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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전략 분석

'미래기술' 자회사 성장 팔걷은 선진

애그리로보텍 출자·대여 전방위 지원…세티 누적출자 35억

이민호 기자  2024-02-22 15:52:19

편집자주

조달은 최고재무책임자(CFO) 업무의 꽃이다. 주주의 지원(자본)이나 양질의 빚(차입)을 얼마나 잘 끌어오느냐에 따라 기업 성장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결과가 가시적으로 드러난다는 특징이 있다. 최적의 타이밍에 저렴한 비용으로 딜(Deal)을 성사시키는 것이 곧 실력이자 성과다. THE CFO는 우리 기업의 조달 전략과 성과, 이로 인한 사업·재무적 영향을 추적한다.
하림그룹 사료제조 계열사 선진이 미래기술 관련 자회사에 자금지원을 늘리고 있다. 축산장비 유통업체 애그리로보텍과 환경솔루션업체 세티가 여기에 포함된다. 선진은 이들 자회사에 대한 출자와 대여로 성장을 돕고 있다.

양돈 및 사료 제조업체인 선진은 하림그룹의 핵심 캐시카우다. 안정적인 시장 지위를 바탕으로 2021년 424억원, 2022년 230억원, 지난해 3분기 누적 31억원의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흑자를 이어왔다. 이를 토대로 자본총계를 꾸준히 늘리면서 매년 20억원 안팎의 배당도 실시하고 있다.

선진은 사업부문을 배합사료, 양돈, 식육, 유가공으로 나누고 각 자회사를 가동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들 사업부문에 포함되지 않는 신사업을 미래기술 분야로 정하고 출자와 대여 등 자금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선진이 지분 90%를 보유한 자회사 애그리로보텍이 대표적이다. 애그리로보텍은 로봇착유기, 사료배합기, 사료푸셔 등 축산 관련 해외 자동화 장비를 국내에 유통하는 회사다. 애그리로보텍 지분가치(장부금액 기준)는 선진이 지난해 3분기말 21억원으로 평가할 만큼 큰 회사는 아니다.

하지만 선진은 애그리로보텍을 자회사로 편입한 2017년부터 꾸준히 출자와 대여로 자금을 공급하고 있다. 2017년 26억원과 2021년 9억원의 합산 35억원을 출자했다. 운영자금 명목의 대여금은 2017년부터 대여와 회수를 반복하고 있으며 다음달 1일에도 20억원에 대한 대여기간 연장을 결정해 이를 반영한 대여금 잔액은 100억원이다.

애그리로보텍의 운영자금을 선진이 책임진다면 본사 사무실과 창고는 하림그룹 또다른 계열사이자 양돈 및 사료 제조업체인 팜스코가 책임지고 있다. 애그리로보텍은 팜스코 소유의 경기 이천 부발읍 소재 건물을 임차하고 연간 1억원 수준의 임차료를 지급하고 있다.

운영자금을 선진의 대여금에 의존하는 탓에 2022년말 애그리로보텍의 자본총계는 13억원에 불과하지만 부채총계는 128억원에 이른다. 부채총계 중 대부분인 100억원이 단기차입금으로 선진으로부터 80억원이며 KDB산업은행으로부터 20억원이었다.

하지만 2021년 93억원이었던 매출액이 2022년 157억원으로 늘었고 이 기간 당기순이익도 마이너스(-) 19억원에서 플러스(+) 10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당기순이익 흑자가 누적되면 결손금을 줄일 수 있어 자본건전성에 긍정적이다. 2022년말 결손금은 1년 전(33억원)보다 줄어든 23억원이다.


분뇨처리시설 등 환경솔루션을 제공하는 세티도 선진이 키워내고 있는 자회사 중 하나다. 세티는 선진이 2020년 7월 완전자회사로 설립했으며 현재까지 지분율 100%를 유지하고 있다. 선진은 세티에 대한 자금 지원에 대여 대신 출자 형태를 취하고 있다.

2020년 설립 당시 15억원을 출자했고 2022년 10억원, 지난해 3분기 누적 10억원을 잇따라 출자했다. 선진은 지난해 3분기말 세티 지분가치를 투자원본인 35억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세티가 감사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아 구체적인 재무현황을 알 수는 없지만 선진의 사업보고서와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세티의 지난해 3분기말 자본총계는 15억원이며 부채총계는 11억원이다. 2022년 6억원과 지난해 3분기 누적 6억원의 당기순손실이 이어졌다. 당기순손실 지속으로 결손금이 누적되면서 자본총계가 선진의 투자원본 이하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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