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 지주사 95곳 가운데 4분의 3 이상인 73곳이 작년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까지 총주주수익률(TSR) 플러스(+)를 나타냈다. 2023년부터 2024년까지 1년 간은 이들의 절반 이상이 마이너스(-) TSR을 기록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작년 하반기부턴 상법 개정과 중복상장 금지, 밸류업 이슈가 복합돼 지주사들의 TSR이 상승했다. 기업별 호재가 있는 곳들은 더 많이 올랐다. 방산과 태양광 조선업이 함께 웃은 한화는 2025년에만 250%가 넘는 TSR을 기록했다. 원전 사업을 앞세운 두산은 3년 누적 기준 주주들에게 400%가 넘는 수익률을 안겨줬다.
◇'지주사 디스카운트' 사라진다 상장사 4분의 3 TSR '플러스'
THE CFO는 코스피와 코스닥 중 금융지주사를 제외한 총 95곳의 상장 지주사들을 추린 뒤 이들의 직전 3년 간 TSR을 살펴봤다.
2025년 TSR의 경우 아직 회기 중이라 2024년 하반기 초(2024년 7월 1일)부터 2025년 상반기 말(2025년 6월 30일) 종목별 종가를 합산하고 주당 배당금을 더해 산출했다. 주당 배당금 역시 2025년 기말 배당이 이뤄지지 않은 점을 고려해 2024년 지급 규모를 적용했다. 일부 연간 배당 규모를 사전에 공개한 곳들은 해당 수치를 참고했다.
그 결과 앞서 95곳의 상장지주사 가운데 73곳이 양의 지표를 나타냈다. 전체 종목 가운데 76.8%, 4곳 중 3곳은 해당 기간에 투자했다면 배당수익까지 합쳐 투자수익을 내고 있단 뜻이다. 통상 지주사가 거느리는 계열사들이 주식시장에 함께 상장 돼있고 실적도 중복되기 때문에 주가 할인을 많이 받는 걸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변화다.
기업 가치와 시장 평가의 괴리를 찾기 위해 사용하는 지표인 PBR을 기준으로 살펴봐도 이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2020년부터 2024년 말까지 꾸준히 PBR이 하락한 상장사는 2760개 기업 중 85곳이었다. 이들 중 지주사는 16개다. 전체 상장사 가운데 금융지주를 제외한 일반지주사가 차지하는 비율은 3.4% 정도에 불과하다. 지속적으로 저평가를 받은 저PBR 종목들 중 약 20%를 지주사가 차지한 셈이다.
2025년에도 95개 상장 지주사 가운데 76곳이 2025년 상반기 말 기준으로 PBR이 1배를 밑돌았다. 다만 시장가치가 기업 청산가치를 넘어선 지주사의 비율이 과거보다 개선됐다. 2024년에는 13개의 지주사, 전체의 15%만이 PBR이 1배를 넘었는데 2025년엔 19곳으로 늘었다. 전체 상장 지주사 중 20%는 그나마 헐값으로 평가되지 않았단 뜻이다.
지주사들의 최근 주가 변화 추계를 보면 올해 2분기부터 지금의 반등세가 시작돼 지금의 상승장이 만들어졌다. 특히 상승세를 기준으로 보면 일부 차이는 있지만 코스피나 코스닥 등 시장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세부적으로 코스피에 상장한 81개의 지주사 가운데 18곳, 코스닥에 14개 지주사 중 4곳만이 해당 기간 TSR이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상장시장별로 보면 코스피는 상장 지주사 가운데 22.2%%, 코스피는 28.5%만이 해당한다.
◇밸류업 정책, 업황 개선 TSR 상승 촉매…한화 '상승률' 두산 누적 수익률 '으뜸'
지주사들이 장기간 이어진 저평가를 털어내고 반등을 시작한 원인은 다양하다. 그 중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앞서 금융당국 차원에서 도입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나 상법개정 등이 꼽힌다. 당국과 시장 모두 주주가치 제고를 독려하는 흐름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기업집단별로 보면 저마다 지주사의 주가가 다르게 움직인 이유도 보인다. 한화가 대표적인 예다. 한화의 해당 기간 TSR은 코스피·코스닥을 통틀어 가장 높았다. 한화는 2024년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 말까지 251.7%의 TSR을 기록했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도 전반적인 오름세를 보였지만 한화의 TSR이 이를 크게 넘어선다.
한화그룹은 국내 대규모기업집단 가운데 가장 양호한 수익성을 나타낸 점, 글로벌 시류에 맞는 사업군을 꾸려둔 게 호재로 작용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이란 전쟁 등에서 시작된 글로벌 정세 혼란이 방위산업에 접점을 둔 그룹엔 오히려 웃음을 줬다. 태양광 사업과 한화오션을 앞세운 조선업도 마침 호황기로 불리는 슈퍼사이클을 맞았다.
코오롱은 한화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222.2%의 TSR을 기록했다. 코오롱의 자사주 보유 비율은 0.03%로 소각을 해도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 직전 3년 간 주당 배당금도 550원으로 동결이다. 지주 또한 그룹 계열사가 개발하는 골관절염 바이오신약 'TG-C'을 지원하느라 주주환원에 적극성을 보이지 못했다. 그럼에도 바이오 신약의 글로벌 상업화 가능성이 보이자 주가가 뛰었다.
두산은 직전 3년 간 합산기준 TSR이 400%가 넘었다. 두산은 글로벌 메가트렌드에 해당하는 조선·방산·원전 부문 가운데 원전을 주력 사업으로 쥐고 있다. 주가에 상승작용이 나타난 주 원인이다. 이밖에 코스닥에선 이건홀딩스(113.3%), 휴온스글로벌(93.4%), 원익홀딩스(60.3%) 등이 양호한 TSR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