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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혁 신한은행장 앞당겨진 자사주 매입, 배경은

예년보다 이른 시기 2000주 사들여…밸류업 불씨 되살릴까

조은아 기자  2025-01-09 07:45:46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지난해 4월 이후 9개월 만에 자사주를 매입했다. 고공행진했던 주가가 연말 주춤하자 밸류업 불씨를 되살리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 행장은 특히 지난해 연임에 성공하면서 2년의 임기를 부여받았다. 신한금융 주가가 결국 신한은행에 달려있는 만큼 책임경영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도 해석된다.

신한금융은 주요 금융지주 가운데 회장과 은행장 등 고위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곳이다. 경영진의 주가 부양 의지가 다른 곳보다 강하다. 규모나 위상에 못미치는 주가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앞당겨진 자사주 매입 타이밍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 행장은 지난 6일 자사주 2000주를 매입했다. 장내 매수로 매입단가는 주당 4만8400원, 전체 9680만원이다. 이번 매입으로 정 행장이 보유한 자사주는 총 1만5551주(우리사주 제외)로 늘어났다. 신한금융 내에선 진옥동 회장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자사주를 보유 중이다. 신한금융 밖으로 시선을 돌려봐도 주요 은행장은 물론 금융지주 회장들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정 행장은 2023년 초 신한은행장으로 취임한 이후 신한금융지주의 기타비상무이사로도 선임됐다. 당시 기존에 보유했던 주식 수가 공개됐는데 4851주였다. 이후 2023년 4월, 2024년 4월 각각 한 차례씩 주식을 사들인 데 이어 올해 초에도 추가로 매입했다.

올해는 특히 기존보다 시기가 앞당겨졌다. 지난해부터 전 금융권이 밸류업을 최대 과제로 삼으면서 책임경영 차원에서 빠르게 자사주를 매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주가가 다소 부진하다는 점 역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밸류업 프로그램이 2년차에 접어들면서 동력 상실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연중 주가 상승을 이어간 금융주는 12월 초 비상계엄 여파로 주춤한 상태다.

신한금융 주가는 지난해 8월 한때 6만14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역사적 고점을 눈앞에 둔 적도 있었지만 최근 몇 달 사이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지난해 12월 5만원대가 무너졌고 현재도 5만원을 밑돌며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다. 신한금융의 역대 최고가 기록은 2000년 7월에 쓴 6만4784원이다.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 가장 활발, 정 행장 손익계산서는

신한금융은 다른 곳과 비교해서도 회장과 은행장이 유독 많은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진옥동 회장의 경우 1만8937주를 보유 중이다. 4대 금융지주 회장 중 가장 큰 규모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5914주,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1만5132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1만주의 자사주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진 회장은 평가액도 9억원을 넘어 압도적이다.

정 행장 역시 다른 은행장과 비교해 월등하게 많은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재근 전 KB국민은행장의 경우 1119주, 이승열 전 하나은행장은 3600주를 보유했다. 조병규 전 우리은행장의 경우 우리금융 임원이 아니었던 만큼 자사주 보유 여부가 공개되지 않았다.

신한금융에서 회장과 은행장의 주식 매입 규모가 유독 큰 이유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주가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신한금융은 주가로 보면 KB금융에 크게 밀리고 있다. 과거 유상증자로 주식 수가 갑작스럽게 늘어난 영향이다. 한때 금융 대장주 자리를 놓고 다투던 KB금융과의 격차도 점차 벌어졌다.

진옥동 회장이 취임 이후 주가 부양을 재차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신한금융 주가에서 은행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는 만큼 정 행장도 적극적으로 진 회장의 행보에 발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손익계산서는 어떨까. 정 행장이 기존에 보유했던 4851주는 매입단가가 공개되지 않았다. 2023년 4월엔 주당 매입단가 3만5000원에 3700주를 매입했다. 모두 1억2950만원이 투입됐다. 지난해 4월엔 주당 4만2000원에 5000주를 사들였다. 투입된 금액은 2억1000만원이다.

가격이 공개되지 않은 4851주를 제외하면 정 행장은 1만700주를 모두 4억3630만에 샀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재 가치로 계산하면 8일 종가(4만9150원) 기준으로 5억2591만원 규모다. 현재까지 1억원 가까운 시세차익을 거두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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