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롯데정밀화학이 수년간 이어온 대규모 투자 사이클을 마무리하면서 현금흐름 개선세를 본격화하고 있다.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그린소재의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선행 투자가 실적으로 연결되기 시작한 데다 설비투자(CAPEX) 부담도 완화되면서 잉여현금흐름(FCF)이 흑자로 돌아섰다.
재무 안정성도 눈에 띈다. 실적 회복으로 벌어들인 현금이 쌓이면서 순현금 기조가 한층 강화됐다. 차입금보다 보유 현금이 많은 순현금 상태다. 이에 롯데정밀화학은 향후 암모니아와 수소 등 신규 사업 투자까지 자체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재무 체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실적 반등에 투자 부담 완화…FCF 3년 만에 흑자
롯데정밀화학은 수익성과 현금창출력을 동시에 회복하고 있다. 고부가 그린소재 판매 확대와 케미칼 업황 개선으로 실적이 반등한 가운데 CAPEX도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잉여현금흐름(FCF)이 흑자로 돌아섰다. 사업 구조가 본격적인 수익 회수 단계에 진입했다는 시선이다.
챗GPT를 활용한 이미지.
롯데정밀화학은 2024년 매출 1조6705억원과 영업이익 504억원으로 저점을 기록한 뒤 지난해 매출 1조7527억원과 영업이익 744억원으로 반등했다. 올 1분기도 매출 5107억원과 영업이익 304억원을 기록해 성장세를 이어갔다. 영업이익률도 4.5%에서 6%로 1.5%p 상승했다.
다만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감소했다. 올 1분기 롯데정밀화학의 NCF는 502억원으로 전년 동기(951억원) 대비 449억원 줄었다. 매출 확대 과정에서 매출채권이 지난해 말 2653억원에서 올 1분기 말 3223억원으로 570억원 늘어나면서 운전자본 부담이 커진 탓이다. 영업활동으로 유입된 실질적인 현금이 줄어든 셈이다.
잉여현금흐름(FCF)은 큰 폭으로 개선됐다. 올 1분기 롯데정밀화학의 CAPEX가 전년 동기(410억원) 대비 305억원 74.4% 줄어든 105억원을 기록하면서 현금 유출을 줄였다. 이에 FCF는 396억원을 기록해 흑자로 전환했다. 이는 2024년 마이너스(-) 890억원, 지난해 -63억원에서 흑자 전환한 수치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롯데정밀화학은 투자 사이클이 마무리되면서 현금창출력 강화로 연결되는 국면"이라며 "특히 고부가 라인업이 확장되면서 영업이익률도 실적과 동일하게 우상향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순현금 재무 장점…그린소재가 '실적 뒷받침'
롯데정밀화학의 실적 회복은 재무 체력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 그린소재 등 고부가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가 현금을 꾸준히 쌓는 구조를 만들었고, 순현금 기조도 더 공고해졌다. 미래 성장사업까지 병행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시장에서 나온 배경이다.
실제 올 1분기 말 기준 롯데정밀화학의 순차입금은 -158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1044억원보다 순현금 규모가 536억원 확대된 액수다. 차입금을 모두 상환하고도 현금이 남는 구조를 갖춘 만큼 향후 투자 집행 과정에서도 재무 부담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고부가 그린소재 사업의 성장세가 재무를 뒷받침하고 있다. 앞서 롯데정밀화학은 2020년부터 식·의약용 셀룰로스 생산라인을 잇달아 증설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범용 화학제품 중심에서 스페셜티 소재 중심으로 전환했다. 이에 그린소재 사업 매출은 최근 5년간 연평균 6.8% 성장했고, 수출 비중도 47%까지 높아졌다.
이에 롯데정밀화학은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암모니아와 수소 유통망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최근 울산항을 통해 그린 암모니아를 도입, 세계 최초로 암모니아 선박 연료 공급(벙커링) 상업화에 성공하면서 성장 기반을 마련한 내용이 골자다. 2050년 3조원으로 예상되는 국내 벙커링 시장의 점유율 1위를 목표하고 있다.
시장 전망도 밝다. 글로벌 그린 암모니아 시장은 2024년 6억4238만달러에서 2033년 36억3000만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측 기간(2025-2033) 동안 연평균 성장률(CAGR)은 21.23%에 달할 전망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롯데정밀화학은 그린소재 증설 효과가 실적과 현금흐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에 진입했다"며 "순현금 재무를 유지하는 가운데 암모니아와 수소 등 신규 사업을 병행할 수 있다는 점이 경쟁사 대비 차별화되는 강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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