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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평가 시그널: PBR 0.3

PBR 0.1배 계룡건설, 외형성장·배당으로 저평가 대응

‘지방 중소건설사’ 꼬리표에 장기 저평가…6년 연속 배당으로 주주가치 방어

김현정 기자  2025-05-16 13:43:13

편집자주

주가는 단기적으론 인기 투표지만 길게 보면 계량기라는 말이 있다. 왜 헐값에도 투자자가 발길을 돌릴까. 시간이 지나면 진짜 무게가 드러난다. 그 괴리를 찾는 과정에 사용되는 지표가 주가순자산비율(PBR)이다. 최근 유력 대선후보는 PBR이 0.3배도 안되면 시장에서 정리해야 한다며 강하게 압박하기도 했다. 가시방석에 앉은 종목들을 더벨 SR본부가 저울에 올렸다. 저평가인지, 벗어날 수 없는 밸류트랩인지, 시장평가와 본질가치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을 재고 구조적 원인을 파헤쳐 본다.
충청권 기반 계룡건설은 작년 말 PBR(주가순자산가치)이 0.13배 정도로 현저히 저평가된 곳이다. 최근 3년 줄곧 0.1~0.2배대에 머물렀다. 지방 중소건설사라는 프레임과 최근의 수익성 둔화가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다만 꾸준한 외형성장으로 사업경쟁력을 입증하는 중이다. ‘공공공사 강자’라는 수식어답게 지난해 공공건설 시장에서 1조6000억원가량의 수주 실적을 기록, 해당 부문 업계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꾸준히 배당을 지급하며 2%후반대 시가배당률을 보장하고 있다. 계룡건설의 주주가치 제고 방식이다.

◇PBR 0.13배, 2022년 주가 급락 후 2년 넘게 1만원대

더벨 SR(서치앤리서치)본부가 코스피 상장사 808곳과 코스닥 상장사 1675곳 등 합계 2483곳 상장사를 전수조사한 결과 지난해 말 연결 기준 PBR이 0.3배 미만인 곳은 총 225곳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계룡건설의 작년 말 PBR은 0.13배로 해당 그룹에 속했다.

계룡건설 PBR이 0.3배를 밑돈 건 작년 만의 일이 아니다. 2021년엔 0.41배였지만 2022년 갑자기 0.22배로 급락하기 시작하더니 쭉 하락세를 이어가며 2023년 0.16배, 작년엔 0.13배까지 떨어졌다.


실제 계룡건설 주가는 2022년 급락한 바 있다. 2022년 3월 말 4만20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이후 급락하더니 그 해 말 1만8000원까지 떨어졌다. 이후에도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며 작년 말(12월 30일)엔 1만2890원까지 떨어졌다. 2년 넘게 1만원대에 머물렀다.

2022년 주가 급락의 원인은 3년여간 이어진 코로나19 여파와 함께 고금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건설업계에 닥친 복합적 위기 상황 때문이었다. 특히 당시는 레고랜드발 악재에 건설주들이 급락한 시기이기도 했다. 2022년 말 계룡건설 시가총액은 1161억원가량이었는데 당시 한 해 영업이익(2327억원)보다 못한 평가를 받았다.
*출처=네이버증권

이후 계룡건설은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꾸준히 감소해 주가 흐름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2021년 2036억원가량의 영업이익을 냈던 계룡건설은 2022년 영업이익이 963억원으로 반쪽으로 줄어들었다. 2023년엔 615억원, 2024년엔 562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순이익도 비슷한 흐름이었다. 원가와 인건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나빠진 상황이 실적에 그대로 드러났다.


◇영업익·순익 감소에도 매출은 우상향, 안정적 배당정책 '주주가치 보장'

다만 계룡건설의 매출은 우상향을 그린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란 평이다. 수익성이 다소 악화했을지언정 수년간 외형성장은 놓치지 않고 있다. 계룡건설은 작년 매출 2조3397억원을 올렸다.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건설 불황에도 주특기인 공공공사를 통해 매출기반을 다지는 한편, 적극적으로 민간공사에 나서며 사세를 확장한 덕이었다. 지난해 공공건설 시장에서 1조6000억원가량의 수주 실적을 기록, 해당 부문 업계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수주물량 확대를 이뤄 ‘안정 속에 성장을 추구한다’는 회사의 전략이 주효했음을 알렸다.


그간 주가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했던 ‘지방 중소건설사’ 타이틀이, 올해 들어선 관심 요인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는 분위기다. 대전 서구에 본사를 둔 계룡건설은 대표적 충청권 건설사로 분류된다. 대선이 시작되면서 대통령실과 국회를 세종으로 옮기겠다는 이재명 후보의 공약이 부각됐고 계룡건설은 이른바 '세종시 테마주'로 엮였다. 2년 넘게 1만원대를 유지하던 계룡건설의 주가는 지난 4월 23일 장중 3만1750원을 찍으며 연말 대비 146% 올랐다. 현재는 2만700원(5월15일 기준) 정도로 조정을 받고 있다.

계룡건설은 꾸준한 배당지급을 통해 주주가치를 보장한다는 방침이다. 계룡건설은 2012년 주당 100원의 배당금을 지급한 이후 재무악화로 6년가량을 배당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2018년 원가절감, 수주확대 등의 노력으로 실적을 회복한 계룡건설은 이후 쭉 배당을 지급 중이다.

작년에도 주당 400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최근 6년 간 계룡건설의 시가배당률은 △2019년 3.1%(600원) △2020년 2.24%(600원) △2021년 2.4%(800원) △2022년 2.72%(500원) △2023년 2.76%(400원) △2024년 3%(400원) 등이다. 주가 하락 속에서도 배당 기조를 유지해 시가배당률을 지속적으로 높였다.

계룡건설 관계자는 “계룡건설은 창립 55주년에 1990년대 상장을 한 오랜 역사를 지닌 건설사인데 사실상 주가 변동이 큰 곳은 아니고 더군다나 지방에 본사가 있다보니 주가가 저평가돼있다는 말은 들어왔다”며 “주가 제고를 위해 배당확대 검토 및 기관투자자,애널리스트 대상 IR활동 강화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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