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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현대모비스 CFO, 미래사업 육성 자원재분배 시동

지난해 R&D 투자가 CAPEX 추월…부품사업 매각으로 투자비용 추가확보 전망

강용규 기자  2026-03-20 08:29:30

편집자주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는 '지금' 그들은 무슨 일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까. THE CFO가 현재 CFO들이 맞닥뜨린 이슈와 과제, 그리고 대응전략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현대모비스가 연초부터 일부 부품사업 및 비주력자산의 매각을 잇따라 추진하고 있다. 단순 부폼 제조기업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기술기업으로의 전환을 위한 투자비용 마련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현대모비스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 중인 김도형 재경담당 전무는 사업 및 자산의 매각을 성사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현대모비스의 가용자원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하는 전략까지 구상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연구개발(R&D) 투자의 확대 가능성을 주목한다. 현대모비스는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을 넘어 로봇 관련 기술(로보틱스)까지 R&D의 영역을 확장 중이다.

◇부품사업 매각, 포트폴리오 전환 신호탄일까

자동차 부품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가 최근 범퍼사업의 매각을 검토 중이다. 앞서 17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이규석 대표이사 사장이 기자들과 만나 "사업 매각을 논의하고 있으나 확정된 것은 없다"고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에는 현대모비스가 램프사업의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후 올 1월 프랑스 OP모빌리티를 램프사업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구속력 없는 양해각서(논바인딩 MOU)를 체결했다는 내용이 공시됐다. 이외에도 경주 물류센터와 미국 배터리시스템 생산설비 등 비주력자산의 매각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주력자산의 매각은 기업 경영에서 흔한 재무활동이다. 그러나 사업의 매각은 포트폴리오 구성전략과 연결되는 만큼 자산의 매각과는 성격이 다르다. 심지어 범퍼와 램프 두 사업이 속한 부품제조업은 지난해 현대모비스 전체 매출 61조1181억원 중 23.3%에 해당하는 14조2131억원을 담당했다. 범퍼와 램프를 현대모비스의 핵심 사업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나 완전한 비주력사업이라고 볼 수도 없다는 말이다.

현대모비스는 재무구조가 매우 안정적이다. 작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43.1%, 차입금의존도는 5.2%에 불과하며 3조6681억원의 총차입금을 안고 있으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4조9224억원 보유해 순차입금이 마이너스(-) 1조2543억원인 실질적 무차입 상태다. 두 사업의 매각에는 단순한 현금 확보를 넘어서 포트폴리오 전환이라는 분명한 목적성이 있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로보틱스에 주목한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8월 CEO 인베스터 데이 행사를 통해 로보틱스를 선도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사업 중 하나로 내세운 바 있다. 올 1월에는 보스턴다이내믹스와 로봇 액추에이터 등 부품을 납품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신사업에 본격적으로 시동이 걸린 만큼 관련 투자가 뒤따를 것이라는 업계의 예상은 당연한 수순이다.

◇신사업 본격화 국면에 부임한 김도형 CFO, 시선은 R&D에

김도형 현대모비스 재경담당 전무는 지난해 7월 현대건설 CFO에서 현대모비스 CFO로 이동했다. 그의 이동과 맞물려 현대모비스는 연구개발 조직에 로봇 부품사업 전담조직을 추가했다. 신사업의 육성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를 본격화하는 국면에서 신임 CFO로 부임한 것이다.

지난해 현대모비스는 R&D 투자를 전년 대비 7.3% 늘어난 1조8774억원 집행했다. 금액의 증가 자체는 특별한 일이 아니다. 현대모비스는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19년 연속으로 연간 R&D 투자가 증가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전체 매출에서 R&D 투자금액이 차지하는 비중도 0.99%에서 3.07%까지 높아졌다.

다만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CAPEX를 1조5157억원 집행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35.9% 감소한 수치다. 현대모비스의 R&D 투자가 CAPEX를 추월한 것은 2022년 이후 3년만이다. 김 CFO의 부임 이후 현대모비스의 투자전략이 단순 설비투자보다 미래기술 확보에 더욱 무게를 두는 방향으로 변화한 셈이다.


이를 고려하면 김 CFO는 램프와 범퍼 두 부품사업의 매각으로 확보하는 비용 역시 R&D 투자에 비중을 할애하는 자원 재배치를 구상하고 있을 공산이 크다. 그는 지난해 인베스터 데이 행사에서 "선도기술이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그 성과가 다시 미래기술 확보 투자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설비투자계획을 2조1913억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전년 대비 48.1% 증가하는 것이다. 설비투자를 상당 폭 확대하는 가운데 R&D 투자금액의 증가 추세도 이어가려면 그만큼의 현금이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올해 현대모비스의 R&D 투자가 2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현대모비스의 재무적 여력이 탄탄한 만큼 김 CFO도 램프와 범퍼 등 부품사업 및 비주력자산의 매각을 서두르기보다는 충분한 금액을 받아내는 데 더욱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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