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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환 시대, 은행의 리스크 관리

신한은행 '리스크관리그룹', 글로벌 성적표의 숨은 공신

②비재무적 리스크 관리도 강화…가용 자본 3% 할당

조은아 기자  2026-04-08 07:45:58

편집자주

금융환경이 또다시 변화하고 있다. 경기 둔화와 부동산 시장 조정,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 복합적인 변수 속에서 은행의 리스크 관리 중요성도 한층 커지고 있다. 동시에 생산적 금융 확대와 자본 규제 강화 등 새로운 과제도 은행권에 요구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은행 리스크 관리의 방식도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자산건전성 관리에서 벗어나 자본 효율성, 포트폴리오 전략, 소비자 보호까지 함께 고려하는 종합적인 리스크 관리 체계가 요구되고 있다. 각 은행의 리스크 관리 조직을 이끄는 CRO를 만나 은행권이 직면한 리스크 환경과 대응 전략, 향후 관리 방향을 들어본다.
지난해 시중 은행들의 건전성은 일제히 악화됐다. 2024년 말 불거진 탄핵 정국이 오랜 기간 이어지고 내수 침체 역시 장기화했기 때문이다. 고금리 기조도 지속됐고 환율 역시 '뉴노말 시대'를 맞았다.

신한은행은 이런 상황에서도 어느 정도 선방하는 데 성공했다. 예전만 못하다지만 여전히 리스크 관리 명가로서의 자존심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국내 시중은행들의 리스크 관리 전략은 크게 다르지 않다. 혼자만의 '비결'이 있더라도 결국 공개되면서 상향 평준화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신한은행의 리스크 관리 조직이 가지는 강점은 여전히 뚜렷하다.

◇해외법인 리스크 관리, 리스크관리그룹에서 지원

지난해 말 신한은행의 연체율은 0.28%로 전년 대비 0.01%p 상승하는 데 그쳤다. 3분기까지 0.3%대가 이어졌지만 기업대출 중심으로 연체채권을 줄여나가며 지표를 개선했다. 지난해 초 150%대로 떨어졌던 NPL(고정이하여신)커버리지비율 역시 하반기 들어 상·매각 규모를 늘리면서 173.1%로 올라갔다. 막판 뒷심을 발휘하 리스크 관리 저력을 보여줬다.

신한은행 리스크관리그룹은 리스크총괄부, 리스크공학부, 모형공학부, 여신감리부, 리스크모형검증실 등 5개 조직으로 구성돼 있다. 눈여겨 볼 곳은 모형공학부다. 신용평가 모형 개발을 전담하는 곳으로 2023년 신설됐다. 내·외부 데이터에 기반한 정교한 신용평가 모형을 활용해 신용위험을 체계적으로 평가하고, 합리적인 여신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이제 출범 3년을 막 넘겼지만 금융감독원에서 요구하는 규제모형뿐만 아니라 은행 자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전략모형도 자체 개발하면서 역할과 기능이 점차 강화되고 있다.

고객 자산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가장 먼저 강화한 곳도 신한은행이다. 김경태 신한은행 리스크관리그룹장(CRO)은 "고객 자산도 은행의 고유 자산과 동일한 수준으로 리스크를 관리하자는 방침 아래 해당 기능이 강화됐다"며 "상품이 출시되면 해당 상품에 내재된 리스크를 리스크관리그룹에서 점검하고, 사후적으로도 정기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이 해외 사업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낼 수 있던 배경에서도 리스크 관리 역량을 빼놓을 수 없다. 해외 진출은 상당한 규모의 리스크를 수반하기 때문이다. 진출한 국가의 금융 규제 수준을 파악하지 못하거나, 대응이 미흡한 경우 현지 금융 당국으로부터 철퇴를 맞는 등 리스크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현지 금융 당국이 요구하는 내부통제 수준이나 리스크 관리 수준도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신한은행 리스크관리그룹은 RW(위험가중치) 산출이나 유동성과 관련된 시스템, 혹은 거버넌스와 관련된 규정이나 관리 체계를 마련하는 등 현지법인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김 CRO는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법인이 처음 출범할 때부터 관리 체계를 강화하면서 손실을 최소화한 점도 신한은행의 해외 사업 순항에 어느 정도 반영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재무적 리스크 관리에 가용 자본 3% 할당

비재무적 리스크가 점차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신한은행은 비재무적 리스크 관리에도 역량을 쏟고 있다. 비재무적 리스크에는 전략·평판·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운영 리스크 등이 속한다.

신한은행은 현재 한정된 가용 자본을 리스크 유형별로 할당해서 쓰고 있는데 전략 리스크나 평판 리스크 등 비재무적 리스크에도 가용 자본의 3% 정도를 할당했다.

사전적으로 리스크를 줄여나가기 위한 체계를 만드는 데도 힘쓰고 있다. 일례로 몇 년 전부터는 운영 리스크 측면에서 가장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과제를 뽑아 전행적으로 개선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각 사업그룹이 펼치고 있는 사업이나 과제들 중 미흡한 부분들이 있는지 자체적으로 점검하고. 개선 과제를 도출한 뒤 실행에 옮기는 방식이다.

다른 은행에서 사건·사고가 발생하면 리스크관리그룹에서 유관 부서에 조기 경보를 올려주기도 한다. 김 CRO는 "비슷한 사업이나 상품과 관련해 문제가 없는지 사전적으로 점검하고 보완하는 체계를 가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아이디어 공모전도 실시했다. 실제 현업에서 업무를 하고 있는 직원들이 취약한 부분도 가장 잘 알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자신이 하고 있는 업무에서 미흡하거나 취약한 부분 혹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부분에 대한 아이디어 공모전을 실시해 시상을 진행했다. 일회성 이벤트로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꾸준히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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