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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 상장후보 점검

이제 두 돌 LS이링크, 에쿼티 스토리 어떻게 쓸까

②'현재'보다 '미래'에 초점…'B2B' 특화 내세우지만 경쟁 심화 우려도

조은아 기자  2024-03-13 15:35:45

편집자주

LS그룹의 자본시장 내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구자은 회장이 2022년 취임한 이후 계열사 IPO가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LS머트리얼즈를 시작으로 앞으로 잇달아 계열사 IPO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더벨이 IPO를 앞두거나 앞으로 추진 가능성이 있는 LS그룹 계열사의 현황을 짚어봤다.
에쿼티 스토리는 보통 '상장 청사진'으로 번역된다. 잠재적 투자자들에게 왜 우리 회사에 투자해야 하는지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동원되는 회사의 사업구조, 전략, 전망 등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LS그룹이 연내 LS이링크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지난해 LS머트리얼즈에 이어 구자은 회장 취임 이후 두 번째 IPO다. 다만 연간 1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던 LS머트리얼즈와 달리 LS이링크는 이제 막 첫발을 내디뎌 의미있는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말 그대로 '현재'보다는 '미래'에 초점을 맞춰 투자자를 설득해야 한다.

◇지난해 1~3분기 매출 187억원에 그쳐

LS이링크는 2022년 5월 설립됐다. 구자은 회장이 취임한 지 반년도 되지 않아 만들어졌다. 한 달 전에는 LS일렉트릭에서 물적분할을 통해 전기차 부품을 만드는 LS이모빌리티도 출범했다. 그만큼 구 회장이 일찌감치 전기차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었다는 의미다.

LS이링크는 현재 B2B(사업자 간 거래)를 중심으로 전기차 충전 사업을 펼치고 있다. 급속 충전이 주력이긴 하지만 전기버스·전기택시·전기화물차의 급속 충전과 완속 충전을 모두 다룬다.

이제 막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단계이기 때문에 실적이 큰 의미는 없다. 설립 첫 해인 2022년 매출은 없었고 영업손실 12억5800만원, 순손실 8억77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의 경우 사정이 나아지긴 했다. 3분기까지 매출 187억원, 순이익 14억원을 거뒀다. 영업손익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지금까지의 추이나 회사 규모, 전기차 시장의 전반적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올해 실적이 개선된다고 하더라도 그리 큰 폭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 IPO 과정까지는 쉽지 않은 과정을 밟아야 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그룹 차원의 지원과 시장 성장성은 긍정적

아직 뚜렷한 결과물이 없지만 두 가지만큼은 확실하다. 그룹 차원의 지원이 든든하게 뒷받침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산업 자체의 성장성이 높다는 점이다.

LS이링크 설립에는 ㈜LS와 E1이 참가했다. 처음 설립할 때 60억원씩 출자했고 9개월 뒤인 지난해 초 각각 250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LS는 그룹의 지주사로 구자은 회장이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E1은 LPG 유통 회사로 LS그룹 오너일가인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이 최대주주로 있다. 구자용 E1 회장과 구동휘 부사장이 사내이사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두 회사 모두 그룹 내 위상이 남다르다는 의미다.

두 회사가 의기투합했다는 점에서 출발부터 주목을 받았다. 회사를 키우려는 그룹의 의지만큼은 확실하다는 전언이다. 실제 처음 설립할 때 구동휘 부사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하기도 했다.

산업 자체의 성장성도 빼놓을 수 없다. LS이링크가 주력하고 있는 버스나 화물차의 전기차 보급 현황을 살펴보면 정부의 친환경 정책 영향으로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기버스 보급량은 2017년 99대였지만 6년 만인 지난해 2821대로 급증했다. 전기화물차 역시 국내 보급량이 2020년 1만4093대에서 2022년 3만7630대로 대폭 늘었다.

전체 전기차 시장의 성장은 말할 것도 없다. 지난해부터 전기차 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갔지만 판매가 '둔화'된 것이지 성장 자체가 멈춘 건 아니다. 자연스럽게 충전 시장 역시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충전 시장은 2022년 0.6조원에서 2030년 6.3조원으로 1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몸값 1조원 거론…시장 선점이 중요

시장에서 거론되는 LS이링크의 몸값은 1조원 안팎으로 전해진다. 아직 국내에서 전기차 충전 인프라 관련 기업이 상장한 사례가 없다. 미국으로 눈을 돌리면 EV고와 차지포인트 등을 꼽을 수 있다. 사업구조가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EV고의 시가총액은 1조600억원, 차지포인트의 시가총액은 1조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리 높은 수준은 아니다.

앞으로 꽃길만 펼쳐진 것도 아니다. 삼성그룹을 제외한 주요 그룹 대부분이 전기차 충전 시장에 뛰어들고 있어 향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은 2021년 미국 '시그넷EV'를 인수해 SK시그넷을 출범시켰다. LG그룹도 2022년 '애플망고'를 인수했다. 롯데그룹 역시 2022년 이브이시스(옛 중앙제어)를 사들였다. LS이링크의 경우 B2B 특화라는 점을 차별점으로 내세웠지만 SK그룹이나 LG그룹 역시 B2B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구 회장이 아직 출범 두 돌도 지나지 않은 LS이링크를 서둘러 상장하는 이유 역시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앞으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시장 선점에 나서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LS이링크는 출범 직후부터 김대근 대표이사가 이끌고 있다. 김대근 대표는 E1에서 강원지사장, 서울지사장을 거쳐 E1컨테이너터미널 대표 등을 지낸 인물이다. 사내이사로는 노진복 LS이링크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올라있으며 기타비상무이사로 장원경 ㈜LS 전략부문장(CSO), 조문기 E1 사업개발본부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LS그룹 관계자는 "IPO를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충전 인프라를 갖추고 충전 소프트웨어 고도화 등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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