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출범 2주년을 맞은 OCI홀딩스는 출범 직후 양호했던 총주주수익률(TSR)을 2024년에 모두 반납했다. 2024년 한미사이언스와의 통합법인 출범도 무위로 돌아가며 2022년 인수한 부광약품과의 시너지가 사라진 게 컸다. 2023년 40.2%에 달했던 TSR은 2024년 -39.7%을 기록하며 상승분을 모두 내줬다.
그룹 특유의 보수적인 기조를 고려하면 또 다른 묘안을 주주나 시장에 내놓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러나 OCI그룹은 한편으로 보면 지주사 출범 후 여러 새 먹거리를 시장에 제시해 둔 상태다. 또 현금을 충분히 쌓았고 주주환원에 대한 열의도 높이고 있다. 올해 하반기 들어 TSR이 반등을 시작한 이유가 이 지점에 있어 보인다.
◇출범 후 과감한 도전에 움직인 주가…시너지 사라지자 후퇴 THE CFO는 코스피와 코스닥 중 금융지주사를 제외한 총 95곳의 상장 지주사들을 추린 뒤 이들의 직전 3년 간 TSR을 살펴봤다.
2025년 TSR의 경우 아직 회기 중이라 2024년 하반기 초(2024년 7월 1일)부터 2025년 상반기 말(2025년 6월 30일) 종목별 종가를 합산하고 주당 배당금을 더해 산출했다. 주당 배당금 역시 2025년 기말 배당이 이뤄지지 않은 점을 고려해 2024년 지급 규모를 적용했다. 일부 연간 배당 규모를 사전에 공개한 곳들은 해당 수치를 참고했다.
그 결과 OCI홀딩스는 해당 기간 동안 -14.1%의 TSR을 기록했다. 95개 상장사 가운데선 77위, 코스피 상장사(81곳) 가운데선 66위로 하위권이다. 시계열로 살펴보면 2024년 하반기초부터 2025년 상반기 말까지 -14.6%, 2024년엔 -39.7%, 2023년엔 40.2%였다.
해당 기간 코스피 상장사 가운데 2024년과 2025년 상반기 말까지 TSR이 마이너스를 나타낸 곳은 OCI홀딩스를 포함해 12곳밖에 되지 않는다. 애초에 이 기간 TSR이 상승한 곳 비중이 전체의 70% 이상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OCI홀딩스는 출범 이후 TSR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OCI홀딩스는 출범 원년인 2023년 한해를 기준으론 약 40%의 TSR을 기록했다. 이는 해당 기간 95개 지주사 전체 중 17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81개 코스피 상장 지주사 가운데선 15위로 상승률 기준 상위권에 랭크했다.
◇OCI 감액배당 등 풍부해진 주주환원 곳간…기대감에 주가 반등 시작 OCI홀딩스는 지주사 출범 초기부터 그룹 차원에서 여러 도전과 변신을 시도해왔다. 이 점이 지주사 체제를 도입한 초기 양호한 TSR을 나타낸 원인으로 꼽힌다. 이 회장이 주도했던 부광약품 인수 역시 초기 태양광 사업 확장과 마찬가지로 오너 3세가 주도하는 대담한 도전으로 시장에서 읽히면서 설득력을 확보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미약품그룹과 뭉쳐 만들려던 통합법인이 무위로 돌아간 게 영향을 미쳤다. 결과적으로 계열사 통합이나 제약바이오 새 먹거리 발굴 등 그룹이 그리던 시너지가 휘발되자 시장의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고 TSR도 하락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새 도전보단 현재 주력해온 사업에서 성과를 창출하는 것으로 타개책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주주들에게도 비전 제시보다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으며 투자 유인을 지속할 전망이다.
OCI홀딩스가 그간 선제적으로 내놓은 배당정책은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재무안정성 강화와 잉여현금흐름(FCF)의 30% 이상을 현금배당에 활용하는 것 등이다. 2024년 말 기준 잉여현금흐름은 2673억원이었고 지급 배당금은 약 646억원이었다. 앞서 FCF 30% 이상 목표치에 약간 부족하지만 규모 자체는 상당하다.
주주환원을 위한 재원은 내부에 충분히 쌓아뒀다. 올해 1분기 현금성자산이 별도재무제표 기준 3617억원이다. 차입금을 제외한 순현금은 2908억원이다. 여기에 주력 계열사인 OCI에서 최대주주를 향한 감액배당 몸풀기를 시작한 것도 지켜봐야 한다.
OCI가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확정한 자본준비금 감액 규모는 약 1000억원이다. OCI홀딩스는 지분율에 따라 450억원 가량을 비과세로 배당 받을 수 있다. OCI로선 자본 유출에 따른 재무 부담이 커지지만 OCI홀딩스로선 지배력 제고와 함께 큰 부가가치를 거둘 수 있게 됐다. 올해 하반기 들어 OCI홀딩스의 주가가 반등을 시작한 것도 이런 복합적인 기대감과 관련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