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0

조인트벤처 활용법

LG화학-롯데케미칼, 씨텍 적극적 배당 동력은

②누적 배당금 2470억, 동기 순익 상회…무차입 바탕 건전성 유지

이민호 기자  2024-01-03 07:50:03

편집자주

조인트벤처(JV)는 치밀한 경영전략의 산물이다. 기업은 원·부자재 매입처와 완성품 매출처 확보, 기술협력, 신사업 개척과 신규시장 진출 등 다양한 이유로 다른 기업과 손을 잡는다. 이 과정에서 유상증자로 투자금을 추가 투입하거나 배당 수취와 유상감자, 지분매각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등 자금의 이동도 다이내믹하게 전개된다. THE CFO가 주요 조인트벤처의 그룹 내 역할, 출자·회수 경과, 지배구조를 살펴본다.
씨텍은 최근 수년간 매년 20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해왔다. 주주사인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100억원씩 수취해 기여도로 따지면 미미하다.

하지만 씨텍이 매년 지급한 배당금은 당기순이익을 웃돌고 있다. 이 때문에 씨텍 자기자본은 9년 만에 700억원 이상 감소했다. 그럼에도 풍부한 이익잉여금과 무차입경영이 바탕이 됐다.

◇누적 배당금 2470억…당기순이익 큰폭 상회

씨텍은 2005년 1월 현대석유화학의 LG대산유화, 롯데대산유화, 씨텍의 3사 분할로 출범한 이후 20년 가까이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의 50 대 50 공동기업으로 존재해왔다. 하지만 씨텍이 배당금을 지급하기 시작한 것은 2014년부터다. 출범 이후 9년간 지급한 배당금은 한푼도 없었다.


씨텍이 2014~2022년 9년간 지급한 합산 배당금은 2470억원이다. 2017~2021년 5년간 매년 200억원을 지급했고 2022년에는 100억원을 지급했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지분율(각 50%)대로 받아간 배당금이 매년 100억원에 그친 셈이다. 2022년에는 50억원에 불과했다. LG화학이 2022년 특수관계자로부터 수취한 전체 배당금이 5207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기여도가 미미하다.

씨텍은 2005년 출범 이후 2008년과 2009년을 제외하면 매년 당기순이익 흑자를 이어왔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에 대한 의존을 바탕으로 매년 5000억원 안팎의 적지 않은 매출액을 달성해온 덕분이다. 하지만 높은 매출원가 탓에 당기순이익은 비록 흑자에도 매년 100억원 안팎으로 많지 않았다.


씨텍이 배당금을 지급한 2014~2022년 9년간 합산 당기순이익은 1744억원이다. 같은 기간 지급한 합산 배당금(2470억원)을 크게 밑돈다. 배당금보다 당기순이익이 많았던 경우가 첫 해인 2014년뿐일 정도다. 배당여력에 비해 많은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씨텍에 대해 배당 외에 다른 회수 수단은 이용하지 않고 있다. 유상감자를 실시한 적이 없고 상표권수익이나 임대수익을 수취한 적도 전무하다.

◇배당 지속에 자기자본 축소…무차입경영 바탕

그럼에도 당기순이익을 웃도는 배당금 지급은 씨텍의 자기자본을 축소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자본총계는 배당을 실시하기 적진인 2013년말 3492억원이었지만 2022년말 2768억원으로 줄었다. 배당을 실시한 지 9년 만에 724억원 감소했다.

자본총계 감소에도 배당을 지속하는 데는 풍부한 이익잉여금이 주효했다. 자본변동표상 이익잉여금은 배당재원이 된다. 씨텍의 2022년말 이익잉여금은 자본총계의 대부분인 2157억원에 이른다. 애초 2005년 출범 당시 2000억원이 넘는 이익잉여금을 보유하고 있었던 덕분이다.


무차입경영도 한몫했다. 씨텍은 리스부채(127억원)를 제외하면 차입금이 없기 때문에 2022년말 부채총계는 613억원에 불과하다. 이에 따른 부채비율은 22.1%로 여전히 30%에도 미치지 않는다. 주주사인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에 전기, 증기(스팀), 산소, 질소, 공업용수 등 유틸리티를 공급하는 비교적 단순한 사업구조인 만큼 차입에 대한 필요성이 크지 않은 덕분이다.

실제로 씨텍은 사내에 유보하는 현금이 적다. 2013년말 601억원이었던 현금성자산은 2022년말 230억원으로 줄었다. 현금흐름 측면에서 주주사를 등에 업고 안정적인 영업활동현금흐름(NCF)을 달성하고 있지만 배당금 지급이 잉여현금흐름(FCF) 흑자를 제한하는 탓이다. 잉여현금흐름 적자는 현금성자산 감소의 핵심 원인이 된다.

배당 외에 현금성자산 감소를 발생시키는 또다른 요인으로는 자본적지출(CAPEX)을 꼽을 수 있다. 씨텍은 공격적으로 설비를 확충할 필요성은 적지만 열병합발전소와 항만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매년 일정 자본적지출이 소요된다. 그럼에도 배당을 실시한 이래로 자본적지출이 배당금보다 많았던 적은 없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