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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인사 코드

IPO '키맨'으로 기용하는 LS그룹

LS MnM에 지주사 CFO 2명 보내 상장 준비, 지주 전략금융부문장은 계열사 CFO 출신

김형락 기자  2023-11-23 15:02:22

편집자주

기업 인사에는 '암호(코드, Code)'가 있다. 인사가 있을 때마다 다양한 관점의 해설 기사가 뒤따르는 것도 이를 판독하기 위해서다. 또 '규칙(코드, Code)'도 있다. 일례로 특정 직책에 공통 이력을 가진 인물이 반복해서 선임되는 식의 경향성이 있다. 이러한 코드들은 회사 사정과 떼어놓고 볼 수 없다. THE CFO가 최근 중요성이 커지는 CFO 인사에 대한 기업별 경향성을 살펴보고 이를 해독해본다.
LS그룹이 기업공개(IPO)를 예고한 계열사를 하나씩 상장시키며 그룹 재무 과제를 풀어가고 있다. 다음 달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LS머트리얼즈를 시작으로 LS MnM, LS I&D 종속기업인 Superior Essex ABL(SEABL) 등이 증시 입성 목표를 세웠다.

올해 임원 인사도 계열사 IPO 전략과 연계해서 진행했다. 지주사에 비상장 계열사 IPO를 관장하는 전략금융부문을 신설하고 계열사 최고재무책임자(CFO) 경력을 가진 임원을 부문장으로 앉혔다. 지주사 CFO는 부사장 승진과 동시에 IPO 차기 주자인 LS MnM 경영관리본부장 겸 재경부문장으로 이동했다.

LS는 이번 인사 때 조직을 개편해 CFP(Corporate Financing Project) 담당 임원이던 박진호 이사에게 전략금융부문장을 맡겼다. CFP 담당은 올해 LS에 새로 생긴 자리였다. 지주사 차원에서 비상장 계열사 IPO를 담당하는 보직이다. 기존 역할을 유지하면서 담당 체제였던 조직을 부문으로 재편해 CFO와 어깨 나란히 하도록 했다. LS CFO는 재경부문장인 이태호 이사다.


LS그룹은 올해 재무적 투자자(FI)를 유치한 계열사 IPO를 차례로 진행하기 시작했다. 지난 1월 그룹에서 자금·IR부서를 거쳐 CFO로 성장한 박 이사를 지주사로 불러들인 이유도 계열사 IPO를 차질 없이 마무리하기 위해서다.

박 이사는 지주사로 오기 전 LS전선아시아 CFO(2019~2021년)로 일했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학사·석사)를 졸업하고 1998년 LG전선(현 LS전선)에 입사했다. 이후 2018년까지 LS전선에서 △법인경영지원팀장 △IR·국제금융팀장 △기업자금·IR·투자담당 등을 지냈다.

이번 임원 인사를 거치며 LS MnM에는 지주사 CFO 출신 임원이 둘로 늘었다. 2021년부터 LS CFO로 일하던 심현석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LS MnM 경영관리본부장 겸 재경부문장으로 옮겼다. LS MnM 대표이사는 LS CFO(2009~2015년)를 지낸 도석구 부회장이다. 오너 3세인 구동휘 부사장도 LS MnM 최고운영책임자(COO)로 합류했다.

LS MnM은 LS그룹에서 LS머트리얼즈 다음으로 IPO에 나설 계열사다. 심 부사장은 C레벨 임원들과 합심해 기한 내에 LS MnM이 적정 가치를 인정받아 상장할 수 있도록 재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LS는 지난해 FI와 향후 5~6년 안에 LS MnM IPO를 완료한다는 약정을 맺었다.

LS는 지난해 LS MnM 2대주주 지분을 매입해 100% 자회사로 만들었다. 일본 JKJS가 들고 있던 LS MnM 지분 49.9%(9341억원)를 가져왔다. 지분 매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교환사채(EB, 4706억원)도 발행했다. 교환 대상은 LS MnM 지분 24.9%다. EB 투자자는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다.

LS가 지분 94.4%를 보유한 자회사 LS I&D도 지주사 재무 라인으로 C레벨 임원을 구성했다. 심 부사장은 2021년부터 LS I&D CFO를 겸직하다 지난해 3월 LS I&D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LS I&D 후임 CFO는 당시 지주사 재경담당 임원인 강동준 상무가 맡았다. 강 상무는 이번 인사에서 승진하며 LS 세무부문장으로 부임했다.

LS I&D는 IPO를 공언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LS I&D는 2013년 LS전선이 미국 자회사인 사이프러스(CYPRUS) 해외 투자 사업 부문과 국내 부동산 개발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탄생한 곳이다. LS전선이 2008년 인수한 미국 전선업체 슈페리어에섹스(SPSX)는 LS I&D 손자회사다.

SPSX는 향후 통신케이블을 생산하는 자회사 SEABL을 미국 뉴욕 또는 국내 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다. 지난 5월 SK증권 계열 PEF인 SKS크레딧으로부터 약 2000억원(약 1억5000만달러) 규모 프리 IPO(상장 전 투자 유치) 투자를 받으면서 세운 목표다. SPSX는 프리 IPO로 확보한 재원을 차입금 상환과 사업 확대 투자 등에 활용한다.

지난해 SPSX 매출액은 전년 대비 7% 성장한 약 4조원(30억2000만달러)이다. 그해 통신부문(Communication Cable) 북미 시장 점유율은 16%(매출 6억610만달러)로 2위다. 같은 기간 권선부문(Global Magnet Wire) 북미·유럽·중국 시장 점유율은 10%(매출 24억1415만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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