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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포트폴리오 리포트GS그룹

㈜GS의 자금집행 무게추 변화 '빅딜 대신 상환'

상반기 출자액 '급감' 2022년 3000억→2023년 200억, 반년새 차입금 3300억 줄여

박동우 기자  2023-08-22 15:45:18

편집자주

이제 투자를 빼놓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을 말할 수 없게 됐다. 실제 대기업 다수의 CFO가 전략 수립과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CFO가 기업가치를 수치로 측정하는 업무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상할 게 없다. THE CFO가 CFO의 또 다른 성과지표로 떠오른 투자 포트폴리오 현황과 변화를 기업별로 살펴본다.
㈜GS의 자금 운용 무게추가 올해 달라졌다. 거액을 투입하는 기업 인수 등 '빅딜(Big Deal)'을 추진하던 기조를 벗어나 '빚 상환'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상반기 출자액의 급감에서 재무정책 변화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보톡스 생산 업체 휴젤에 실탄을 투입한 2022년 1~6월 집행액은 3000억원이었다. 2023년 들어서는 전년 동기대비 90% 넘게 줄어든 200억원에 그쳤다. 대신 차입금을 반년새 3300억원 줄이는데 성공했다.

◇'기존펀드 출자금 납입'이 가장 많아

그룹 지주사 ㈜GS는 올해 상반기에 188억원을 투자했다. 신규 출자한 금액이 94억원으로 나타났다. 기존 포트폴리오를 겨냥해 추가로 자금을 투입한 규모 역시 94억원이다. 15건의 투자를 단행했는데 △신규 집행 6건 △추가 출자 9건으로 집계됐다.

2021년 1~6월 집행액 63억원과 견줘보면 올해 상반기 투자액은 3배가량 늘었다. 다만 2022년 상반기에 투입했던 총액 3044억원과 비교하면 93.8% 줄었다. 당시에는 보툴리눔 톡신 생산에 특화된 바이오 기업 휴젤을 겨냥한 투자금 2564억원이 반영되면서 전체 출자액이 대폭 늘었다.


올해 상반기 투자금 구성을 살피면 기존에 약정한 펀드의 캐피탈콜(자금 납입 요청)에 따라 집행한 금액이 94억원(50%)이다. C-브릿지 헬스케어 펀드 5호에 22억원을 출자했다. △힐하우스 기후펀드(17억원) △대전규제자유특구 블루포인트 투자펀드(9억원) 등 국내외 9개 투자조합에 실탄을 투입했다.

새롭게 발굴한 투자처는 '글로벌 시장'에 방점을 찍었다. 북미 권역에 포진한 회사가 단연 돋보인다. 27억원이 들어간 젤터(Geltor)는 동물성 재료를 쓰지 않고 콜라겐을 만드는 업체다.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해외 벤처캐피탈을 겨냥한 신규 출자도 단행했다. 미국 투자사 션 오설리반 벤처스(10억원), 인도네시아에 거점을 둔 운용사 AC벤처스(8억원) 등이 대표적이다.


◇'비상 경영' 키워드 의식, 대규모 인수 '신중'

2023년 상반기 투자 규모가 전년 동기대비 급감한 건 경영진이 올해 재무정책의 주안점을 '차입 부담 완화'에 맞춘 영향이 작용했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이태형 부사장을 위시한 실무진은 휴젤 사례와 같은 대규모 기업 인수에 신중하게 접근하는 기조를 채택했다.


올해 1월에 허태수 회장이 발표한 신년사를 통해 자금 집행 방침이 달라진 단서를 찾을 수 있다. 당시 허 회장은 "세계 경기 하락 등 사업 환경의 변화가 유례없는 장기 침체의 시작을 예고하고 있다"며 '위기 극복'과 '비상 경영' 키워드를 강조했다. ㈜GS의 재무정책 전환은 현금흐름 변화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별도기준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지난해 상반기에 마이너스(-) 3058억원을 기록했으나 올해 1~6월에는 -193억원으로 순유출 규모가 대폭 감소했다. 대신 재무활동 현금흐름 순유출액이 크게 늘었다. 2022년 1~6월 -1757억원에서 2023년 상반기 -5622억원으로 달라졌다.


㈜GS는 2023년 상반기 보수적 관점으로 투자하는 대신 3267억원을 들여 차입금 규모를 줄였다. 2000억원어치 19회 공모사채를 모두 갚았다. 2020년 4월에 발행한 3년 만기 회사채로 이율은 1.86%였다. 작년 말 기준으로 잔액이 1267억원이었던 쇼군본드 역시 올해 4월에 전액 상환했다. 쇼군본드는 일본 시장에서 엔화가 아닌 다른 통화를 표시해 찍어낸 채권으로 설정된 이자율은 1.58%였다.

상환 노력에 힘입어 레버리지 규모를 줄이는데 성공했다. ㈜GS의 별도기준 총차입금은 지난해 말 9289억원에서 올해 6월 말 6079억원으로 반년새 34.6% 감소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19.2%에서 12.4%로 6.8%포인트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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