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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전략 분석

이마트24, 모회사 실탄 받아 '재무·자본' 안정화

이마트 1000억 추가 출자, 부채비율 축소 등 집중

박규석 기자  2023-12-15 15:52:12

편집자주

조달은 최고재무책임자(CFO) 업무의 꽃이다. 주주의 지원(자본)이나 양질의 빚(차입)을 얼마나 잘 끌어오느냐에 따라 기업 성장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결과가 가시적으로 드러난다는 특징이 있다. 최적의 타이밍에 저렴한 비용으로 딜(Deal)을 성사시키는 것이 곧 실력이자 성과다. THE CFO는 우리 기업의 조달 전략과 성과, 이로 인한 사업·재무적 영향을 추적한다.
이마트24가 자금 조달을 위한 재무건전성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 외형 확장에 필요한 투자금을 회사채 등으로 활용하고 있는 만큼 안정적인 조달 환경을 만드는 게 목표다. 모회사 이마트 역시 출자를 통한 자금 수혈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이마트24에 대한 이마트의 후방 지원은 지난 9월에 단행된 그룹 인사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번 인사에서 신세계그룹은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에게 이마트24와 이마트에브리데이 대표까지 맡겼기 때문이다. 이마트24 입장에서는 모 회사와의 연결고리가 더욱 단단해진 셈이다.

◇이마트의 아낌 없는 수혈

이마트24는 2006년 설립된 위드미에프에스가 출발점이다. 이마트가 지난 2013년 12월에 지분 100%를 인수하며 신세계그룹에 편입됐다. 이후 그룹 내에서 편의점 프랜차이즈 가맹점 개설과 운영 등을 담당하는 계열사로 자리매김했다.

편의점 업계에서 선두 그룹에 속하는 GS리테일 등과 비교해 후발주자였던 만큼 이마트는 외형 확장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마트24가 유상증자를 단행하면 이마트가 참여하는 형태였다.


이를 통해 이마트는 2013년부터 올 11월까지 10차례 걸쳐 2980억원을 투입했다. 관련 자금은 대부분 점포 확장과 운영자금, 재무건전성 제고 등에 사용됐다. 실제 점포 수의 경우 2014년 말 기준으로 500여개에 불과했지만 이듬해 1000여개까지 증가하기도 했다. 작년 말 기준으로는 6670개다.

이마트24를 위한 이마트의 지원은 최근에도 단행됐다. 지난 14일 이마트24에 1000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지원 방식은 기존처럼 이마트24의 유증에 참여하는 형태다. 관련 유증이 마무리 될 경우 이마트가 이마트24에 투입한 자금은 총 3980억원까지 늘어나게 된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24의 사업 경쟁력 강화와 재무건전성 제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이번 추가 출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1000억 유증 효과는

이마트24는 관련 자금을 신규 출점 확대와 회사 운영, 재무건전성 제고 등에 활용할 방침이다. 회사가 2020년 이후 점포 개발 등에 사용하는 투자 비용은 연간 1000억원 규모로 이번 유증을 통해 유입되는 금액과 유사한 수준이다. 이를 고려하면 이마트의 이번 자금 지원은 이마트24의 1년 치 투자 비용을 덜어준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게 업계 평가다.

자본건전성 측면에서도 안정성을 강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이마트24의 경우 수년간 지속된 순손실로 자본건전성 제고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마트의 추가 출자가 없었다면 자본잠식율은 매년 증가했을 가능성이 높다. 유증을 통해 발생한 주식발행초과금이 자본총계를 늘려 결과적으로는 자본잠식을 방어해 주는 효과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2022년 말 기준 이마트24의 자본총계는 579억원 규모로 납입자본금 551억원을 겨우 넘어선 상태다. 이번 유증으로 추가적인 주식발행초과금이 유입될 경우 자본총계가 증가해 자본건전성이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풀이된다.

자본총계의 증가는 부채비율의 감소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이마트24는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대부분 외부에서 조달하고 있어 부채비율 역시 높다. 부채총계의 경우 2017년 1543억원을 시작으로 매년 증가해 2019년 말에는 3700억원을 넘어섰다. 2022년 말 기준으로는 전년 4776억원 대비 21% 늘어난 5769억원이다.

자본총계 대비 과도한 부채는 부채비율의 증가로 이어졌다. 2016년에는 부채비율이 10000%를 넘어서기도 했다. 다만 이마트의 유증 참여로 2017년 말에는 718%까지 하락했다. 이듬해에도 유증 등이 단행됐고 이마트24의 부채비율은 200%까지 떨어졌다. 이러한 이력은 이번 유증으로 부채비율의 하락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리테일 통합 클러스터 중추

한 대표가 이마트뿐만 아니라 이마트24의 대표까지 맡게 됐다는 대목 또한 안정적인 조달 환경 구축에 힘이 될 수 있다. 한 대표가 경영과 함께 재무부문에도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실제 그는 그룹의 경영을 조율하는 전략실에 오래 몸담은 인사다. 신세계그룹의 재무를 총괄하는 전략실 관리총괄(현 재무본부)을 지내기도 한 만큼 재무부문의 전문성은 최고재무책임자(CFO)와 큰 차이가 없다.

세부적으로는 2009년 신세계 경영지원실 기획관리담당 상무보와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현 전략실) 기획관리담당, 전략실 관리팀 상무, 이마트 경영지원본부장 겸 관리담당, 전략실 관리총괄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2019년부터는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그룹 차원에서 새롭게 신설된 '리테일 통합 클러스터(Cluster)' 효과도 이마트24의 빠른 경영 정상화를 기대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지난 9월 신세계그룹은 관련 조직을 신설하며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등 6개 온오프라인 유통 계열사를 하나로 통합했다. 관련 조직은 유통 부문 계열사 간의 시너지 창출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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