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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인사 코드

메리츠, 때에 맞는 인재 활용법

메리츠화재 신회계제도 IFRS17·메리츠증권 내부통제 논란 초점

박서빈 기자  2023-11-23 16:22:42

편집자주

기업 인사에는 '암호(코드, Code)'가 있다. 인사가 있을 때마다 다양한 관점의 해설 기사가 뒤따르는 것도 이를 판독하기 위해서다. 또 '규칙(코드, Code)'도 있다. 일례로 특정 직책에 공통 이력을 가진 인물이 반복해서 선임되는 식의 경향성이 있다. 이러한 코드들은 회사 사정과 떼어놓고 볼 수 없다. THE CFO가 최근 중요성이 커지는 CFO 인사에 대한 기업별 경향성을 살펴보고 이를 해독해본다.
메리츠금융그룹이 계열사 최고재무책임자(CFO)에 역대 전임자들과 다른 이력을 보유한 인재를 등용했다. 메리츠화재에는 관(官) 출신을, 메리츠증권에는 감사전문가를 CFO로 발탁했다.

각 업무 권역의 화두를 고려한 인사라는 해석이다. 메리츠화재는 새 회계제도인 IFRS17 도입으로 금융당국과 소통이 필요한 상황이며, 메리츠증권은 내부통제 논란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메리츠금융그룹은 이달 단행한 정기 임원 인사에서 메리츠화재에 선욱 메리츠화재 ESG경영실장(전무)을 경영지원실장으로 선임하고, 전계룡 메리츠화재 준법감시인(상무)을 메리츠증권 경영지원실장으로 발탁했다. 전 상무는 보직 이동과 함께 전무로 승진했다.

역대 CFO들에서 쉽게 찾기 어려운 이력을 보유한 인물들이다. 메리츠화재의 신임 CFO인 선 전무의 경우 2022년 12월 메리츠화재에 ESG경영실장으로 합류한 인물로, 이전에는 금융위원회에서 원장실 비서관, 산업금융과장, 행정인사과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10년간 관 출신을 CFO로 둔 사례가 없다. 전임자인 김중현 메리츠화재 대표는 메리츠화재에서 2015년 자동차보험팀장, 2021년 상품전략실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메리츠화재에 이직하기 전에는 네모파트너스, AT커니에서 컨설턴트 업무를 수행했다.

김 대표 이전 경영지원실장을 맡았던 이범진 부사장 역시 관 출신이 아니다. 메리츠금융지주로 자리를 옮기기 전에는 AT커니코리아 금융사업부문 부사장, 오픈타이드 전무 등을 역임했다.


메리츠증권의 전 전무도 이전 CFO들과 이력에 차이점이 있다. 전계룡 CFO의 경우 관 출신은 아니지만, 메리츠화재에서 감사업무를 주로 맡았다는 특징이 있다. 전 전무는 메리츠화재에서 감사업무담당 부장을 지냈으며 최근까지 준법감시인 상무직을 맡았다.

전공도 법에 초점에 맞춰져 있다. 전 전무는 경희대에서 법학을 전공한 뒤 사법행정학 석사를 수료했다. CFO는 경영·경제 및 회계 전공자라는 관념을 깬 것이다.

전임자인 남준 전 CFO는 단국대 경영학과를 나와 영국 리즈대 경영학 석사(MBA)를 취득한 뒤 2002년 메리츠증권에 입사한 인물이다. 메리츠증권에서 2011년 결제업무팀장, 2016년 인사총무팀장, 2018 인사결제담당, 2020년 경영지원본부장을 역임했다.

메리츠금융의 이번 인사는 각 업권별 화두를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먼저 메리츠화재의 경우 새 회계제도인 IFRS17 대응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IFRS17 도입이 시작되며 제도 안착을 위한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 제시가 지속해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보험사별로 사정과 통계 수준이 달라 재무지표 산출 이후 회사별로 실적에 명암이 나뉘고 있어 어느 때보다 새 회계제도와 관련한 금융당국과의 소통이 중요하다.

메리츠증권은 내부통제 강화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최근 메리츠증권이 이화전기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 등에 휘말리며, 대외적으로 강도 높은 비판을 받는 탓이다.

메리츠증권은 2021년 10월 이화전기가 발행한 400억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투자를 진행했다. 이에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수사부는 지난 5일 메리츠증권 임직원들이 이화전기 거래 정지 과정에서 직무 정보를 이용해 사적 이득을 취득했다고 판단하고, 메리츠증권과 이화그룹 본사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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