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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 포트폴리오 엿보기

웰투시-소시어스, 모트롤 엑시트 순서 '민수→방산'

'펀드 만기 감안' 민수부문 매각 후 MNC솔루션 IPO 계획, 주관사 없이 수의 계약

남준우 기자  2024-04-23 15:22:01
웰투시인베스트먼트(이하 웰투시)와 소시어스 컨소시엄이 약 3년 만에 모트롤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나선다. 모트롤은 새주인으로 바뀐 이후 분할되는 과정에서 민수부문을 담당하는 신설법인 모트롤과 방산부문을 담당하는 MNC솔루션으로 나뉘어졌다.

프로젝트 펀드 만기일 등을 고려했을 때 연내에 신설법인을 매각해야 한다. 이를 위해 별도의 주관사 선정 없이 두산밥캣과 수의 계약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초 MNC솔루션까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면 완벽한 엑시트 수순을 밟을 수 있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밥캣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소시어스·웰투시 컨소시엄이 보유한 모트롤 지분 전량 인수를 추진 중이다. 지난 19일 조회공시를 통해 모트롤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양측은 주관사 선정없이 수의 계약 형태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컨소시엄이 엑시트에 나선건 약 3년 만이다. 컨소시엄은 지난 2020년 말에 두산으로부터 모트롤(당시 두산모트롤BG) 지분 100%를 434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두산 그룹이 과거 부실 자회사 두산건설에 무리한 지원을 나서다가 유동성 위기에 빠지자,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모트롤을 PEF에 매각했다.

컨소시엄은 3년 사이 모트롤의 상황이 달라진 만큼 엑시트 시기와 방법 등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모트롤은 작년 말 방산 부문을 담당하는 존속법인 MNC솔루션과 민수 부문을 담당하는 신설법인 모트롤로 분할됐다.

엑시트에서 가장 기대되는 점은 단연 MNC솔루션이다. 최근 KB증권을 유가증권시장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다. IPO 몸값으로 1조2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수 당시 모트롤 가격과 비교하면 약 세 배 높은 수준이다.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지만 MNC솔루션 IPO 과정에서 구주 매출을 일부 실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MNC솔루션은 이르면 내년 초 IPO를 계획하고 있다. 컨소시엄은 IPO 전에 신설법인 모트롤 매각을 먼저 실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펀드 만기일 등을 고려했을 때 신설법인 모트롤의 매각이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

다만 분할 이후 상황이 달라진 점이 매각가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분할 전까지만 해도 전체 매출 중 약 80%를 차지했던 민수 부문 실적이 부진하다. 2023년 매출 208억원, 영업손실 6억원이다. MNC솔루션이 작년에 매출 1809억원, 영업이익 215억원을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주요 수출국인 중국의 건설 시장이 악화하면서 유압기기가 활용되는 굴착기, 크레인 등 중장비 생산량이 급감한 탓이다. 다만 모트롤의 우수한 유압기기 관련 기술력이 건설기기 외에 자동차, 반도체 소재 등에도 활용될 수 있는 만큼 여전히 인기 있는 매물이다.

아직 매각가 등 세부적인 사항이 정해지지는 않았다. 다만 두산밥캣이 기술력이 뛰어난 모트롤 재인수에 대한 의지가 매우 강하다. 모트롤이 굴착기 등에 적용되는 부품을 생산하는 만큼 모트롤의 제품을 두산밥캣 장비에 활용할 수 있다.

한 시장 관계자는 "모트롤 인수 당시 설립한 프로젝트 펀드 만기일 등을 고려했을 때 신설법인 모트롤 매각을 연내에 마무리짓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후 MNC솔루션이 내년 초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면 계획대로 엑시트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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