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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그룹 세인트포CC 사업재편

이민호 기자  2023-06-16 13: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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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 THECFO가 제공하는 ‘아카이브(Archive)’는 시장에서 벌어진 이슈의 발단과 결말을 기록한다. 기업의 현재를 만든 이정표적 사건은 왜 일어났으며 어떻게 전개됐을까. 사건의 방향성을 흔들어 놓은 주요 이벤트는 뭘까. 기사 한 건이 하나의 조각이라면 아카이브는 조각이 맞춰진 퍼즐이다. 거대 사건을 구성하는 수많은 사실관계를 아카이브가 담았다.

목차

1. 개요

2. HL그룹 편입

2.1. HL D&I 한라의 세인트포CC 시공계약 체결

2.2. HL D&I 한라의 에니스 전환사채 및 상환전환우선주 투자

2.3. 에니스 회생절차 진입

2.4. HL홀딩스의 에니스 자회사 편입

3. HL그룹의 제이제이한라 매각 시도

3.1. 제이제이한라의 HL그룹 편입 초기 열악한 재무상태

3.2. 제이제이한라의 결손금 누적

3.3. 제이제이한라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3.4. HL그룹의 제이제이한라 매각 시도

4. 아난티와의 조인트벤처 설립에 따른 사업재편

4.1. 아난티와 MOU 체결

4.2. 제이제이한라 사업재편 구조

4.3. 제이제이한라 이익참가부사채 출자전환

4.4. 제이제이한라 재무건전성 제고

최초 문서 작성일 : 2023년 6월 15일



1. 개요접기



제주 세인트포 컨트리클럽(CC)을 운영하는 제이제이한라는 HL그룹(옛 한라그룹)의 오랜 골칫거리였다. HL D&I 한라가 세인트포CC 시공사를 맡으면서 당시 시행사였던 제이제이한라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채무보증을 제공한 것이 발단이 됐다.

지주사 HL홀딩스HL D&I 한라는 자금을 투입해 회생절차에 진입한 제이제이한라를 자회사로 편입하게 된다. 이후 HL그룹은 세인트포CC 매각을 추진했지만 무산되는 등 제이제이한라 재무건전성 개선 경과는 지지부진했다.

2022년 HL그룹은 국내 리조트 개발업체 아난티를 파트너로 끌어들이면서 반전의 계기를 만드는 데 성공한다. 아난티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세인트포CC와 묘산봉관광단지 배후부지 등 핵심자산을 양도하고 개발사업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해당 콘텐트는 HL그룹의 제이제이한라 계열사 편입과 아난티와의 협력에 따른 사업재편 경과를 시간순으로 정리했다.


2. HL그룹 편입접기



2.1. HL D&I 한라의 세인트포CC 시공계약 체결접기



에니스는 1993년 11월 9일 골프장 운영 및 관광개발업을 목적으로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에 설립됐다. 제주 세인트포CC 골프장과 콘도미니엄, 묘산봉관광단지 개발을 진행했다.
세인트포CC 전경. 출처 아난티

HL D&I 한라(당시 한라건설)는 2006년 5월 제주 묘산봉 골프장 사업(세인트포CC) 관련 업무협약서 등 제반 관련 프로젝트파이낸싱(PF) 계약을 체결했다. 에니스가 시행사로 HL D&I 한라는 시공사를 맡았다.

에니스는 우리투자증권, 동양종합금융증권, 한국증권금융으로 구성된 대주단으로부터 850억원을 차입했다. 당시 계약에는 HL D&I 한라의 의무로 책임준공, 시행사 대출금의 채무인수, 특정사유 발생시 시공권 포기 등 내용이 명시됐다.

2.2. HL D&I 한라의 에니스 전환사채 및 상환전환우선주 투자접기



HL D&I 한라는 2010년 4월 재무출자자 기업재무개선메자닌사모투자전문회사와 공동으로 에니스의 자금조달을 위해 전환사채 및 상환전환우선주를 인수했다.

당시 주주간 계약서를 통해 기업재무개선메자닌사모투자전문회사가 보유한 전환사채(135억원)와 상환전환우선주(RCPS·15만주)를 HL D&I 한라에 매수 청구할 수 있는 풋옵션이 부여됐다.

재무출자자는 2011년 12월 풋옵션을 행사해 전환사채 135억원은 HL D&I 한라가 인수했으며 상환전환우선주는 대체출자자인 골든브릿지증권이 인수했다. 상환전환우선주는 이후 2012년 12월 부국증권에, 2013년 6월 비케이이엔에스제일차주식회사에 잇따라 양도됐다.

2.3. 에니스 회생절차 진입접기



에니스는 2013년 3월 제주지방법원에 채무자회생및파산에관한법률에 따른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해 2013년 4월 개시 결정을 받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개발사업이 지지부진했던 탓이다.

