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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홀딩스, 1.4조 증설 승부수…차입 5000억 시험대

선수금·테이크오어페이로 위험 낮춰…웨이퍼 투자 5000억 추가 변수

박성영 기자  2026-07-27 14:20:40
OCI홀딩스가 미국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폴리실리콘 생산능력(CAPA)을 두 배로 확대한다. 장기공급계약(LTA) 체결로 기존 생산 물량이 사실상 모두 팔리자 1조4299억원을 투입해 공급 능력을 대폭 끌어올리기로 한 것이다.

관건은 투자 재원이다. 전체 투자금 가운데 약 3분의 1은 고객사 선수금으로 충당하지만 나머지는 내부 현금과 외부 차입으로 마련해야 한다. OCI홀딩스는 A+(안정적) 신용등급과 5조원에 육박하는 자기자본을 보유하고 있어 당장 조달이 어려운 수준은 아니다. 다만 순차입금이 최근 3년 동안 약 네 배 가까이 증가한 상황에서 폴리실리콘과 웨이퍼 증설이 동시에 진행될 경우 재무 부담이 적지 않을 거란 평가가 나온다.

◇2028·2029년 물량 완판…폴리실리콘 7만톤 체제 구축

OCI홀딩스가 대규모 증설에 나서는 배경에는 미국 태양광 시장의 공급망 재편이 있다.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 건설이 늘면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발전설비와 전력망 확충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건설 기간이 짧은 태양광발전이 신규 전력 공급원으로 주목받으면서 비중국산 태양광 소재 수요도 함께 늘어나는 추세다.

OCI테라서스의 기존 생산능력인 연간 3만5000톤은 신규 LTA 체결로 2028~2029년 생산 물량이 사실상 모두 판매됐다. OCI홀딩스는 추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OCI테라서스 증설 투자금을 기존 8644억원에서 1조4299억원으로 증액했다. 2029년까지 생산능력을 기존 3만5000톤에서 7만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번에 체결한 계약은 모두 테이크오어페이(take-or-pay) 구조다. 고객사가 연간 약정 물량 가운데 일부를 다음 해로 이월할 수 있지만 상당 부분은 실제 인수 여부와 무관하게 약정 가격을 지급해야 한다. 상당 규모의 선수금도 수반된다.

일반적인 선제 증설과 달리 고객과 물량을 먼저 확보한 뒤 투자를 집행한다는 점에서 수요 위험은 낮다. 폴리실리콘 가격이 하락하거나 태양광 시장이 둔화하더라도 장기계약을 통해 일정 수준의 판매량과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다. 더군다나 현재 신용등급도 A+(안정적)로 회사채와 금융기관 차입 등 다양한 조달 수단을 활용할 수 있다.

다만 꾸준히 증가하는 순차입금 규모와 부채비율은 위험 요인이다.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은 지난 23일 컨퍼런스콜에서 “증설에 필요한 자금 1조4000억원 가운데 3분의 1 정도는 고객 선수금으로, 3분의 1은 내부 현금으로, 나머지 3분의 1은 외부 차입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1조4299억원을 동일한 비율로 나누면 고객 선수금과 내부 현금, 외부 조달 규모는 각각 약 4766억원이다.


OCI홀딩스의 순차입금은 2023년 말 2416억원에서 2024년 말 8243억원으로 세 배 이상 증가했다. 2025년 말에는 8820억원, 올해 2분기 말에는 9270억원까지 늘었다. 2년 반 만에 순차입금이 약 네 배가 된 셈이다.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56.1%에서 71.3%로 15.2%포인트 상승했다. 절대적인 부채비율이 위험한 수준은 아니지만 2023년과 비교하면 활용할 수 있는 재무 완충력은 줄어들었다.

외부 차입 예정액 4766억원만 반영하면 순차입금은 단순 계산상 9270억원에서 1조4036억원으로 51% 증가한다. 여기에 자체 현금 4766억원을 실제 투자비로 사용하면 보유 현금이 같은 금액만큼 줄어든다.

영업현금 유입이나 자산 매각 등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 계산이지만, 폴리실리콘 투자만으로도 순차입금이 최대 9500억원가량 늘어 1조8800억원 안팎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의미다. 고객 선수금은 이자비용이 발생하는 차입금은 아니지만 회계상 선수금 등 부채로 반영될 수 있어 부채비율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1조4299억원이 한 번에 집행되는 것은 아니다. 증설 공사가 2029년까지 단계적으로 진행되는 만큼 실제 차입과 자체 자금 투입도 수년에 걸쳐 분산될 전망이다. 이 기간 기존 사업에서 발생하는 영업현금과 태양광 프로젝트 매각 대금, DCRE 분양대금 등이 투자 부담을 일부 상쇄할 수 있다.

◇2분기 흑자전환은 긍정적…웨이퍼 투자까지 겹치면 부담


수익성 회복은 증설 투자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OCI홀딩스는 올해 2분기 매출 1조231억원, 영업이익 1081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576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과 다른 양상이다.

다만 2분기 실적을 모두 반복적인 현금창출력으로 보기는 어렵다. 2분기 영업이익에는 미국 자회사 OCI에너지가 500MW 규모 태양광 프로젝트를 매각하면서 인식한 이익이 포함됐다. OCI테라서스는 생산 정상화로 적자폭을 줄였지만 고객사 구매 지연 영향으로 3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향후 폴리실리콘 증설 물량이 LTA를 기반으로 본격 판매되기 전까지는 태양광 프로젝트 매각과 도시개발 분양 등 비정기적 현금 유입의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웨이퍼 증설도 추가 변수다. OCI홀딩스는 현재 2.7GW인 웨이퍼 생산능력을 내년 3.75GW, 2028년 7.5GW, 2029년 11.5GW로 확대할 계획이다. 회사는 2030년에는 15GW까지 생산능력을 늘리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회사가 계획하는 규모로 웨이퍼를 증설하기 위해서는 약 5000억원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아직 투자 구조나 자금 조달 방법은 확정되지 않았다. 외부 장비업체와의 협업이나 고객사 선수금 등 자산 부담을 낮추는 방식을 활용하면 재무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OCI홀딩스가 자체적으로 상당 부분을 부담할 경우 폴리실리콘 증설과 투자 시기가 겹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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