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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트벤처 활용법

LG화학-롯데케미칼 대산공장 떠받치는 씨텍

①현대석화 3사 분할로 출범…유틸리티 공급으로 7000억 매출 달성

이민호 기자  2024-01-02 14:38:51

편집자주

조인트벤처(JV)는 치밀한 경영전략의 산물이다. 기업은 원·부자재 매입처와 완성품 매출처 확보, 기술협력, 신사업 개척과 신규시장 진출 등 다양한 이유로 다른 기업과 손을 잡는다. 이 과정에서 유상증자로 투자금을 추가 투입하거나 배당 수취와 유상감자, 지분매각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등 자금의 이동도 다이내믹하게 전개된다. THE CFO가 주요 조인트벤처의 그룹 내 역할, 출자·회수 경과, 지배구조를 살펴본다.
씨텍은 현대석유화학의 지배구조 변경 시기에 탄생했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사업 핵심 자산을 모두 떼어가고 열병합발전소 등 공통자산을 남겨 이에 대한 관리를 맡기기 위해 씨텍을 50 대 50 공동기업으로 출범시켰다.

씨텍은 20년 가까이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에 전기와 증기(스팀), 산소, 질소, 공업용수 등 유틸리티를 공급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매년 5000억원 안팎의 매출액을 안정적으로 창출하고 있다.

◇현대석유화학 3사 분할…공동기업으로 남은 씨텍

씨텍의 전신은 현대중공업이 1988년 설립한 현대석유화학이다. 현대석유화학은 충남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에 위치해 에틸렌 등 기초석유화학 제품과 폴리에틸렌 등 계열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했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영업실적 악화가 누적되면서 유동성 부족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2001년 10월 우리은행 등 채권금융기관협의회와 출자전환, 기존채권 금융조건 완화 등을 조건으로 경영정상화 작업에 나섰다.

씨텍. 출처: 씨텍

2003년 6월 LG화학과 롯데케미칼(당시 호남석유화학)이 채권금융기관협의회 보유지분과 기존채무 전량을 합산 1조7400억원에 공동인수했다. 씨텍이 현재 모습을 갖추는 데는 당시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의 결과가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현대석유화학 1단지와 2단지를 분리 취득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현대석유화학은 2005년 1월 LG대산유화와 롯데대산유화를 분할 신설해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각각 인수했다. LG화학은 2006년 1월 LG대산유화를, 롯데케미칼은 2009년 1월 롯데대산유화를 각각 흡수합병했다. 핵심 사업부문을 분할하고 유틸리티 공급 등 지원 기능만 남겨 존속한 곳이 씨텍이다. 이는 씨텍이 20년 가까이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의 50 대 50 공동기업으로 남는 계기가 됐다.

씨텍은 열병합발전소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이용해 주주사인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의 대산공장을 포함한 대산석유화학단지 내 공정에 전기와 증기를 공급한다. 이에 더해 산소, 질소와 공업용수 등 유틸리티를 공급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외에 항만시설을 보유해 선적과 하역의 물류서비스도 제공한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은 이 항만시설을 이용해 기초원료인 나프타를 포함한 부원료를 선박으로부터 공급받는다.


씨텍은 분할후 자본금 333억원으로 출발했다. 자본금은 2022년말까지도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의 유상증자 참여 등 추가 자금 투입이 전무했던 탓이다. 그럼에도 127억원 규모 리스부채를 제외하면 차입금이 없다. 출범 이후 무차입경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주주사 LG화학·롯데케미칼…대산공장 유틸리티 공급

가장 큰 이유는 주주사인 LG화학과 롯데케미칼에 의존한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구축하고 있는 덕분이다. 씨텍은 2022년(7133억원)를 제외하면 수년간 매년 5000억원 안팎의 매출액을 창출해냈다. 최근 10년(2013~2022년) 평균 매출액이 5524억원이다.


2022년 매출액 7133억원 중 특수관계자로부터 창출한 비중이 90.9%(6482억원)에 이르렀다. LG화학이 336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롯데케미칼이 2831억원으로 그 다음이었다. 사실상 매출액의 절반씩을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롯데케미칼 자회사로 일본 미쓰비시화학(Mitsubishi Chemical Corporation)과 50 대 50 합작기업인 메틸메타크릴레이트(MMA) 제조사 롯데MCC로부터도 289억원을 창출해냈다.

2021년에도 전체 매출액 5692억원 중 특수관계자로부터 창출한 비중이 89.7%(5107억원)였다. LG화학이 2583억원, 롯데케미칼이 2346억원, 롯데MCC가 178억원을 책임졌다.

씨텍의 사업구조가 LG화학과 롯데케미칼 계열 내에 밸류체인의 일부로 구축돼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씨텍은 LG화학과 롯데케미칼로부터 매출뿐 아니라 매입도 발생시키고 있다. 2022년 매출원가 6953억원 중 특수관계자로부터의 매입액이 2706억원으로 이중 LG화학이 1323억원, 롯데케미칼이 1382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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