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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권 끝낸 현대모비스, 답은 ‘휴머노이드’였다

전장BU·로봇 부품·SDV 키워드 부상…여전한 ‘키맨’ 정수경 부사장

임효진 기자  2026-01-07 00:30:00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How It Is Now

2026년 1월 6일 자동차부품 생산 기업인 현대모비스 주가는 39만원을 찍었습니다. 시총은 약 34조원 수준으로 상장사 중 18위에 해당될 정도입니다.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 2026’이 주가를 밀어올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현대자동차가 휴머노이드 로봇 중심으로 회사를 재편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그룹에서 부품·부속을 담당하고 있는 현대모비스가 주목을 받은 것입니다.

지난 1년을 살펴보면 현대모비스 주가는 25만~30만원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흐름은 바뀐 것은 2025년 12월부터입니다. 현대차그룹이 CES 2026에서 AI 로보틱스 로드맵을 발표하고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공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현대차그룹에 핵심 부품과 모듈을 공급하는 현대모비스가 주목받은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그 결과 현대모비스 주가는 12월 3일 31만9500원을 가뿐히 넘기고 이틀 뒤인 5일 36만원을 돌파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이 국제 로봇 박람회 ‘iREX 2025’에서 양산 준비된 자율 이동 로봇 플랫폼인 ‘MobED(모베드)’를 처음으로 공개한 시기와 맞물리기도 합니다. 모베드는 배달, 물류 촬영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현대모비스 지난 3개월간 주가
◇Industry & Event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 서플라이체인(SCM) 중심에 선 계열사입니다. 최근 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 개발을 본격화하면서 모듈화 부품과 AS 부품을 공급해온 현대모비스도 동참하고 있습니다. 이미 자율주행의 핵심인 센서, 제어기, 구동계 등 다양한 부품을 개발해 현대차와 기아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매출은 공개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현대모비스가 자율주행 부품 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는 사실은 연구개발(R&D) 비용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2023년 현대모비스의 R&D 지출 비용은 전체 매출의 2.69%인 1조5490억원이었습니다. 2024년에는 이보다 약 12% 늘어난 1조7499억원을 지출했습니다. 총 매출의 3.06% 규모였습니다.

구체적으로 진행 중인 R&D를 살펴보면 레벨3 자율주행 기술이 있습니다. 현대모비스는 차량 주변을 정확히 인식하기 위해 고성능 센서를 개발했고 이를 바탕으로 차선 유지, 앞차 추종, 위험 상황 회피 같은 주행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운전 주체가 사람에서 차량으로 처음 넘어가는 단계인 레벨3 자율주행을 실제 도로에서 안정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기도 합니다.

최근 회사는 그룹 차원의 계획에 발맞춰 로봇 부품사업 전담 조직을 신설했습니다. 자동차 부품과 기술적으로 겹치는 로봇 부품을 선제적으로 키우기 위해 기존 BU·반도체·미래기술 조직과 병렬 구조로 편입해 연구개발 체계를 재편했습니다. 로봇을 자동차의 연장선이 아니라 별도의 성장 축으로 보고 중장기 매출원으로 키우겠다는 전략 선언으로 읽힙니다.

◇Market View

시장에서 현대모비스가 주목받는 이유도 로봇 부품사업 때문입니다. 지난 5일 KB증권은 CES 2026을 계기로 현대차그룹의 휴머노이드 경쟁력에 대한 시장 인식이 강화될 것이라며 현대모비스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투자 의견은 ‘매수(Buy)’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는 기존 40만원에서 50만원으로 25% 상향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CES에서 그룹의 장기 사업 전략과 결합된 휴머노이드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며 “휴머노이드 개발의 구조적 난제인 조정 실패 문제를 극복하는 플레이어로 부각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휴머노이드 양산 확대 시 현대모비스의 실질 수익 기여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나아가 강 연구원은 휴머노이드 연간 3만대 양산 시 현대모비스의 연간 영업이익이 1221억원, 100만대 양산 시에는 2조6000억원에 달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그는 테슬라의 사례도 들며 현대차그룹 역시 빠른 의사결정과 부품 개발·양산·품질 관리 역량을 휴머노이드로 확장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현대모비스의 키맨은 정수경 전장BU 부사장입니다. 현대모비스 전장BU는 자율주행에 필요한 센서와 제어기, SDV를 개발·양산하는 핵심 부서 중 하나입니다. 2024년 전장부문의 매출은 핵심부품 제조 매출의 절반을 넘어선 7조원 수준이었습니다. 지난해 3분기 모듈 및 핵심부품 부문 매출은 증가했는데 회사는 핵심 전장 부품 공급 확대가 매출 성장의 주요인이라고 밝혔습니다.
정수경 현대모비스 부사장


정 부사장의 강점은 폭넓은 경험입니다. 현대정공 시절부터 근무하며 현대모비스의 성장과 함께한 산증인으로, 기획, 해외 법인, 생산 등 다양한 분야 경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기술 책임자가 아니라 사업성과 조직을 함께 이해하는 드문 유형의 리더라는 평가입니다. 특히 SDV와 E2E 자율주행 등 미래차 핵심 기술 분야에서 현대모비스의 전략을 구상해온 인물로 알려졌습니다.

정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한국자동차공학회 발표에서 SDV 시대를 맞아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최적의 맞춤 설루션을 제공하는 ‘원스톱 공급자’가 되겠다는 현대모비스의 비전을 제시하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SDV 시대에도 결국은 자동차 제조 경험과 기술이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대모비스의 비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현대모비스 IR 부서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못했습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CES 2026에서 현대모비스가 아틀라스에 핵심 액추에이터를 공급하고 자동차 부품 양산 경험을 바탕으로 로봇 부품 표준화 및 대량 생산 체계를 주도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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