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0

투자 포트폴리오 리포트GS그룹

'신규투자 일시정지' GS리테일, 자회사 경영혁신 집중

'확장보다 내실 다지기' 기조…'물류 외주전환' 어바웃펫, '오프라인 매장 중단' 쿠캣

박동우 기자  2023-08-24 17:31:18

편집자주

이제 투자를 빼놓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을 말할 수 없게 됐다. 실제 대기업 다수의 CFO가 전략 수립과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CFO가 기업가치를 수치로 측정하는 업무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상할 게 없다. THE CFO가 CFO의 또 다른 성과지표로 떠오른 투자 포트폴리오 현황과 변화를 기업별로 살펴본다.
GS리테일의 신규투자 행보가 '일시 정지'했다. 올해 상반기 기업을 대상으로 신규 투자한 금액이 4억원에 그쳤다. 작년 같은 기간 신규 투자금 290억원에 한참 미달하는 규모다.

경영진은 공격적 확장보다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투자 포트폴리오에 속한 기업들 가운데 영업 적자를 겪는 자회사들을 골라내 경영 개선 조치를 시행했다. 어바웃펫은 물류 사업을 외주로 전환했고 쿠캣은 오프라인 매장 운영을 중단했다.

◇상반기 집행 116억 대부분이 '후속출자'

2023년 상반기 GS리테일이 법인과 펀드를 겨냥해 투자한 금액은 116억원이다. 기존 포트폴리오에 후속으로 출자한 자금이 112억원이다. 신규 집행액은 4억원으로 △데이오프컴퍼니(여행 미디어 커머스) △더그리트(다회용 컵 무인수거함 제조) 등 스타트업 2곳의 지분을 매입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1~6월에 신규 투자한 실탄 290억원에 한참 못 미치는 규모다.


상반기 신규 투자를 줄인 건 경영진이 기존 포트폴리오에 속한 회사들의 경영 실태를 점검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021년에 508억원을 투입한 메쉬코리아(현 부릉)는 1년 만에 경영난을 겪었고 GS리테일은 보유지분 평가가치를 완전히 상각했다. 설상가상으로 △어바웃펫 △쿠캣 등 자회사 실적이 반영되는 기타부문 영업손실이 2021년 393억원에서 2022년 1213억원으로 불어나는 등 위기감이 대두됐다.

투자처 모니터링의 일성을 외친 인물은 허연수 부회장이었다. 올해 3월에 열렸던 정기주주총회에서 허 부회장은 "당분간 신사업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기존 사업과 시너지가 낮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경영 개선 타깃으로 처음 부각된 업체는 '어바웃펫'이었다. 2018년 8월에 GS리테일이 50억원을 투자하면서 연을 맺은 회사로 반려동물 분야 제품 판매에 주력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운영해왔다. 하지만 2021년 마이너스(-) 155억원, 지난해 -302억원 등 잇달아 영업 적자를 시현했다.

허 부회장의 기조와 맞물려 그룹 창업주 일가 4세인 허치홍 GS리테일 상무가 2023년 3월 어바웃펫 이사회 일원으로 합류했다. 경영진 분위기를 쇄신하는 취지였다. 여세를 몰아 비용 절감책을 제시했다. 2020년에 조성했던 서울 강서 물류센터를 폐쇄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대신 반려동물 상품 재고를 보관하고 소비자들에게 배송하는 업무를 위탁 업체에 맡기는 제3자 물류(3PL) 체계를 도입했다.

◇영업손실 줄이기, 신사업 실적개선 토대 마련

어바웃펫에 국한하지 않고 간편식품 생산에 특화된 쿠캣 역시 '경영 효율화' 조치를 적용 받았다. GS리테일이 2022년 1월에 550억원을 투입하면서 계열사로 편입했지만 쿠캣은 지난해 155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경영진은 쿠캣이 운영하던 현장 점포 운영을 중단해야 한다는 진단을 내렸다.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판매에 주력하되 오프라인 유통은 편의점 GS25에서 전담하는 게 적절하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올해 3월 서울 강남 코엑스몰에 입점한 매장이 문을 닫는 수순으로 이어졌다.


신선식품 공급에 잔뼈가 굵은 퍼스프를 겨냥해서는 자본 확충을 도와줬다. 이달 대여금 180억원의 대여금을 출자금으로 전환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농산물을 가공하는 공장 건립에 힘을 쏟는 상황인 만큼 빌려준 실탄을 회수하는 건 자칫 퍼스프의 사업 이행에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인식이 대두됐다.

피투자기업들을 겨냥한 경영 혁신책은 신사업 분야 실적 개선 토대를 마련했다. 올해 상반기 기타 사업부문의 영업손실은 310억원으로 나타났다. 2022년 같은 기간에 발생한 영업손실 599억원과 비교하면 적자 폭을 300억원 가까이 줄이는데 성공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