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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금융 등장에 롯데손보 M&A 새 국면…관건은

PEF 특성상 대주주도 증자 부담 상당…당국 기조 고려해 몸값 낮출지 이목

정태현 기자  2025-09-23 06:55:15
잠잠하던 롯데손해보험의 인수합병(M&A)에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 한국투자금융지주가 금융 계열사 확보를 위해 롯데손보 실사에 착수하면서다. 시장 평가에 비해 높게 책정된 몸값과 자본적정성 악화로 M&A 수요가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던 중 새 원매자가 등장해 업계 관심이 모이고 있다.

롯데손보는 2분기 들어 자본적정성도 개선했다. 금융당국의 적기시정조치 대상에서 유예될 가능성도 감지된다. 다만 금융당국이 유상증자를 적기시정조치 판단 여부의 핵심 요소로 보는 만큼 유예받기 위한 가장 빠른 개선책은 여전히 유상증자다. 새 원매자가 롯데손보를 인수한 뒤 증자한다는 M&A 시나리오가 부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적기시정조치 기로에서 등장한 새 원매자

한국투자금융지주는 딜로이트안진을 회계자문사로 선정해 한 달가량 전부터 롯데손보 인수를 위한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실사는 이르면 1~2주 내 마무리될 것으로 점쳐진다.

롯데손보는 손해보험사 중 매물로 나온 몇 안 되는 곳이다. 대주주인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JKL파트너스(빅튜라)는 지난해 상시 매각 체제로 전환했다. 직전까지 일부 잠재 원매자와 접촉해 본입찰 과정을 거쳤지만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않고 잠정 중단했다. 우리금융지주도 예비입찰에 참여해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됐지만 희망 가격 차이로 본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JKL이 제시한 롯데손보 매각가는 2조~3조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손보가 자본적정성 관련해 금융당국의 집중 감시를 받던 터라 새로운 원매자 등장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손보는 지난 5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경영실태평가 결과로 종합등급 3등급(보통)과 자본적정성 잠정등급 4등급(취약)을 받았다. 이처럼 종합등급이 3등급 이상이면서 자본적정성 평가등급이 4등급 이하면 적기시정조치 중 가장 낮은 단계인 경영개선권고 대상이 된다.

금융당국은 롯데손보의 적기시정조치 대상 여부를 두고 검토 중이다. 롯데손보의 자본적정성이 급격히 악화한 게 일회성 요인인지, 향후 개선할 여지가 있는지 그리고 이를 지속할 수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 주목하는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가정 모형을 예외모형으로 선택한 건 이번 판단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규정상 반드시 원칙모형을 쓰라고 강조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회사에 따라 예외모형을 택하는 것도 가능하니 이점까지 감안해서 (적기시정조치 지정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롯데손보의 올해 상반기 지급여력(킥스·K-ICS) 비율은 원칙모형 적용 기준 103.70%로 집계됐다. 예외모형을 적용하면 129.46%로 오른다. 금융당국 권고치 130%에는 미달했지만 1분기 119.93%보다는 9.53%포인트(p) 상승했다.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킥스비율이 일회성 요인에 의해 악화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롯데손보가 경쟁사에 비해 무·저해지보험 비중이 크다 보니 관련 해지율 가정이 변경될 때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받았던 것으로 평가된다.

◇대주주 제약 속 '인수 후 증자' 시나리오 부상

다만 금융당국이 강조하는 핵심 요건은 유상증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유상증자하지 않고 자본적정성을 개선해도 이론적으로 적기시정조치를 유예하는 게 가능하다"면서도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선 유상증자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롯데손보는 금융감독당국에 자본확충 계획을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금감원과 긴밀하게 협의 중이다. 업계는 롯데손보 기본자본 킥스비율 규제 도입 등을 고려하면 최소 1000억~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필요하다고 본다.

문제는 대주주인 빅튜라가 증자하는 데 여러 제약에 가로막힌다는 점이다. 펀드 규약상 한도가 있는 데다 이를 증자하려면 다수의 출자자(LP) 동의를 얻어야 한다. 투자자들은 증자를 기업에 경영상 문제가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어 동의 확보가 쉽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원매자가 롯데손보를 인수한 뒤 유상증자한다는 조건으로 빅튜라와 협상할 가능성도 감지된다. PE 특성상 1000억원을 모으는 것도 쉽지 않은 데다 향후 금융당국이 기본자본 킥스비율 규제를 도입하는 걸 고려하면 추가 자본확충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롯데손보의 상반기 기본자본 킥스비율은 마이너스(-) 12.9%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중간에 원매자가 끼게 되면 유상증자 관련해 논의할 게 많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금융당국과 롯데손보 간의 협의가 길어지는 것도 이와 관련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관건은 가격 협상이다. 한국금융지주의 보험사 M&A 방침이 시장에 나온 보험사를 전반적으로 검토하는 거다 보니 상대적으로 조급한 상황이 아니다. 한국금융지주는 앞서 BNP파리바카디프생명보험도 인수하기 위해 실사했지만 최종적으론 인수 의사를 철회했다. 빅튜라가 LP로부터 추가 증자를 끌어내 롯데손보를 더 경영하는 것과 목표 매각가를 낮추고 엑시트하는 것 중 어디에 무게를 둘지에 따라 협상 가격이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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