에니스는 2014년 9월 제주지방법원으로부터 회생계획안이 인가됐다. HL D&I 한라는 에니스에 대한 미수금 2109억원 및 회원권 19억원(합산 채권금액 2129억원) 중 일부인 415억원을 보통주로 출자전환(주식병합 후 기준 보통주 81억원 규모)하는 방식으로 채권조정에 합의했다. 조정후 채권금액은 1631억원이었다.

출자전환에 따라 HL D&I 한라는 에니스 지분 72.85%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다. 2015년 상환전환우선주 풋옵션이 행사되면서 HL D&I 한라가 에니스 보통주 28억원을 추가로 취득했다. 이에 따라 에니스 지분율은 73.89%로 늘었다. HL D&I 한라는 2016년 3월 에니스의 회생채권 변제금액 부족에 따른 동의요청으로 160억원을 채무면제해주기도 했다.

2016년 에니스의 변경회생계획인가로 HL D&I 한라는 보유하고 있던 에니스 지분전량(출자전환 81억원, 상환전환우선주 풋옵션 28억원 합산)을 유상감자로 모두 처분했다.

2.4. HL홀딩스의 에니스 자회사 편입접기



에니스 변경회생계획인가로 2016년 4월 HL그룹은 에니스의 자회사 편입 작업을 개시했다. HL그룹 지주사인 HL홀딩스(당시 한라홀딩스)는 에니스 인수 과정에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한라제주개발이라는 100% 자회사 형태의 인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는 방식을 취했다.

먼저 HL홀딩스가 500억원을 출자해 한라제주개발을 설립했다. HL홀딩스HL D&I 한라는 한라제주개발이 발행한 총액 1600억원 규모 이익참가부사채를 800억원씩 인수하면서 자금을 보탰다.

한라제주개발은 인수금융 차입금 900억원도 조달했다. 해당 인수금융 차입금에 대해 HL홀딩스는 보유하고 있던 한라제주개발 주식 전량을 질권 설정하고 자금보충약정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에니스 인수에 필요한 총액 3000억원이 마련되면서 한라제주개발은 에니스 지분 전량을 사들였다.

2016년 5월 에니스 사명은 제이제이한라로 변경됐다.

2016년 10월 제이제이한라가 한라제주개발을 역합병(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제이제이한라가 HL홀딩스의 손자회사에서 100% 자회사로 변경됐다.


3. HL그룹의 제이제이한라 매각 시도접기



3.1. 제이제이한라의 HL그룹 편입 초기 열악한 재무상태접기





제이제이한라가 한때 회생절차에 진입했던 만큼 HL그룹 편입 초기 재무상태는 크게 열악했다. HL그룹 편입 당해인 2016년말 자산총계가 3526억원이었는데 이중 대부분인 3078억원이 부채총계였다. 자본총계는 448억원에 불과했다. 부채비율이 687.9%에 이르렀다.

부채총계 중 1600억원이 HL홀딩스HL D&I 한라를 대상으로 발행한 이익참가부사채(이자율 5.0%)였다. 장기차입금은 980억원으로 이중 인수금융 차입금인 부동산담보대출(이자율 4.29~4.49%)이 900억원으로 대부분이었다. 인수금융 900억원에 대해서는 토지와 건물을 대상으로 한 부동산담보신탁 우선수익권이 담보로 제공됐다.

HL D&I 한라로부터 차입한 운전자금 대출(이자율 7.0%)도 80억원 있었다. 단기차입금은 HL D&I 한라로부터 빌린 운전자금 대출(이자율 7.0%) 93억원이 있었다. HL D&I한라는 이후에도 금액에 소폭 차이는 있지만 제이제이한라에 장·단기 대여금을 꾸준히 공급했다. 사실상 HL그룹이 제이제이한라 존속의 버팀목이 되고있던 셈이다.

3.2. 제이제이한라의 결손금 누적접기



HL그룹 편입 이후에도 제이제이한라의 수익성은 갈수록 악화됐다. 과도한 차입금에 따른 금융비용 발생으로 당기순이익 적자가 2017년 167억원, 2018년 142억원, 2019년 117억원, 2020년 132억원으로 지속됐다.

이에 따라 2016년말 448억원이었던 자본총계는 2019년말 20억원으로 감소했으며 2020년말에는 마이너스(-) 112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2020년말 결손금(마이너스 이익잉여금)이 564억원에 이르렀다.

3.3. 제이제이한라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접기



제이제이한라는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으로 금융비용 절감에 노력했다. 2017년 기존 인수금융 900억원을 대주단 교체와 일부 상환으로 800억원으로 줄이면서 이자율을 4.04%로 낮췄다.

2020년 인수금융 만기 도래에 따라 동일한 대주단으로부터 금액을 900억원으로 다시 증액했지만 이자율을 3.10~3.20%로 낮췄다. 2021년에는 동일한 대주단으로부터 동일한 이자율로 금액을 930억원으로 증액했다.

한편 제이제이한라는 2022년 3월 만기가 도래한 기존 1600억원 규모 이익참가부사채를 2028년 3월로 연장하면서 HL홀딩스 1050억원과 HL D&I 한라 1040억원의 총액 2090억원으로 증액했다.

