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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성과 보수

LG유플러스 CFO 상여금 측정...재무지표가 중요할까

이혁주 LG유플러스 부사장, 최대실적 불구 상여금 감소

문누리 기자  2023-04-11 08:25:18
LG유플러스 전임 최고재무책임자(CFO)였던 이혁주 부사장의 상여가 3억원대에서 2억원대로 줄어들면서 총 보수도 1억원가량 감소했다. 계량지표인 매출과 영업이익 등 실적은 모두 개선됐지만 임원개인평가로 들어가는 비계량항목에서 전년보다 낮은 점수를 얻었기 때문이다. 핵심성과지표(KPI)가 공개되진 않았지만 주가수익비율(PER), 단기차입금의존도 등 CFO가 관리하는 지표의 부진 영향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적 개선에도 엇갈린 CEO·CFO 상여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 부사장의 총 보수는 2021년 8억6900억원에서 2022년 7억8500억원으로 줄었다. 세부적으로 기본급과 직책수당을 포함한 급여는 4억9100만원에서 5억1600만원으로 늘어난 반면 상여는 3억6900만원에서 2억6600만원으로 줄었다.

LG유플러스는 이사회에서 결정된 임원보수규정에 따라 직급(부사장) 등을 고려해 임원의 기본급을 결정한다. 이 부사장이 받은 기본급은 2021년 월 평균 3510만원에서 3650만원으로 소폭 늘었다. 직무와 역할의 중요성 등을 고려해 책정하는 직책수당은 2020년부터 3년째 월 평균 580만원으로 유지돼왔다.


관건은 상여금이다. 이 부사장은 CFO로 일한 7년간 거의 매년 상여금액이 늘어났다. 2017년 임원의 보수 현황 공시에 처음 등장한 이후 상여금액이 뒷걸음질 친 적은 2020년 단 한 번이었다. 이마저도 2019년 LG유플러스 영업이익이 7300억원에서 6800억원으로 줄어든 계량지표를 반영한 결과였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성과평가에 반영된 계량지표를 보면 2021년 매출 13조원, 영업이익 9800억원으로 전년도(매출 10조원, 영업이익 8300억원) 대비 급증했다. 이에 이 부사장과 같은 계량지표를 적용받는 최고경영책임자(CEO) 황현식 사장은 상여가 8억9600만원으로 전년보다 2억400만원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CFO인 이 부사장은 오히려 상여가 깎였다.

◇주가·차입금 등 재무지표 부진 반영 가능성

LG유플러스의 상여금액 결정 기준은 임원보수규정 중 특별 상여금 규정에 따른다. 내부 성과 평가를 기준으로 이사회에서 결정해 1년에 1회 지급한다. 앞서 언급한 계량지표(전년도 회사의 매출, 영업이익 등 실적)에 못지않게 중요한 건 임원 개인에 대한 비계량지표다.

비계량지표에 대해 LG유플러스는 회사의 중장기 기대 사항 이행, 리더십, 회사의 기여도 등으로 구성된다고만 언급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기준연봉의 0~150% 수준 내에서 지급한다. 평가에 따라 상여를 한 푼도 안 줄 수도 있는 것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CFO의 KPI를 공개할 순 없지만 임원마다 성과지표에 따라 매년 목표 달성 여부를 평가한다"며 "여기에 CFO도 재무조직의 수장인 만큼 조직과 구성원 관리 역량도 모두 반영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CFO의 KPI는 비공개이지만 LG유플러스와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이번 상여엔 주가, 차입금 지표 등 CFO가 관리하는 재무지표의 부진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2016년 이 부사장이 LG유플러스 CFO를 맡은 뒤 한동안 1만5000원 전후를 오가던 주가는 1만8000원대를 최고가로 찍은 뒤 기존의 기세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2020년 화웨이 장비 보안 의혹이 불거진 뒤 1만1000원대로 주저앉은 주가는 오랜 시간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LG유플러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7.22배로 업계 1위 SK텔레콤(11.38배)를 비롯해 동일업종 평균 PER(9.81배)보다 낮다. 통상적으로 PER은 10배 이하의 종목일 경우 저평가된 것으로 본다. 시장이 업계 다른 기업보다 LG유플러스에 대해 상대적으로 낮은 기대치를 지니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이 부사장이 2016년 선임된 이후 6%대로 열심히 관리해오던 단기차입금의존도가 2021년 10.7%로 오르는 등 일부 재무지표의 부진도 이번 상여 성과평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단기차입금의존도는 2019년 3.7%까지 낮아졌으나 코로나19 이후 다시 오름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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