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0

기업집단 톺아보기

SNT모티브, '유동성 축적'에 총력 기울인 배경은

③이익 토대로 여유자금 4000억 돌파, 박종길 CFO "친환경차 부문 대규모 투자 대비"

박동우 기자  2024-03-28 14:54:36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SNT모티브는 그룹 계열사를 통틀어 외형과 실적 모두 1위를 달리는 기업이다. 전기차 구동모터 납품과 'K시리즈' 육군 개인화기 생산을 토대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최근 들어서는 유동성 축적에 총력을 기울였다.

3년 연속 800억원대 순이익을 얻은 덕분에 여유자금이 4000억원을 돌파했다. 외부 조달 없이 일궈낸 결과다. 현금을 쌓는데 주력하는 기조와 관련해 최고재무책임자(CFO) 박종길 경영지원본부장은 "친환경차 부문을 겨냥한 대규모 투자에 대비하는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외형도 실적도 그룹내 '1위'

SNT모티브는 모터·파워트레인·계기판 등 차량부품 제조와 보병용 개인화기 양산에 특화된 회사다. 전신은 '대우정밀'로 2006년 SNT다이내믹스(당시 S&T중공업)에 인수됐다. SNT다이내믹스는 2008년 출범한 지주사 SNT홀딩스에 SNT모티브 지분을 양도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최대주주 SNT홀딩스가 소유한 지분율은 40.03%(585만3873주)다.

그룹에서 단연 외형이 큰 기업이 SNT모티브다. 지난해 말 별도기준 총자산은 1조2060억원이다. 자산총계 2위 계열사인 SNT다이내믹스 1조370억원과 견줘보면 16.3%(1690억원) 많다. SNT홀딩스가 보유한 전체 자산 4460억원의 3배에 가깝다.

외형에 국한하지 않고 실적 역시 다른 계열사들을 압도한다. 나홀로 '조(兆)' 단위 매출을 올리는 대목이 방증한다. 작년 연결기준 영업수익은 1조1363억원으로 2022년 1조449억원 대비 8.7%(914억원) 불어났다. 그룹 내 두번째로 매출이 많은 SNT다이내믹스(4860억원)의 2배를 넘기는 규모다.

수익성이 꾸준히 강화되는 대목이 돋보인다. 영업이익률은 2022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10%를 넘어섰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마진율 역시 2019년 이래 매년 12%를 웃돌았다. 순이익은 2021년부터 작년까지 3년 연속으로 800억원을 돌파하는 결실을 얻었다.


실적 성장세가 두드러진 건 한국GM, 현대차그룹 등이 양산하는 전기차·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 자동차를 타깃으로 구동모터와 시동모터 공급이 탄력을 받은 덕분이다. 2023년 매출 가운데 차량부품 사업으로 확보한 금액이 9004억원으로 전체의 79.2%를 차지했다. 2021년 7622억원 대비 18.1%(1382억원) 늘었다.

◇탄탄한 현금창출력 바탕 '무차입' 기조

본업으로 쌓인 이익은 현금창출력을 탄탄하게 다지는 촉매로 작용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010년부터 13년째 플러스(+)를 시현했다. 지난해에는 965억원으로 나타났다. 자본적지출(CAPEX)과 배당금 지급분 등을 제한 잉여현금흐름도 2012년부터 해마다 순유입을 기록했다.

자연스레 여유자금이 늘어나는 수순으로 이어졌다. 가용 유동성은 2023년 말 4133억원인데 현금성자산 1996억원, 단기금융상품 2137억원으로 구성됐다. 2019년 말 2962억원과 비교하면 4년새 39.5%(1171억원) 불어났다.

현금을 축적하면서 외부 조달을 실행하지 않은 대목이 눈길을 끈다. 작년 말 총차입금은 2억원에 불과했다. 차입금의존도는 2015년 말부터 계속 0%대를 유지해 왔다. 이익잉여금이 늘면서 자기자본이 두터워진 덕분에 부채비율 역시 △2019년 말 41.2% △2021년 말 34.1% △2023년 말 28.4% 등으로 하향했다.


회사 재무를 총괄하는 박종길 경영지원본부장은 전화 통화에서 "향후 전기차 등 친환경차 시장 전망을 감안하면 관련 부품 연구·생산 등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해 재원을 미리 쌓아두는 것"이라며 "사업을 통해 발생하는 이익을 여유 현금으로 원활히 축적해 왔기 때문에 무차입 경영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박 본부장은 1967년생으로 고려대 통계학과를 졸업한 뒤 2002년 SNT모티브의 전신인 대우정밀에 입사하면서 SNT그룹과 연을 맺었다. SNT모티브에서 재무회계팀 이사대우, 재무기획담당 이사 등을 거치면서 경력을 쌓았다. 2022년 11월 상무로 승진한 이래 경영지원본부장을 맡아 CFO 역할을 수행해 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