3.4. HL그룹의 제이제이한라 매각 시도접기



HL홀딩스는 제이제이한라 결손금 누적의 대응책으로 보유자산 매각을 추진하기도 했다. PF 채무보증에 나섰다가 HL D&I 한라가 떠안은 또다른 골프장인 여주 세라지오CC와 제이제이한라의 세인트포CC를 묶어 패키지 매각을 추진했다.

하지만 세인트포CC를 제외하고 세라지오CC만 2021년 7월 스톤브릿지자산운용-카카오VX 컨소시엄에 1530억원에 매각하는 데 성공했다.


4. 아난티와의 조인트벤처 설립에 따른 사업재편접기



4.1. 아난티와 MOU 체결접기



세인트포CC 매각이 좌초된 지 얼마 되지 않은 2021년 11월 HL홀딩스는 국내 리조트 개발업체 아난티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어 구체적인 제이제이한라 사업재편 계획을 2022년 5월 기관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NDR)에서 발표했다.

당시 HL그룹 측은 "고급 브랜드 아난티의 개발 참여와 제2공항 건설 추진 예상에 따라 향후 추가 투자 유치 및 투자 활성화가 전망된다"고 자평했다.

아난티로서도 아난티코드(가평), 아난티코브(부산)에 이어 빌라쥬 드 아난티(부산)까지 분양 프로젝트 모델을 잇따라 성공한 데다 제주도에 새로운 사이트를 확보할 수 있는 만큼 윈윈(win-win) 효과가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4.2. 제이제이한라 사업재편 구조접기





제이제이한라가 아난티와 조인트벤처(JV) 2개를 설립하고 제주도 묘산봉관광단지 소재 핵심자산을 이들 조인트벤처에 양도하는 것이 사업재편의 큰틀이다.

아난티 80%(80억원), 제이제이한라 20%(20억원)의 지분으로 설립하는 조인트벤처인 아난티한라에는 세인트포CC 골프장과 콘도미니엄(합산 약 54만평)을 2022년 6월 1200억원에 양도했다.

아난티 70%(210억원), 제이제이한라 20%(60억원), 미래에셋캐피탈 10%(30억원)의 지분으로 설립하는 또다른 조인트벤처인 아난티제이제이에는 묘산봉관광단지 배후부지(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일원·합산 약 8만6000평)를 650억원에 처분한다. 아난티제이제이는 묘산봉관광단지 해당 부지에 숙박시설과 문화시설 등을 건립한다.

세인트포CC 주변 잔여 미개발부지(합산 약 67만4000평)에 대해서는 아난티와의 조인트벤처에 넘기지 않고 제이제이한라가 그대로 보유하면서 자체개발하거나 아난티 또는 신규 파트너를 유치해 개발할 계획을 밝혔다.

4.3. 제이제이한라 이익참가부사채 출자전환접기



아난티와의 조인트벤처 협약에 따라 HL홀딩스는 2022년 6월 제이제이한라의 105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이익참가부사채를 전량 상계(출자전환)하는 방식으로 참여했다. HL D&I 한라는 1040억원 규모 이익참가부사채를 그대로 보유한다.

제이제이한라는 세인트포CC 양도대금과 HL홀딩스 출자전환 자금으로 인수금융 총액 930억원을 2022년중 일시에 상환했다.

4.4. 제이제이한라 재무건전성 제고접기





2022년말 기준 제이제이한라는 사업재편을 거치며 재무건전성이 개선됐다. 세인트포CC 양도와 차입금 상환으로 자산총계가 2990억원으로 감소했지만 부채총계도 1937억원으로 줄었다. 자본총계는 2021년 토지재평가이익(기타포괄손익누계액 912억원)과 2022년 출자전환(1050억원)을 바탕으로 1053억원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183.9%로 감소했다.
  • [1] 제이제이한라는 당시 회원제 36홀 골프장에서 회원제 9홀, 대중제 27홀 골프장으로 전환하면서 수익성 확대를 꾀했다.
  • [2] 골프장 업황이 개선되던 시기였지만 세라지오CC가 수도권에 위치해 사업적인 매력도가 높았던 반면 세인트포CC는 제주도에 위치해 매력도가 비교적 낮았던 영향이 컸다.
  • [3] 국내 기관투자자 VIP자산운용은 2022년 2월 HL홀딩스 주식 보유목적을 일반투자로 명시하면서 공식적인 주주행동을 시작했다. 당시 VIP자산운용은 HL홀딩스의 기업가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 중 하나로 제이제이한라를 꼽았다. VIP자산운용은 세인트포CC 등 핵심자산을 양도해 마련한 현금으로 인수금융을 상환하면 제이제이한라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장기적인 제이제이한라 엑시트 작업에도 도움이 된다는 긍정 평가를 내렸다.
  • [4] 아난티는 2023년 3월 세인트포CC를 아난티 클럽 제주로 론칭해 재개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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