 흔치 않다. 하 부사장을 제외하면 송명준 HD현대그룹 부사장이 손꼽힌다.


◇하은용 부사장, 2015·2020년 유증 참여로 취득...직접 장내매수 없어

현재 하 부사장은 대한항공 주식 593주를 보유하고 있다. 한진칼 주식은 들고 있지 않다. 현 시세(3일 종가기준)로 약 1200만원어치로 가장 최근 취득한 시기는 2020년 7월이다. 회사가 실시한 1조127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236주를 주당 1만4200원에 새롭게 취득했다.

2020년은 코로나19 팬데믹 첫해로 전 세계 항공사들 실적이 곤두박질칠 때다. 그해 상반기 대한항공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83.5%(1390억원) 줄어든 27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활동현금흐름도 3분의 1로 감소하면서 현금 확보에 비상이 걸렸고 대한항공은 금융기관 대출로 버텼다.

하지만 팬데믹이 언제 종식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지속해서 외부 차입에 기댈 수 없는 노릇이었다. 결국 대한항공은 최대주주인 한진칼이 참여하는 주주배정 유증을 결정했다. 여기에 당시에도 한진칼과 대한항공 CFO였던 하 부사장이 참여했다. 다만 높은 위상 때문에 취득 수량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이후 현재까지 하 부사장은 대한항공 주식을 매각하지 않고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 그 사이 대한항공은 2020년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정했지만 3년 넘게 해외 경쟁당국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딜 클로징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 기간 주가는 요동쳤으나 하 부사장의 자사주 추가 매입은 없었다.

현재 대한항공 주가는 2만원대를 웃돌면서 하 부사장이 3년 전 취득한 수량에서 약 1000만원의 평가이익이 발생하고 있다. 그는 과거 2015년 대한항공이 차입금 상환을 위해 약 5000억원 규모의 유증을 했을 때도 우리사주를 통해 참여했다. 2020년 유증 때와 유사하게 회사는 유동성 확보가 필요한 때였다. 그가 따로 장내에서 회사 주식을 직접 매수한 적은 없다.

◇하 부사장 외 보유 CFO 없어...곽주호 진에어 상무, 지난해 대한항공 주식 매각

한진그룹에서 하 부사장 외에 자사주를 보유한 CFO는 없다. 신영환 ㈜한진 전무, 곽주호 진에어 상무, 김진환 한국공항 상무는 회사 주식을 한 주도 갖고 있지 않다. 한진그룹 상장 계열사는 총 5곳으로 한진칼과 대한항공, ㈜한진, 진에어, 한국공항 등이다.

다른 CFO 가운데 곽주호 상무는 대한항공에서 근무할 무렵 회사 주식을 취득한 적 있다. 직접 장내에서 매수하거나 유증 참여, 우리사주 인출 등으로 총 5231주를 보유했다. 하지만 지난해 1월 진에어 인사재무본부장으로 이동하면서 모두 매도한 것으로 보인다. 약 1억원어치의 물량이었다.


올해 한진그룹 상장 계열사 주가는 한진칼과 한국공항은 각각 약 20%, 3%씩 상승했다. 대한항공과 한진, 진에어는 모두 하락했다. 가장 크게 하락한 곳은 진에어로 -29%를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 진에어가 에어부산, 에어서울과 통합하면 동남아시아 지역 여객 수요를 확보하고 노선 다양화를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통합이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통합의 전제조건인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지난 2일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 매각 결정으로 다시 속도가 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