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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사 재무분석

'미운 오리' 이마트24, 백조로 거듭날까...모회사 지원 방점

①이마트 2980억 자금 수혈, 지속된 점포 확장...첫 2조 매출 달성

박규석 기자  2023-08-30 15:07:18

편집자주

비상장사는 공개하는 재무정보가 제한적임에도 필요로 하는 곳은 있다. 고객사나 협력사,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이 거래를 위한 참고지표로 삼는다. 숨은 원석을 찾아 투자하려는 기관투자가에겐 필수적이다. THE CFO가 주요 비상장사의 재무현황을 조명한다.
부진을 거듭하던 이마트24가 창립 후 처음으로 2조원 규모의 매출을 거둬들이며 연간 적자에서 벗어났다. 모회사 이마트의 든든한 지원을 토대로 물류와 IT, 점포개발 등 경쟁력 강화를 지속한 결과다. 수익성 제고는 자본건전성을 자력으로 개선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경쟁사 GS리테일과 BGF리테일 대비 편의점 사업의 후발주자인 이마트24는 사업 차별화에 힘썼다. 점포 수를 앞세운 규모 경쟁에서는 열위했던 만큼 결합형 매장과 특화 매장 등에 역량을 모았다. 여전히 GS리테일과 BGF리테일 등이 전체 시장의 65%~70% 수준을 장악하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선두 그룹과의 차이를 좁히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이마트 피인수 10년...키워드는 확장

이마트24의 모태는 2006년 설립된 위드미에프에스다. 지난 2013년 12월 이마트에 지분 100%가 인수됐고 2017년부터 현재 사명을 사용하고 있다. 주요 사업은 회사 설립 이후 편의점 프랜차이즈 가맹점 개설과 운영 등을 유지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에서 선두 그룹에 속하는 GS리테일과 BGF리테일에 비교해 이마트24는 후발주자에 속한다. GS리테일 등이 1990년대부터 사업을 시작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편의점 사업의 성장은 사실상 이들이 주도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는 두 기업의 시장 내 지배력이 공고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마트24를 인수한 이마트는 내실 강화와 외형 확장을 동시에 추진했다. 편의점 사업은 전형적인 '규모의 경제'인 만큼 시장 안착과 생존을 위해서는 점포 수를 늘려야 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재무건전성 제고 등도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 과정에서 이마트24는 이마트로부터 전폭적인 자금 지원을 받았다. 이마트24가 재무건전성 제고 등을 위해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이마트가 참여하는 형태였다. 이를 통해 이마트는 2013년 이후 총 10차례 걸쳐 2980억원을 투입했다. 그 결과 이마트24의 납입자본금은 2014년 말 88억원에서 2020년 말 551억원까지 증가했다.

사업적으로는 점포 수를 빠르게 늘렸다. 2014년 말 기준으로 500여개에 불과했던 매장 수는 이듬해 1000여개까지 증가했다. 이후로도 이마트24의 가맹점 수는 지속적으로 늘었고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6670개를 기록했다. 여전히 BGF리테일(1만6787개)과 GS리테일(1만6448개) 등과 비교하면 부족하지만 관련 격차를 줄였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이마트24는 가맹점을 늘리는 동시에 특화매장 등을 앞세운 점포 차별화도 함께 진행했다. 이종산업과 협업해 금융전문 편의점, 배터리 충전스테이션(전기오토바이) 등 결합매장을 늘렸다.

또한 와인과 위스키 등을 중심으로 한 주류특화매장과 유·무인 운영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매장 확대도 차별화 점포 전략의 일환이었다. 24시간 영업이 가능하다는 게 강점인 하이브리드 매장의 경우 현재 전국에 1800개가 운영되고 있다.


◇첫 연간 흑자, 자본건전성 자력으로 개선

점포 수 증가 등은 이마트24의 수익성과 자본건전성 제고로 이어졌다. 2022년 말 기준으로 매출은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 또한 각각 68억원과 42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영업이익 규모 등이 크지는 않았지만 이마트 계열사 편입 이후 영업손실과 순손실이 유지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의미한 성과였다는 게 업계 평가다.

실제 이마트24는 지난 10년 동안 이마트의 아픈 손가락이나 마찬가지였다. 매년 적자 폭을 줄이기는 했지만 흑자전환까지는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마트의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편의점 부문을 책임지고 있었던 만큼 지속된 적자는 모회사 차원에서도 달갑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마트24의 수익성 제고는 자본건전성 측면에서도 의미가 깊다. 그동안 이마트24가 지속된 순손실 속에서도 자본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마트의 도움이 컸다. 이마트24가 유증을 단행하면 이마트가 참여해 자금을 지원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주식발행초과금은 이마트24의 자본총계를 늘렸고 결과적으로는 자본잠식을 방어해 주는 효과로 이어졌다. 이마트에 피인수된 이후부터 순손실이 지속된 만큼 자본총계는 줄 수밖에 없었지만 이를 모회사의 자금으로 매웠다는 얘기다. 지난해 말 기준 이마트24의 누적 결손금과 주식발행초과금 규모는 각각 2399억원과 2427억원이다.

하지만 작년 말에는 42억원 규모의 순이익을 통해 누적된 결손금 중 일부를 자력으로 덜어낼 수 있게 됐다. 2021년 말 기준 이마트24의 결손금은 2509억원 규모였지만 작년에 순이익을 내면서 약 4%를 줄일 수 있었다. 그 결과 자본총계는 2021년 468억원에서 2022년 579억원으로 증가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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