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0

배당정책 리뷰

LG그룹, 산정 기준은 '당기순익'…배당성향 '최고'는 지주사

작년 별도배당성향 67% 기록, 제조 계열사들은 예측 어려운 연결 순익 기준

박기수 기자  2024-02-21 15:47:04

편집자주

분기·연간 실적 발표 때마다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기업이 발표하는 배당정책이다. 유보 이익을 투자와 배당에 어떤 비중으로 안배할지 결정하는 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핵심 업무다. 기업마다 현금 사정과 주주 환원 정책이 다르기에 재원 마련 방안과 지급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주요 기업들이 수립한 배당정책과 이행 현황을 살펴본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된 LG그룹 계열사들은 모두 당기순이익 대비 일정 비중을 주주에게 배당하는 정책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계열사는 '별도' 당기순이익을 기준 근거로 삼고 대부분 계열사는 연결 당기순이익을 배당금 산정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목표 배당성향을 가장 높게 설정한 기업은 지주사인 LG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그룹 코스피 상장사인 △LG △LG유플러스 △LG헬로비전 △LG생활건강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전자 △LG이노텍은 각자의 배당 정책을 보유 중이다. 이중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는 작년을 끝으로 배당정책이 만료돼 올해부터 새로운 배당정책이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지주사 LG 배당성향 최고…별도 순익의 50% 이상

지주사 LG와 통신 계열사 LG유플러스는 별도 당기순이익을 근거로 배당금을 산정한다. LG화학과 LG전자 등 기타 계열사들의 경우 연결 당기순이익을 근거로 배당금을 산정해 주주들에게 지급한다.

가장 많은 배당성향을 지향하는 곳은 지주사 LG다. LG는 별도 당기순이익의 50% 이상을 배당하겠다는 정책을 보유 중이다. 작년 LG의 별도 당기순이익과 현금배당액은 각각 7184억원, 4837억원으로 배당성향은 67%다.

LG유플러스도 별도 당기순이익의 40% 이상을 배당하겠다고 약속했다. LG유플러스는 현재 기준 LG그룹 코스피 상장사 중 중간 배당을 시행하는 유일한 곳이다. LG유플러스는 작년 중간 배당을 포함해 주당배당금 650원을 주주에게 지급해 배당성향 43.2%를 기록했다.


◇대부분 '연결 순익' 근거로 배당, LG화학은 목표배당성향 하락

LG헬로비전·LG생활건강·LG디스플레이·LG화학·LG전자·LG이노텍은 모두 연결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배당금을 산정·지급한다.

연결 배당성향을 가장 높게 지향하는 곳은 LG헬로비전이다. LG헬로비전은 연결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배당하겠다고 밝혔다. LG생활건강은 25% 수준이다. LG디스플레이는 작년까지 연결 당기순이익의 20% 수준을 배당하겠다고 밝혀왔다.

LG화학은 연결 당기순이익의 20% 이상을 배당하겠다고 약속했다. 원래 이 수치가 30% 였으나 작년 말 새로운 배당 정책을 내놓으면서 목표 배당성향을 하향했다.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 LG화학의 설명이었다.

가장 낮은 배당성향 목표를 가지고 있는 계열사는 LG이노텍이다. LG이노텍은 연결 당기순이익의 10% 이상을 배당하겠다는 정책이다. 주주 배당 이력이 없는 LG에너지솔루션은 아직 특별한 배당 정책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투자자 입장에서 연결 순이익 예측 어렵다는 지적도

연결 순이익은 투자자 입장에서 투자한 회사의 실적을 포함해 자회사 경영 실적까지 반영되는 수치로 자회사의 행보에 따라 배당지급액이 달라질 수 있다. 그만큼 투자자 입장에서는 수령할 배당액을 쉽게 가늠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일각에서는 연결이 아닌 별도 기준 재무지표를 배당지급의 근거로 삼는 것이 주주 입장에서 비교적 배당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고 진단한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의 1년 동안의 연결 순이익은 모회사의 복잡한 재무 상황에 종속회사와 관계회사의 실적까지 반영되는 숫자이기 때문에 주주 입장에서 예측하기 쉽지 않다"라면서 "주주 배당 정책의 목표 중 하나인 배당 관련 불확실성 제거라는 시선에서 보면 연결보다 별도 순이익을 지급 근거로 삼는 것이 주주 입장에서는 비교적 예측하기 쉽다"고 말했다.

실제 재계 내에는 별도 기준 재무지표를 근거로 배당금을 지급하는 곳이 많다. 일례로 금호석유화학의 경우 자회사 금호피앤비화학 실적이 높은 변동성이 있다고 판단해 별도 기준으로 배당성향을 결정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