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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집단 톺아보기

동아쏘시오 비주력사 '아벤종합건설' 생존법

⑤그룹 편입 10년차, 계열사간 거래창출 누적수익 3000억

박동우 기자  2023-06-20 16:51:19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아벤종합건설이 동아쏘시오그룹에 편입된지 올해로 10년차를 맞이했다. 의약품 산업에 초점을 맞춘 그룹 정체성을 감안하면 '비주력 계열사'로 분류된다.

동아제약, 동아에스티, 에스티팜 등 그룹 산하 기업들이 발주한 공사에 의존하면서 생존해왔다. 아벤종합건설이 계열사와 거래하면서 10년간 얻은 수익은 3000억원을 웃돌았다.

◇2013년 그룹 편입, 2017년 홀딩스 완전자회사 전환

아벤종합건설은 1989년에 출범한 회사로 업력이 올해로 34년차에 접어들었다. 동아쏘시오그룹의 품에 안긴 시기는 2013년 12월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 자회사인 수석이 아벤종합건설(당시 철근종합건설) 지분 일체를 62억원에 사들였다.

수석은 동아제약의 주력 제품인 박카스를 담는 유리병을 생산하는데 특화한 회사였다. 2010년대 들어 수도권과 충청권에 포진한 공장 노후화 문제가 대두됐다. 건설사 인수는 장기적으로 생산 인프라를 새롭게 조성하는 로드맵과 맞물려 있었다. 아벤종합건설은 2014년 충남 당진 합덕인더스파크에 산업시설을 건립하는 프로젝트를 맡았다.


아벤종합건설은 수석에 국한하지 않고 다른 계열사의 공사도 맡으면서 사업 보폭을 넓혔다. 2015년에 공사를 마무리한 용마로지스 안성2센터, 2016년에 준공한 동아쏘시오그룹 상주 인재개발원 등은 아벤종합건설이 수주한 산물이었다. 에스티팜 반월 원료의약품 공장도 건립하면서 한국 우수의약품 제조기준(KGMP)에 부합하는 시설을 짓는 노하우까지 얻었다.

지배구조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2017년 8월이다. 당시 수석은 아벤종합건설 주식 34만주 전체를 매각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104억원을 들여 지분을 모두 매입했다. 이후 경영관리 실효성을 제고하는 취지에서 재무 총괄 임원에게 아벤종합건설 감사 직책을 함께 맡겼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고승현 동아쏘시오홀딩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아벤종합건설 감사를 겸임하는 대목이 방증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가 아벤종합건설 지분을 넘겨받은 배경은 공정거래법과 맞물렸다. 지주사가 비상장 손자회사의 주식을 일정 비율 이상 의무 보유하도록 규제했기 때문이다. 2017년에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해 1000억원을 확보한 덕분에 자금 사정이 넉넉했다. 지분을 일부 보유하지 않고 전량 인수해 완전 자회사로 전환한 이유였다.


◇연간매출 60~90% '계열사 발주공사' 의존

아벤종합건설은 동아쏘시오그룹 계열사들이 발주한 공사에 의존해 실적을 쌓았다. 연간 영업수익 가운데 특수관계자와 거래하면서 얻은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파악할 수 있다. 그룹 산하로 편입된 이듬해인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추이를 살피면 매년 비율이 60%를 웃돌았다.


특수관계자 매출 비중이 가장 높았던 해는 2021년이었다. 연간 매출 813억원 대비 93.1%인 757억원이 동아쏘시오홀딩스 자회사들과 거래에 힘입어 발생했다. 그해 단연 많은 수익을 안겨다 준 계열사는 동아제약(359억원)이었다. 앞서 2020년에 동아제약 충남 당진공장을 건립하는 공사 약정을 맺은 성과가 주효했다.

2021년에 아벤종합건설은 동아쏘시오그룹의 설비투자에 부응해 연구·생산 시설 조성 프로젝트를 동시다발로 진행했다. △에스티팜 반월 이노베이션 센터 건립 △에스티팜 반월 올리고동 증축 △동아에스티 송도 캠퍼스 공사 등이 대표적 사례였다. 매출이 2020년 479억원에서 2021년 813억원으로 1.7배가량 불어나고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12억원에서 45억원으로 3배 넘게 급증한 비결이었다.

2014년 이래 지난해까지 아벤종합건설이 계열사들과 거래해 얻은 수익은 3151억원이다. 에스티팜에서 최다 금액을 벌어들였다. 948억원으로 누적 특수관계자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규모다. 뒤를 이어 △동아에스티(674억원) △동아제약(634억원) △인더스파크(227억원) 순으로 특수관계자 매출액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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