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0

빅딜 그 이후

2년새 부채 두 배 늘어난 피프스 시즌

①일본 엔터테인먼트 기업에서 2900억 투자 유치, 부채비율 200%대로 내려

김형락 기자  2023-12-14 15:01:25

편집자주

인수합병(M&A), 기업공개(IPO) 등 '빅딜(Big Deal)'은 기업의 운명을 가른다. 단 한 건의 재무적 이벤트라도 규모가 크다면 그 영향은 기업을 넘어 그룹 전체로 영향을 미친다. 그 영향은 긍정적일 수도, 부정적일 수도 있다. THE CFO는 기업과 그룹의 방향성을 바꾼 빅딜을 분석한다. 빅딜 이후 기업은 재무적으로 어떻게 변모했으며, 나아가 딜을 이끈 최고재무책임자(CFO) 및 재무 인력들의 행보를 살펴본다.
피프스 시즌이 일본 엔터테인먼트 기업 '토호'를 2대주주로 불러 들여 재무구조를 개선한다. 피프스 시즌은 지난해 CJ ENM 증손회사로 편입된 뒤 부채가 늘고, 자본이 줄어 재무안정성이 저하된 상태였다. 2년새 부채총계가 두 배 넘게 증가했다.

피프스 시즌은 지난 11일 2억2500만달러(약 290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토호의 미국 법인 토호 인터내셔널이 전액 출자했다. 피프스 시즌은 운영자금을 확보하며, 자본총계를 늘렸다.

CJ ENM은 피프스 시즌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한다. 다만 발행 주식 수가 늘어 기존 80%였던 피프스 시즌 지분율이 60%로 떨어진다. 토호 인터내셔널은 피프스 시즌 지분 20%를 보유한 2대주주로 들어온다. 피프스 시즌 2대주주였던 IMG Worldwide Holdings 지분율은 20%에서 15%로 조정된다.

피프스 시즌은 지난해 CJ ENM이 인수한 미국 콘텐츠 제작사다. CJ ENM은 2021년 11월부터 인수 절차를 밟아 이듬해 1월 거래를 끝냈다. CJ ENM은 미국에 특수목적법인(SPC)를 세워 피프스 시즌 의결권부 지분 80%를 9337억원에 인수했다. 멀티 스튜디오 체제를 구축하고, 글로벌향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인수·합병(M&A)이었다.

피프스 시즌은 2017년 미국 스포츠·엔터테인먼트그룹인 엔데버그룹(Endeavor Group Holdings) 산하에서 출범한 스튜디오다. 미국 내 TV 시리즈와 영화 제작·판매, 배급 전반에 걸친 사업을 영위한다. CJ ENM이 인수하기 전에는 Endeavor Group Holdings 자회사인 IMG Worldwide가 피프스 시즌 지분 100%를 들고 있었다.


CJ ENM은 구주 거래와 신주 취득을 결합해 피프스 시즌 인수 구조를 짰다. CJ ENM이 미국에 세운 손자회사 CJ ENM USA Holdings가 IMG Worldwide로부터 피프스 시즌(콘텐츠 제작 등 인수 대상 사업부) 지분 일부를 매수하고, 동시에 피프스 시즌이 발행하는 주식을 사들였다. 거래가 끝난 뒤 피프스 시즌 최대주주는 CJ ENM USA Holdings(80%), 2대주주는 IMG Worldwide(20%)로 바뀌었다.

피프스 시즌은 2020년까지 부분 자본잠식 상태였다. 그해 말 자본총계(954억원)가 자본금(1335억)보다 적었다. 당기순손실(2020년 357억원)이 발생해 이익잉여금 깎였다. 같은 기간 부채총계는 5495억원, 부채비율은 576%를 기록했다.


CJ ENM은 엔데버그룹과 인수 협상을 벌이며 피프스 시즌 재무 구조 개선 확약을 받아냈다. 엔데버그룹은 피프스 시즌이 모기업에서 차입한 3억4120만달러(2021년 6월 말 기준)를 출자전환하기로 했다. 출자전환을 거쳐 그해 9월 말 피프스 시즌 부채비율은 133%로 내려갔다. 부채총계는 8억5081만달러에서 5억4885만달러로 줄고, 자본총계 5888만달러에서 4억1183달러로 늘었다.

피프스 시즌은 CJ ENM 품에서 다시 재무구조가 악화했다. 피프스 시즌은 지난해(692억원)에 이어 올해도 3분기까지 연결 기준(이하 동일)으로 1182억원 규모 당기순손실을 냈다. 올해 미국 할리우드 작가·배우 조합 파업으로 콘텐츠 제작과 납품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았다.

피프스 시즌 자산 구성은 부채 위주로 바뀌었다. 지난해 1분기 말 5841억원이었던 부채총계는 지난 3분기 말 1조6136억원으로 두 배 넘게 커졌다. 같은 기간 자본총계가 5654억원에서 4415억원으로 줄면서 부채비율은 103%에서 365%로 상승했다.

피프스 시즌은 토호 출자에 힘입어 부채비율을 200%대로 낮춘다. 이번 증자 효과를 반영한 피프스 시즌 자본총계는 7315억원이다. 증자 이후 3분기 말 부채총계(1조6136억원)를 기준으로 추산한 부채비율은 221%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