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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집단 톺아보기

'제약부문 핵심' 동아ST, 동아쏘시오 계열사 뒷배

②'그룹내 최대' 자산·실적…'상품·원료 거래' 방식 매년 1000억 '홀딩스 자회사'로 이전

박동우 기자  2023-06-13 17:08:17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동아쏘시오그룹을 뒷받침하는 사업은 '의약품 생산'이다. 제약부문에서 활약하는 핵심 계열사는 동아ST(동아에스티)다. 그룹 산하 기업들과 견줘보면 자산총계, 실적 등의 외형이 가장 큰 회사다.

3000억원 안팎의 여유실탄과 단기성차입 비중 하락 등 건실한 재무구조가 동아ST의 활동 반경을 넓혀줬다. 동아쏘시오홀딩스 계열사를 조력하는 '뒷배' 역할을 수행했다. 상품·원료를 거래하는 방식으로 매년 1000억원이 동아ST에서 지주사 산하 자회사로 이전됐다.

◇전문의약품 주력, 자산총계 '지주대비 60%'

전문의약품 개발과 생산에 주력하는 동아ST는 2013년 3월에 동아제약이 인적분할하면서 출범했다. △성장호르몬 치료제 '그로트로핀' △소화제 '모티리톤' △무좀 치료제 '주블리아' △당뇨병 치료제 '슈가논' 등을 출시하면서 수익 실현 기반을 다졌다. 인도 제약사 인타스, 미국 바이오 업체 뉴로보 등 해외 기업을 타깃으로 기술 수출도 성사했다.


동아ST는 그룹의 재무상태와 경영성과를 좌우하는 핵심 계열사다. 2023년 1분기 말 연결기준 자산총계는 1조1746억원이다. 지주회사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연결 총자산 1조8706억원과 견줘보면 60%를 웃도는 수준이다.

계열사 가운데 최대 실적을 올리는 점 역시 돋보인다. 올해 1분기 연결 매출이 1471억원으로 동아제약(1420억원), 에스티팜(506억원) 등 제약 부문 계열사 중 최대 규모의 영업수익을 창출했다. 물류 분야에서 활약하는 용마로지스(814억원), 박카스병 제조에 특화된 수석(252억원)과 비교해도 우위를 형성했다.


실적을 두텁게 다지는 데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노력이 주효했다. 2023년 1분기 매출 가운데 수출로 얻은 금액은 244억원으로 전체 실적의 16.6%를 차지한다. 동아ST는 글로벌 영업망 확장을 염두에 두고 북미, 인도, 브라질에 자본금을 전액 출자해 자회사를 세웠다. △동아아메리카 △동아ST인도 △동아브라질파마슈티카 등의 종속기업이 거론된다.

미국 바이오 벤처 뉴로보파마슈티컬스를 겨냥한 투자도 단행했다. 2022년에 510억원을 집행하면서 보통주 지분율이 2021년 말 10.8%에서 지난해 말 48.9%로 상승했다. 신주인수권 발행 물량까지 감안한 실질 지분율이 55.4%로 집계되면서 종속기업으로 분류했다.

◇여윳돈 3000억, 단기성차입 30%…'공장·신약' 과감한 투자

동아ST가 사업 보폭을 넓히는데 건실한 재무구조가 한몫 했다. 2021년 말부터 3000억원 안팎의 유동성을 계속 유지하는 대목이 눈에 띈다. 외부에서 끌어다 쓴 빚 가운데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단기성 차입의 비중이 과거와 견줘 낮아진 점도 실탄 집행의 자율성을 끌어올리는데 일조했다. 올해 3월 말 총차입금 3427억원 가운데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부채를 더한 금액은 965억원으로 전체의 28.2%였다.


홀딩스 계열사에 자금을 대주는 조력자 역할이 용이한 배경과 맞닿아 있다. 완제품이나 원료 매입에 따른 대가를 지급하는 방식을 구사해왔다. 동아오츠카에서 생산한 자양강장제 '박카스' 캔을 받아 동아ST가 유통하고 에스티팜으로부터 복제의약품 원료를 수급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특수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지출 내역 가운데 '상품 및 원재료 매입' 금액의 변화가 방증한다. △2019년 1018억원 △2020년 1003억원 △2021년 942억원 △2022년 1105억원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3월까지 동아ST가 제품과 원료를 사들이면서 217억원을 홀딩스 자회사들에 건네줬다.


여윳돈을 보전하고 상환 압력을 낮은 수준으로 가져가는 전략은 공장 조성과 신약 개발에 과감히 투자하는 원동력으로도 작용했다. 2020년 동아ST는 810억원을 들여 인천 송도에 고형제 생산시설을 건립하는 계획을 세웠다.

충남 천안, 대구 달성 등에 자리잡은 기존 공장 설비를 교체하는 작업도 병행했다. 국내 공장 신·증설 여파로 연간 자본적지출(CAPEX)은 2020년 422억원에서 2021년 804억원으로 2배 가깝게 불어났다. 지난해와 올해 1분기에는 689억원, 117억원을 기록했다.

의약품 R&D에도 힘을 쏟을 수 있었다. 건선치료제 'DMB-3115', 과민성 방광 신약 'DA-8010' 등의 임상을 활발히 추진했다. 매년 집행하는 연구개발비가 2020년 794억원, 2021년 857억원, 2022년 887억원 등으로 증가했다. 매출 대비 R&D 비용의 비중 역시 같은 기간 13%에서 17.8%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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