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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포트폴리오 리포트LS그룹

‘조달 중심’ 교환사채, 울며 겨자먹은 ㈜LS

①상환 부담 대신 LS엠앤엠 지분 출혈…지배력 강화 ‘퇴색’

이민호 기자  2023-01-18 17:21:18
㈜LS는 지난해 LS엠앤엠(LS MnM·옛 LS니꼬동제련) 잔여지분 인수자금의 절반을 교환사채(EB) 발행으로 조달했다. 자체 조달 여력이 부족해 급격한 차입금 증가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교환사채 발행은 차입금 상환 부담을 줄이는 대신 LS엠앤엠 지분을 내주는 고육지책이었다.

교환 의무까지 철저히 명시한 ㈜LS는 재무건전성 악화를 최소화했지만 LS엠앤엠에 대한 지배력을 일부 시장에 내놓으면서 잔여지분 인수 의미의 퇴색이 불가피해졌다.

◇LS엠앤엠 잔여지분 인수자금 절반 EB로 조달…현금 부족에 ‘고육지책’

㈜LS는 지난해 LS엠앤엠의 완전자회사 편입을 추진했다. LS엠앤엠은 1999년 ㈜LS와 일본계 JKJS 컨소시엄이 각각 지분 50.1%와 49.9%로 설립한 합작회사다. 국내 유일의 전기동 제련업체로 수익성이 우수한 만큼 완전자회사 편입시 순수 지주회사인 ㈜LS의 배당수익 확대를 도모할 수 있었다. ㈜LS의 핵심 자회사인 LS전선이 LS엠앤엠으로부터 전기동을 원재료로 조달하고 있어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 증대도 기대됐다.


㈜LS는 지난해 5월 JKJS 컨소시엄과 LS엠앤엠 잔여지분 전량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문제는 총액 9331억원에 이르는 인수대금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LS는 2022년 1분기말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이 1644억원에 불과했기 때문에 외부 조달이 불가피했다. ㈜LS는 다양한 재원을 이용해 조달구조를 짰다. 먼저 LS엠앤엠이 6월 총액 2000억원 규모 유상감자를 실시해 ㈜LS는 1002억원의 현금을 마련했다. 9월에는 산업은행으로부터 2675억원 규모 인수금융도 일으켰다. 948억원은 자체 보유현금으로 충당했다.

나머지 외부 조달의 중심에는 교환사채가 있다. ㈜LS는 8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를 대상으로 4706억원 규모 교환사채를 발행했다. 교환사채는 미리 정한 조건에 따라 채권자가 발행사가 보유한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채권이다. 해당 교환사채는 교환대상이 LS엠앤엠 보통주로 설정됐다.

㈜LS는 LS엠앤엠 지분가치를 1조8900억원으로 산정해 유상감자 후 발행주식총수(4665만1403주)에 대한 주당가치를 4만513원으로 봤다. JKL파트너스가 보유 교환사채를 전량 교환할 경우 LS엠앤엠 지분 24.9%(1161만6199주)를 확보하게 된다. 교환사채 만기는 5년인데 발행 이후 5년 이내에 LS엠앤엠의 기업공개(IPO) 약정을 삽입해 만기 도래 이전에 JKL파트너스가 엑시트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줬다.

◇상환 부담 대신 LS엠앤엠 지분율 하락…잔여지분 매입 의미 퇴색

㈜LS는 LS엠앤엠 완전자회사 편입을 위해 교환사채를 발행하고 인수금융을 조달하면서 표면적으로는 단기간에 재무 부담이 급격히 늘었다. 별도 기준 2021년말 3876억원이었던 총차입금은 지난해 3분기말 1조971억원으로 크게 확대됐다. 인수금융이 포함되는 장기차입금과 교환사채가 포함되는 사채 중심으로 늘었다.

자회사들로부터 배당 수취에 따른 현금 확보로 일부 상쇄했지만 부채비율은 같은 기간 13.6%에서 36.4%로, 차입금의존도는 9.6%에서 21.4%로 상승했다. 재무건전성이 큰 폭으로 악화된 수준은 아니지만 다른 자회사 자금지원 등 현금 소요 이벤트가 여전히 남아있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한 수준도 아니다.


㈜LS가 자금조달에서 교환사채 비중을 늘릴 수밖에 없었던 것도 재무 부담을 고려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이번 교환사채에는 기업공개 약정 외에도 주주간 합의서가 따라붙었다. 교환청구 개시일로부터 1년 이내에 의무적으로 교환청구권을 행사하고 주식 취득을 완료한다는 내용이다. 교환청구가 내년 1월 1일부터 가능하므로 JKL파트너스는 내년말까지 LS엠앤엠 보통주 지분 24.9%를 취득해야 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LS의 지분율은 100%에서 75.1%로 감소한다.

교환청구권은 채권자가 행사 여부를 결정하는 일종의 옵션이다. 하지만 교환을 의무화했다는 것은 LS엠앤엠 지분 일부를 내주는 출혈을 감수하겠다는 의미다. 대신 차입 부담을 장기간 안고가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가능성을 높인다. ㈜LS는 내년말까지 총차입금에서 교환사채에 해당하는 4706억원을 차환자금 조달 없이 한 번에 털어낼 수 있다. 이는 부채비율 하락 등 재무 부담 완화에 기여한다.

규모가 가장 큰 교환사채 상환문제를 해결한다면 인수금융 상환은 기업공개에 따른 구주매출 대금으로 충당할 수 있다. 주당가치(4만513원)를 그대로 적용했을 때 14.2%(660만2819주)만 내놔도 인수금융 상환자금 2675억원을 마련할 수 있다. 교환 이후 지분율 75.1%에서 구주매출을 해도 ㈜LS의 지분율은 60%를 웃돌아 LS엠앤엠에 지배력을 행사하는 데 이론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다만 JKJS 컨소시엄으로부터 지분을 사들이며 내세운 지배력 강화의 의미는 퇴색될 수 있다. 인수금융 만기일은 2025년 9월이다. 교환청구 개시일(내년 1월)과 함께 고려하면 기업공개는 내년부터 추진돼 인수금융 만기일 이전까지는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앞서 LS그룹은 교환사채 발행으로 차입 부담 경감을 도모했던 경험이 있다. 2021년 8월 LS전선이 차환자금이 필요해지자 22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LS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동시에 300억원 규모 교환사채를 NH투자증권-마이다스PE 공동운용(Co-GP) PEF에 발행했다. 2021년 2분기말 LS전선의 부채비율이 248.2%로 차입 부담이 있던 시기다. 해당 교환사채의 교환대상은 LS전선의 종속회사인 LS전선아시아의 보통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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