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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트벤처 활용법

LG화학-롯데케미칼, 씨텍 재무 연결고리 '감사'

③이사회·감사선임권 양분…재무임원의 감사 겸임

이민호 기자  2024-01-03 14:50:52

편집자주

조인트벤처(JV)는 치밀한 경영전략의 산물이다. 기업은 원·부자재 매입처와 완성품 매출처 확보, 기술협력, 신사업 개척과 신규시장 진출 등 다양한 이유로 다른 기업과 손을 잡는다. 이 과정에서 유상증자로 투자금을 추가 투입하거나 배당 수취와 유상감자, 지분매각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등 자금의 이동도 다이내믹하게 전개된다. THE CFO가 주요 조인트벤처의 그룹 내 역할, 출자·회수 경과, 지배구조를 살펴본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씨텍의 이사 및 감사 선임권을 양분하고 있다. 대표이사인 사내이사에는 전직 임원을, 기타비상무이사에는 대산공장 현직 임원을 각각 선임했다.

특히 감사에는 재무담당 임원을 배치하고 있다. 씨텍이 무차입경영을 이어오는 데다 사업구조도 비교적 단순하지만 꾸준히 배당을 실시하고 있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씨텍은 2005년부터 20년 가까이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의 50대 50 공동기업으로 존재해 왔다. 현대석유화학이 LG대산유화, 롯데대산유화, 씨텍의 3사로 분할하면서 열병합발전소 등 공통자산을 관리할 씨텍을 공동기업으로 그대로 뒀다. 씨텍은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의 대산공장에 전기, 증기, 산소, 질소, 공업용수 등 유틸리티를 공급하고 항만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원 업무를 전담하게 됐다.


주주사인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씨텍 이사회와 감사 구성원에 대한 선임권을 쥐고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씨텍 이사회는 4명, 감사는 2명으로 구성된다. 이사회는 대표이사인 사내이사 2명과 기타비상무이사 2명이 포함된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지분율(각 50%)대로 각각 사내이사 1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감사 1명에 대한 선임권을 갖는다.

대표이사인 사내이사 2명은 모두 전임 체제다. LG화학 측에서는 중국지역총괄 상무를 지낸 최성열 상무를, 롯데케미칼 측에서는 기초소재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기초소재 연구소장을 지낸 강경보 전무를 각각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최 대표는 앞서 경영기획담당 상무도 역임해 안팎으로 감각을 갖췄고 강 대표는 카이스트에서 생명화학공학 박사를 취득한 뒤 오랜 기간 연구원으로 근무해 석유화학 분야 지식이 풍부하다.


반면 기타비상무이사 2명은 모두 겸임(겸직) 체제다. 기타비상무이사는 씨텍의 핵심 매출처인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대산공장과 깊은 관련이 있다. 씨텍은 2022년 LG화학으로부터 3362억원, 롯데케미칼로부터 2831억원의 매출을 내는 등 전체 매출액 7133억원을 사실상 양분했다. LG화학 측에서는 김도균 대산공장 주재임원 상무를 씨텍 기타비상무이사에 겸임시켰다. 롯데케미칼 측에서 겸임시킨 인물도 한경조 기초소재 대산공장장(상무)이다.

특히 감사 자리를 LG화학과 롯데케미칼 측 재무담당 임원이 겸임하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LG화학 측에서는 장용석 대산공장 관리담당을, 롯데케미칼 측에서는 조용준 화학군HQ 회계부문장 상무보를 각각 감사로 내세웠다.

일부 조인트벤처에서는 모회사 최고재무책임자(CFO) 또는 재무담당 임원이 기타비상무이사를 겸임하는 경우도 있지만 씨텍에서는 이들 임원이 감사를 맡는다. 씨텍은 127억원의 리스부채를 제외하면 무차입경영을 이어오고 있는 데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에 유틸리티를 공급하는 비교적 단순한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 모회사 재무담당 임원의 이사회 진출까지는 필요성이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감사 자리가 중요한 이유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의 회수 때문이다. 씨텍은 2014년부터 매년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지급한 배당금은 2017~2021년에는 해마다 200억원, 2022년에는 100억원이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지분율대로 절반씩 가져간다. 매년 배당금수익에 미치는 기여도는 작지만 꾸준한 수익원으로서의 가치는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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