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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사 재무분석

이마트에브리데이, 리테일 통합 클러스터 효과는

③이마트 '한채양·장규영' 재무역량 강화 카드, 이마트24 등 3사 '상품본부' 통합

박규석 기자  2023-11-01 13:43:39

편집자주

비상장사는 공개하는 재무정보가 제한적임에도 필요로 하는 곳은 있다. 고객사나 협력사,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이 거래를 위한 참고지표로 삼는다. 숨은 원석을 찾아 투자하려는 기관투자가에겐 필수적이다. THE CFO가 주요 비상장사의 재무현황을 조명한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모회사 이마트 차원의 경영 지원 강화와 더불어 그룹 내 오프라인 유통사 간의 직간접적인 통합이 이뤄졌다.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으로 그 중심에는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가 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9월 '2024년도 정기임원인사'를 단행하며 조직개편도 함께 진행했다. 리테일 통합 클러스터(Cluster)를 신설해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등 6개 온오프라인 유통 계열사를 하나로 묶었다. 또한 예하 조직과 본부장 운영에 있어서도 통합본부장 체계를 도입하기도 했다.

◇강화된 모회사 연결고리

이마트에브리데이 입장에서 신세계그룹의 이러한 변화는 수익성 제고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다. 기업형슈퍼마켓(SSM) 시장 내 경쟁에 있어 그룹 내 유통군 계열사와의 협업 등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어서다.

그룹 내 유통군 계열사 중에서도 이마트와 이마트24의 직간접적인 통합은 주목할 만하다. 이번 인사에서 이마트 등 3개 회사의 수장 자리를 이마트의 한 대표에게 모두 맡겼기 때문이다. 그가 이마트 등을 포함한 3개 계열사를 총괄하는 구조인 만큼 경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이마트에브리데이의 경우 한 대표가 회사의 경영을 총괄하게 되면서 모회사와의 연결고리는 더욱 튼튼해졌다. 특히 재무관리 역량 측면에서는 업무의 효율성을 이전보다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한 대표는 경영과 함께 재무부문에도 전문성을 보유한 인사다. 신세계그룹의 경영을 조율하는 전략실에 오래 몸담은 게 강점이다. 신세계그룹의 재무를 총괄하는 전략실 관리총괄(현 재무본부)을 지내기도 한 만큼 재무부문의 전문성은 최고재무책임자(CFO)와 큰 차이가 없다.

세부적으로는 2009년 신세계 경영지원실 기획관리담당 상무보를 시작으로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현 전략실) 기획관리담당과 전략실 관리팀 상무, 이마트 경영지원본부장 겸 관리담당, 전략실 관리총괄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2019년부터는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를 지냈다.

한 대표는 이마트에서 사실상 CFO 역할을 맡고 있는 장규영 이마트 지원본부 재무담당 상무보와 함께 이마트에브리데이의 재무역량을 강화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마트에브리데이가 이번 인사 이전부터 장 담당을 감사로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장 담당 혼자서 이마트에브리데이의 재무관리를 지원했다면 현재는 한 대표까지 가세한 상황인 셈이다. 모회사 이마트의 경영과 재무를 담당하는 주요 경영진이 이마트에브리데이의 회사 운영에 깊숙이 관여할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장 담당 또한 신세계 전략실 출신이다. 신세계 경영지원실에 사원으로 입사해 자금조달과 회계, IR 등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전략실에서 자금팀 부장(2014)까지 지낸 후 이마트로 자리를 옮겼다. 이마트에서는 재무담당 회계팀장과 자금팀장, IR팀장 등을 역임했으며 2021년부터 이마트의 재무를 책임지고 있다.


◇상품본부 '마트·슈퍼·편의점' 통합

신세계그룹은 한 대표에게 이마트 등 3개 계열사의 경영을 맡긴 것과 더불어 부분적인 조직통합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우선은 이마트와 에브리데이, 이마트24의 상품본부가 통합됐다. 초대 3사 통합본부장은 황운기 이마트 상품본부장이 맡았다.

상품본부 통합 이후의 세부적인 계획은 현재까지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인사가 지난 9월에 이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구체적인 사업 계획의 수립과 수행 등에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기도 하다.

다만 이마트 등 3사의 통합은 상품 구매 비용 절감과 공동 마케팅, 고객 데이터 공유에 따른 맞춤 전략 등의 시너지 창출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평가다. 특히 바잉파워(buying power)를 앞세운 소싱 전략은 원가 부담은 줄이는 동시에 가격 경쟁력은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주요 유통기업인 롯데쇼핑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2021년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가 슈퍼부문을 겸임하면서 상품기획(MD)부문을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롯데 마트는 연간 약 6조원, 슈퍼는 1조원 규모 매출을 거둬들이고 있다. 통합 소싱 효과로 올해 2분기 매출총이익률(GPM)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포인트(p) 개선되기도 했다.

이 같은 공식이 이마트 등에도 적용된다면 수익성 개선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통합 부문 매출 규모가 20조원에 규모인 만큼 통합 MD를 통해 GPM이 1%만 개선돼도 약 2000억원의 이익 개선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에브리데이 관계자는 "기존 점포는 수익성 중심으로 효율화 작업을 진행하고 신규점은 수익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예정"이라며 "수익성과 성과에 기반해 MD를 재편성하고 관련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중심으로 투자를 진행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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