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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회계 톺아보기

사업영역 확대 한화시스템, R&D 비용·인력 우상향

블록체인·UAM·위성통신까지…연구개발 투자 지속 증가

임한솔 기자  2023-11-27 15:28:25
한화시스템의 주력사업은 방산부문과 ICT부문 2가지로 나뉜다. 방산부문은 첨단 무기체계에 탑재되는 전자장비와 제어 시스템을, ICT부문은 기업 경영에 필요한 정보화 시스템을 주로 개발해 공급한다. 2개 부문 모두 높은 IT기술 경쟁력을 필요로 하다보니 한화시스템은 연구개발(R&D) 투자에 적극적이다.

특히 최근에는 블록체인, 위성인터넷,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으로 사업영역이 확대되면서 R&D에 들어가는 비용과 인력 모두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신사업이 궤도에 오르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필요한 만큼 한화시스템의 R&D 투자 규모는 당분간 우상향 그래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신사업 진출 본격화…연구개발비 3000억원대

현재의 한화시스템 사업구조는 2018년 8월 방산전자 전문 한화시스템과 IT서비스업체 한화S&C의 합병으로 만들어졌다. 약 1년 뒤인 2019년 11월 한화시스템은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했다. 방산과 ICT의 시너지를 강구하는 한편 신사업 진출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구축한다는 게 목표였다.

서로 다른 사업부문 2개가 합쳐지기 전후의 연구개발비는 상당한 차이가 난다. 2018년에는 1578억원, 2019년에는 2539억원이 지출됐다. ICT부문이 방산부문 못지않은 연구개발비를 사용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부분이다.

합병 이후에도 연구개발비 증가세는 이어졌다. 2020년 2804억원으로 늘어난 뒤 2021년 3478억원으로 고점을 찍었다. 그리고 2022년 3240억원, 올해 3분기 누적기준 3262억원 등으로 3년 연속 3000억원대의 지출이 지속되는 중이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019년 16.71%에서 올해 3분기 19.52%로 상승했다.

(자료=한화시스템 사업보고서)

이처럼 연구개발비 지출이 늘어난 시기는 한화시스템이 본격적으로 신사업에 나선 때와 맞물린다. 한화시스템은 2021년 엔터프라이즈블록체인, 바닐라스튜디오 등 디지털 플랫폼 전문기업을 설립했다. 엔터프라이즈블록체인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일거리 매칭 서비스 요긱(Yogig), 크리에이터 커뮤니티 마켓 어랏(Alot) 등을 운영한다. 바닐라스튜디오는 아세안 지역을 대상으로 핀테크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른 신사업 분야에서도 포트폴리오 확대가 이뤄졌다. 2020년 위성통신 안테나기업 한화페이저 및 카이메타와 UAM기업 오버에어, 2022년 위성서비스기업 원웹, 2023년 AI 플랫폼기업 비비티(VIVITY AI INC.) 등이 한화시스템에 차례로 합류했다.

한화그룹 차원에서 특히 공을 들이는 부분은 위성통신을 비롯한 우주 서비스다. 한화시스템은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기간통신사업자 등록을 마치고 B2B(기업 간 거래)용 위성통신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방산부문 인력 압도적…올해 200여명 신규 채용

연구개발 비용만 늘어나는 게 아니다. 연구개발에 종사하는 인력의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2019년 말에는 방산부문 연구개발 인력만 862명으로 나타났다. 이후 ICT부문 인력도 함께 집계되기 시작했다. 한화시스템 전체 연구개발 인력은 2020년 1026명, 2021년 1075명, 2022년 1317명 순으로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는 증가폭이 훨씬 커져 3분기 말 2299명이 연구개발 인력으로 파악됐다.

연구개발 인력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 방산부문이다. 2299명 중 2162명이 방산부문 연구개발을 담당한다. 작년 1237명에 비해 900명 넘게 늘어 전체 근로자 4616명(비정규직 포함)의 절반에 육박한다. 한화시스템에서 신사업 관련 투자가 확대되고 있지만 여전히 방산부문의 역할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만 방산부문 연구개발 인력의 급격한 증가에는 채용 외적인 부분이 영향을 미쳤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방산부문에서 실제 제품이 나오기 전 연구개발을 하는 연구원, 제품화를 담당하는 기술인력을 구분해서 관리하다 올해부터 함께 관리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화시스템은 방산부문 연구원만 따지면 올들어 200명 정도의 채용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1237명에서 16%가량 증가한 것이다. 조직 규모를 고려하면 상당한 성장이 이뤄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

ICT부문의 경우 연구개발 인력이 방산부문보다 적지만 증가폭은 눈여겨볼 만하다. 작년 말 80명에서 올해 3분기 말 137명으로 약 70% 늘었다. 방산부문과 달리 연구개발 인력의 기준 변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모집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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